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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골퍼들의 해방일지

2022.07.15

한동안 화제가 됐던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처럼 온전한 해방은 어디에도 없을지 모르지만, 해방을 위한 출구는 스스로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톱 골퍼들은 스리 퍼팅, OB 등 스코어를 높이는 스트레스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골프일지를 작성하고 있다. 그들의 노하우를 참고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스코어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팁을 얻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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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드 끝나고 집에 돌아가 골프일지를 작성해 본 경험이 있는가. 이르면 초등학교~중학교 때부터 골프를 배운 프로 골퍼들은 골프일지를 통해 성찰의 시간을 갖고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KLPGA투어 통산 3승을 기록 중인 박현경은 “하루도 안 빼먹고 쓴 투어일지가 재산이다. 과거의 기록을 읽으면 힐링이 되기도 하고, 초심을 일깨워주기도 해 나중을 위해서라도 매일 작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운드 기록을 할 때는 한두 줄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날짜와 티업 시 간, 동반자, 골프장과 코스의 생김, 전후반 스코어, 부족한 점 등을 다 적으면 끝도 없다. 예를 들어 전반 스코어 50, 후반 스코어 45라면 티 오프에 임박해 골프장에 도착했거나 빈 스윙이 부족했거나, 몸이 덜 풀렸거나 등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반대로 45-50으로 바뀌었다면 체력이 떨어졌거나 음식을 많이 먹어 실력 발휘가 안 됐을 수 있다. 여기에 라운드를 하면서 느꼈던 감정이나 기분을 조금 더 디테일하게 적는다면 비로소 골프일지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 KLPGA 김지영은 “결과만 놓고 채찍질하지 말고, 멘털의 흐름을 한 번에 정리하면 결과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 원인을 모르고 계속 실수를 하는 것보다는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지름길”이라고 전 했다.


골프일지, 기량 향상뿐만 아니라 멘털 관리에도 특효약

아마추어 골퍼는 그날 훈련했던 방식과 레슨을 골프일지에 적는 것만 으로도 ‘잊어버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투어 선수들은 멘털 관리의 차원에서도 긍정적인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KLPGA 최예림은 “기분에 따라 어떻게 스윙이 변하는지 세밀하게 관찰하는 일지를 적는 것을 추천한다. 골프는 감정을 다스 리는 스포츠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티샷이 페어웨이 정중앙에 안착해 기분이 좋은 상황에서는 그 다음 샷까지 기분을 어떻게 다스리면 스윙이 안정될지, 거친 러프에 들어가 한참을 헤맨 후 그 다음 샷에 어떻게 대처할지 등 치밀한 계획을 세우는 것도 멘털 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프로들의 설명이다. 또 감정 기복에 따른 스윙 분석은 나의 장점과 단점을 빨리 파악해 기량 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되니 아마추어 골퍼가 차용하면 좋을 것이다. 그 밖에 파온율(정규 타수 내에 공을 그린에 올리는 확률)을 이용해 코스 매니지먼트에 적용하거나, 라운드 특징을 메모해 단점을 커버 하는 것도 좋은 방법. 이처럼 골프일지는 메모만으로도 타수를 줄이는 설계를 하고 ‘무지’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좋은 도구 라 할 수 있다.



프로 골퍼 박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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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일지는 초심을 기억하기에 좋은 도구입니다. 훈련한 내용이나 꼭 기억해야 할 내용을 적고, 몇 년 후 시간이 흘러 다시 읽었을 때 ‘내가 이 대회 때 이런 마음이었구나’ ‘이런 스코어를 쳤구나’ 등을 회상하는 시간을 갖게 해주거든요. 저는 주로 경기 때 어떻게 플레이했는지, 몇 타를 기록했는지, 당시 어떤 심리 상태였는지 등을 적습니다. 꼭 골퍼뿐만 아니라 살아가면서 많은 분이 일지를 쓰거나 무언가를 기록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계실 것 같아요. 기록을 한다는 건 참 좋은 습관입니다. 단순히 머리로 기억하는 것보다 글로 쓰면서 기억을 해야 더 머리에 깊게 남기 때문에 아마추어도 골프에서 중요시하는 부분을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습니다.

저는 올시즌 가장 큰 목표가 많은 갤러리 앞에서 우승을 하는 것입니다. 마음을 더 단단하게 만들고 긴장되는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 샷과 퍼팅을 할 수 있도록 반복적인 기술 훈련에 신경 쓸 것입니다. 응원 많이 해주세요.


프로 골퍼 최예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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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일지의 주제는 대부분 레슨과 연습 방법, 그날의 컨디션 또는 스윙 궤도 변화에 대한 내용이 많았아요. 중학교 때부터 쓰기 시작했는데 프로가 된 후 일지의 내용은 대부분 코스 공략 방법과 코스 안에서 나오는 미스에 대한 부분을 많이 적습니다. 일지를 쓰면 좋은 점은 두 가지예요. 나의 장점과 단점을 빨리 파악해 수정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레슨 내용과 훈련 드릴을 까먹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제가 추천하고 싶은 방법은 레슨이나 훈련 내용만 적지 말고, 그날의 기분이나 몸의 컨디션을 적은 후 스윙에 대한 내용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골프를 할 때는 감정을 다스리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니까요. 이렇게 하면 기분에 따른 스윙 변화까지 세밀하게 체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저는 현재 우승이 없기 때문에 남은 대회 동안 우승을 하기 위해 노력 할 예정이에요. 상금순위도 20위 안으로 마무리하겠다고 골프일지에 적었습니다.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체력운동을 열심히 하고, 기량이 부족한 쇼트 게임과 미들 퍼터 연습을 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프로 골퍼 윤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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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일지를 작성하면 복잡했던 생각을 정리할 수 있고, 시간이 지난 후 다시 저를 돌아볼 때 느꼈던 감정과 상황을 잊지 않고 리마인드할 수 있습니다. 12세 때부터 골프일지를 작성했지만 사실 온전히 골프만 들어가 있지는 않습니다. 골프가 제 인생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다 보니 70%가 골프에 관련된 것이긴 하죠. 그날의 감정과 느낀 점을 적고 어떻게 대응하고 헤쳐 나갈지 씁니다. 또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적으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곤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편집된 기억을 갖고 살아가죠. 잘된 날도 있고 안 된 날도 있지만, 유독 잘 안 된 것만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편집된 기억을 하지 않기 위해 본인에 대한 기록이 매우 중요 합니다. 선수처럼 기술과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을 작성하는 것보다는 스윙 포인트 몇 개, 퍼팅에서 한두 개 정도만 기록하고 나머지는 그날의 느낌, 컨디션, 기분을 기록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하반기 우승을 목표로 골프일지를 쓰면서 스스로를 돌아볼 예정입니다. 경기가 매주 있다 보니 특히 체력에 신경을 쓰고, 훈련은 티샷과 퍼팅 위주로 연습을 많이 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프로 골퍼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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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일지를 작성하기 시작한 건 투어에 올라오고 나서부터이고, 꾸준히는 아니더라도 경기 때마다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스스로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나 멘털을 관리하는 부분이 가장 많이 언급됐어요. 골프일지는 내 생각을 직접 적는 것이기 때문에 일지를 쓰는 자체가 그날 하루 내가 느꼈던 골프 스윙 느낌, 멘털의 흐름 같은 것을 한 번에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좋은 점입니다. 아마추어 골퍼가 작성하는 것도 완전 찬성합니다. 구력이 오래되지 않은 아마추어 골퍼에겐 정말 필요할 거예요. 그날 느꼈던 감정과 레슨을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발전이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저는 하반기에는 상반기를 보낸 결과를 바탕으로 부족한 부분을 연습하면서 골프일지를 꾸준히 작성할 예정입니다. 현재 자신감이 부족하고 쇼트 게임도 만족스럽지 않아 이를 중점적으로 보완할 계획이고, 목표는 아직 나오지 않은 올시즌 1승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노현주 기자 사진 김현동

본기사는 매일경제신문 골프포위민 235호

[2022년 7월호 기사]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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