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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지난 20년간 눈부신 성장, 골프업계 판도 바꾸는 한국의 여성 골퍼들

2022.05.20

프리미엄 골프&라이프스타일 매거진 <골프포위민>이 창간 20주년을 맞았다. 국내 여성 골프문화를 주도하고 골프 패션의 트렌드를 이끌어 온 매거진으로서 지난 20년간 우리나라 여성 골프가 어떻게 발전하고 성장해 왔는지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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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05년 여성벤처기업협회 회장을 역임한 송혜자 씨가 골프 치는 모습. 2 1990년대 후반부터 LPGA투어에서 활약한 박지은, 박세리, 박희정, 김미현. 3 2013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홀AㆍB에서 개막한 한국골프종합전에서 여성 골퍼가 시타를 하고 있다. 4 2000년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여성으로 구성된 골프 동호회 모습. 5 여성이 스크린골프를 치는 모습. 6 2002년 박세리가 LPGA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골프포위민>이 창간된 2002년은 전국이 월드컵의 열기로 뜨거웠던 한 해였다. 그리고 그 열기는 축구뿐만 아니라 아웃도어산업 전반에 걸쳐 부흥기를 가져 오는 계기가 됐다. 여기에 2002년부터는 주5일 근무제가 본격 시행되고 국민 소득이 증대되면서 한국형 아웃도어 문화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골프웨어 시장 역시 점차 여가 생활과 주말 레저를 즐기는 인구가 늘면서 신규 브랜드 론칭이 이어져 1조 원대로 성장했다. 이 시기 여성 아마추어 골퍼의 저변도 확대되기 시작했다. 과거 남성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스포츠 시장이 2002년 월드컵 을 계기로 스포츠에 대한 여성들의 태도가 적극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전통적으로 여성은 헬스나 요가 등 인도어 스포츠를 주로 즐겼지만 골프를 비롯해 수영, 러닝, 워킹 등 야외 활동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이 시기는 40, 50대 여성이 점차 유입되는 때이기도 하다. 그동안 골프는 40~60대 남성이 주로 즐기는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2000년부터 여성의 사회 진출이 많아지고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여성이 골프에 좀 더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또한 2002년 당시 LPGA투어에서 최고 전성기를 보낸 박세리의 영향도 크다. 1998년 스물한 살의 박세리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US여자오픈 연장 전에서 맨발로 연못에 들어가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후 골프는 일부 특정계층이 즐기는 사치스러운 스포츠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국민에게 친근한 스포츠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스크린골프 영향으로 여성도 적극 유입

2000년대 후반부터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 골프시장이 장기 불황과 골프인구 감소로 침체를 겪고 있었던 반면, 한국은 골프장 수는 물론 이용객도 늘고 있었다. 한국의 골프인구가 증가한 데에는 스크린골프의 영향이 컸던 것으 로 분석된다. 1990년대 초반 도입된 스크린골프는 2000년대 후반부터 급속히 증가했다. 2008년 3500개에 달하던 스크린골프장은 2010년 6400개, 2014년 8000개까지 늘었다. 골프장 부킹난과 비싼 이용료 등 경제적 부담을 느낀 사람들이 스크린골프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 여기에 퇴근 후 동료, 친구들과 회식을 즐기는 한국만의 고유 문화에 한국인 특유의 ‘방(房) 문화’ 정서까지 맞물려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스크린골프를 통한 친목 모임, 동호회 활동이 활발 해지면서 필드 골프와 골프용품 등 골프산업 전반까지 활력을 얻었다. 또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아파트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의 일환으로 스크린골프장이 생기면서 낮 시간이 비교적 자유로운 주부의 비율이 빠르게 높아졌다. 수다도 떨고 운동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스크린골프장에서 친목회나 계 모임을 하는 주부가 많아진 것. LPGA투어에 한국 선수가 대거 입성해 활약을 펼쳤던 것도 여성에게 자극이 되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1990년대 말과 2000 년대에는 박세리, 김미현, 박지은, 한희원 등 1세대 선수들이 주춧돌을 놨다면, 2000년대 후반부터는 박세리를 동경하며 골프를 시작한 박인비와 신지애, 최나연과 지은희 등 이른바 ‘세리 키즈’의 활약이 더해져 세계에서도 한국 여자골프의 위상이 더욱 높아진 때였다.

골프인구, 여자가 남자보다 2배 증가

2017년 3M골프경영연구소(대표 김국종)가 발표한 ‘레저시설 이용 현황과 인구총조사 현황’을 보면 우리나라 골프장 이용인구는 전체 대상인구의 6.8%인 306만 명이고, 성별로 나누어 보면 남자가 대상인구의 10.4%인 232만 명, 여자가 3.3%인 74만 명으로 나타났다. 2015년 대비 증가율이 19.5%로, 특히 여성 골퍼의 증가율(27.6%)이 남성(17.2%)보다 2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보면 40대 이상이 급속히 늘어났다. 이는 2016년 김영란법 시행 이후 남성 위주의 접대골프가 줄어든 반면 경쟁이 심한 지역의 골프장 가격 할인이 일반화되면서 연습장이나 스크린골프장에서 머물던 여성 골퍼가 필드로 많이 이동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 60대 이상 여성 골퍼가 71%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는데, 베이비붐 세대로 노후 준비가 잘된 은퇴자가 많아 골프를 즐기는 인구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흐름에 맞춰 골프장들은 월요일을 ‘레이디스 데이’로 정해 그린피를 할인해주거나 아메리카노 무료 증정 등 이벤트를 진행해 여성 골퍼 모시기를 본격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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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업계 판도 바꾸는 MZ세대 여성들

몇 년 전부터 모든 산업 분야에서 2030 여성이 강력한 소비 주체로 떠올랐는데, 골프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여기 에 코로나 특수로 골프가 역대 최고 호황을 누리면서 20, 30대를 뜻하는 MZ세대가 골프산업 판도를 바꿔놓고 있 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골프인구는 515만 명으로 추정되며, 그중 골프 입문 3년이 채 되지 않은 ‘골린이’의 65%가 2040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골퍼의 증가세가 뚜렷하다. 여성 골퍼가 주중 골프장을 먹여 살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고, 높게 잡으면 골프인구의 40%까지 여성이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본에서는 여성 골퍼 비율이 10%밖에 되지 않는다. 골프웨어 업계는 올해 6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클럽 판매 부문에서도 남성 클럽 보다 여성 클럽의 성장세가 높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 GfK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여성용 골프클럽은 52%의 성장세를 보였으며, 남성 골프클럽(29%)보다 훨씬 성장폭이 컸다. 여성용 시장의 비중도 33%로 전년보다 3%p 늘 었다. 그만큼 골프에 새롭게 입문하는 여성이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렇게 여성 골퍼가 증가하는 이유는 요즘 20, 30대 여성 사이에서 골프를 치지 않으면 ‘인싸’ 대접을 받지 못하기 때문. 플렉스 문화와 자신의 SNS에 필드 인증샷을 찍어 올리는 열풍이 맞물리면서 새로운 골프문화가 형성된 것이다. 한편 코로나가 끝나도 2030 여성 등 젊은 세대가 이끄는 골프의 인기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희경 기자

본기사는 매일경제신문 골프포위민 233호

[2022년 5월호 기사]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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