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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김주형의 스무 살

2022.05.06

KPGA투어 3관왕과 아시안투어 상금왕을 휩쓴 김주형이 20대의 출발을 알렸다. 대세에 안주하지 않고 여전히 골프에 물음표를 던지는 김주형의 스무 살 성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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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보이스캐디

스무 살은 마냥 즐거우면서도 한편으론 가장 고민이 많은 나이다. 자신이 가진 잠재력을 성장시키기 위해 어떤 속도로 어떻게 나아갈지 물음표를 던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김주형 또한 스무 살의 길목에 서서 한 뼘 더 자랄 방법을 고민 중이다. 사실 지난해는 김주형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시즌 그는 SK텔레콤 오픈 우승과 세 차례 준우승으로 대 상·상금왕·최소타수상 등 KPGA투어 3관왕에 올랐다. 이는 KPGA투어 역사상 12년 만의 기록이었다. 일찍이 화려한 타이틀을 장식했으니 느슨해질 법 도 한데 그렇지 않았다. 그는 주어진 왕관의 무게에 휩쓸리기보다 또 다른 길에서 성장을 꿈꾼다. 지난해 아시안투어에서도 상금왕을 차지한 김주형은 올시즌 PGA투어 메이저 대회인 US오픈과 디 오픈 챔피언십에 출전할 예정이다. 성적에 욕심 부리지 않고 두 대회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점이 무엇인지 고민 하겠다는 각오다. 김주형은 “아직 PGA투어 선수가 아님에도 좋은 기회로 큰 무대에 서게 돼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좋은 성적을 목표로 다른 선수들과 경쟁하는 것이 원하는 바는 아니다. 성장을 위한 도약으로 생각하고 공부하는 자세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전했다. 이처럼 새로운 물음표를 겁내지 않고 좇아가는 스무 살의 김주형과 <골프포위민>이 만났다.
anniversary INTERVIEW


올해는 스무 살이 된 해라 더 각오가 남다를 것 같다. 20대는 내가 가진 기량을 많이 보여줄 수 있는 시기 아닌가. 프로 골퍼로서 내 실력을 충분히 발휘해 올해도 아시안투어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싶다. 새롭게 도전하는 PGA투어에서 다양한 코스를 경험한 후 이를 자양분 삼아 주 무대인 아시안투어에서 안정적인 성적을 내는 게 목표다.

지난 시즌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 없었다. 언제나 그랬듯 주어진 상황에 노력을 다한다면 굳이 욕심 부리지 않아도 의미 있는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 생각했다. 다만 3월 열린 DP월드투어에 대한 긴장감은 있었다. 유럽에서의 첫 대회라 여러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다음엔 더 철저히 준비해 유러피안투어에 나서야겠다고 반성했다.

DP월드투어의 아쉬움을 딛고 최근 시즌 첫 준우승을 차지했다. 4월 10일 열린 트러스트 골프 아시안 믹스드컵은 집과 연습장이 있는 태국에서 열린 대회여서인지 마음이 편했다. 어렸을 때부터 같이 연습했던 선수들이 아시안투어에 많이 있어 안정감이 있었다. 긴장을 내려놓고 마음을 가지런히 했던 것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또래에 비해 멘털이 단단한 편인 듯하다. 어렸을 때부터 투어 생활을 하다 보니 스스로 단련됐다. 나 또한 예민하고 감정의 동요가 큰 성격이었다. 경기 결과와 연습 퀄리티에 기분이 좌우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후 다양한 상황이 닥쳤을 때 이를 덤덤하게 인정하면 마음이 편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상황을 탓하거나 자책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더니 멘털이 강해지더라.

그래도 갓 성인이 된 나이인데, 어리광 부리고 싶을 땐 없는지. MBTI가 자기주도적인 성격의 ENTJ다. 누군가에게 기대기보다 스스로를 믿고 의지하는 편이다. 나는 이런 내가 좋다. 지켜야 할 것이 있으면 누가 통제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 지키니까. 실제로 탄산음료를 끊어야겠다고 결심하곤 곧바로 끊었다. 지금 석 달째 유지 중인데 정말 뿌듯하다.

스스로에게 엄격한 만큼 내재된 스트레스도 있을 것 같다.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소하나. 최근에는 드라마로 힐링했다. tvN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감명 깊게 봤다. 극중 펜싱 선수인 희도가 “모두 펜싱을 그만두라고 했지만 그만두지 않았다. 나는 여전히 이게 너무 재미있다”고 말하는 장면이 좋았다. 같은 운동 선수로서 나의 상황을 대입해 공감했다. 나는 여전히 골프가 너무 재미있다. 골프가 싫어졌던 순간은 없었나. 한 번도 없었다. 골프는 나의 첫사랑이다. 골프 때문에 심적으로 너무 힘들고 부담됐던 시간도 있었으나, 결국 골프 덕분에 힘들었던 시간을 잊고 행복했다. 오랫동안 골프를 사랑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스무 살에 꼭 실천하고 싶은 버킷리스트가 있다면. 성인이 되기 전엔 스무 살 버킷리스트가 많았는데, 막상 스무 살이 되니 골프밖에 생각 안 난다. 그냥 골프를 제일 잘하고 싶다. 경험하지 못한 20대 일상에 대한 아쉬움보다 골프를 더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20년 후 커리어가 안정적인 시기에 들어서면 버킷리스트를 다시 생각해 보겠다.

올해 창간 20주년을 맞은 <골프포위민>에 보내는 축하 메시지는. 20년간 한 분야의 길을 걸어온 그 뚝심이 너무 멋있다. 나도 <골프포위민>처럼 한 분야에서 오래 최고의 길을 걷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황채현 기자

본기사는 매일경제신문 골프포위민 233호

[2022년 5월호 기사]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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