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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눈살 찌푸려지는 최악의 동반자 유형

2022.03.14

골프는 잘 치는 것만큼 동반자에 대한 예절도 중요한 스포츠다. 그렇기에 사소한 행동이 쌓여 최악의 동반자가 되는 것도 순식간. 아마추어 골퍼의 경험담을 통해 과연 나는 어떤 동반자였는지 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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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는 제발 집에서만!
지난 라운드가 좋았는지, 별로였는지는 스코어보다 그때의 동반자에 따라 결정된다. 그런 면에서 친한 선배 B와의 라운드는 내 구력 통틀어 제일 별로였던 라운드로 기억된다. B는 중학교 교사답게 모임에 가면 늘 조언자 혹은 상담사 역할을 도맡는다. 이러한 역할이 라운드에선 피곤하게 발휘됐다. 스윙 자세부터 에이밍까지 부탁하지도 않은 레슨을 티잉 구역에서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는 것이다. 도움이 됐다면 모를까, 나에겐 도무지 맞지 않는 방법이었다. 지금까지 골프를 잘못 배웠다는 꼰대 같은 말은 기본. 가르치려는 말투는 첫 홀부터 집으로 돌아가고 싶게 만들었다. 시간을 지체시키면서까지 나를 가르치려 한 그의 교육열에는 찬사를 보낸다. 그러나 ‘같이 라운드하지 않을래?’라는 그의 문자엔 앞으로 절대 답장하지 않을 것이다. - 김점수(자영업, 구력 17년)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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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정리가 깔끔한 사람이 아름답다
동호회에서 만난 A와 친해지면서 같이 노캐디 2인 라운드를 하게 됐다. 조용하면서 시간 약속이 철저한 점이 비슷해 A와 함께라면 무던하게 좋은 라운드를 펼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막상 라운드를 시작한 이후부터 왠지 모르게 지치는 감정이 들었던 건 노캐디 라운드를 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홀마다 뒤처리는 내 몫이었다. 디봇 툴을 안 가져왔다고 했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티샷 후 디봇을 메우는 건 늘 내 역할이었다. 이 점에 대해 일러줘도 A는 대충 메우는 척만 하기 일쑤였다. 치우는 사람 따로 있고 어지르는 사람 따로 있느냐고 잔소리하던 어머니의 심정이 이해됐달까. 당장 화내고 싶었지만 라운드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았고, 결국 나는 본의 아니게 프로 수리공이 돼야만 했다. - 전수희(회사원, 구력 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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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가 안 풀린다고 감정적으로 구는 건 금물
여자친구와 처음으로 라운드 데이트를 했다. 연인과 함께 잔디를 거닌 소감이 어땠느냐고? 직설적으로 말하면 최악 중 최악이었다. 골프 치다 헤어질 뻔했다는 숱한 경험담이 나의 이야기가 될 줄이야. 초반 8번홀까지는 괜찮았다. 그러나 9번홀로 넘어가면서 여자친구의 공이 자꾸만 OB 구역에 빠졌다. 다시 치고, 다시 치고를 반복하다 벌점이 6점까지 쌓였을 땐 이미 여자친구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 그러곤 “나 안 칠래!”라며 획 토라져 버렸다. “여기 코스가 이상하다” “이상한 골프장을 예약한 내 잘못”이라고 말하며 어르고 달랬지만 이미 분위기는 험악해질 대로 험악해졌다. 나 역시 플레이는커녕 여자친구 달래기에만 몰두하는 상황이 점점 짜증났다. 그래도 꾹 참고 괜한 농담을 건네며 분위기를 풀긴 했으나 라운드 내내 감정 소모로 힘들었다. 9홀 내내 숨 막혔던 그 시간 때문에 다시는 데이트 장소로 골프장을 언급하지 않는다. - 채영환(회사원, 구력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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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장 플레이는 그만! 신중한 태도가 골프에선 독이 되는 골퍼가 있다. 지난해 함께 라운드한 친구 C가 그랬다. 다소 어색함이 감도는 사이였지만 골프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으로 다른 지인과 같이 동반 라운드를 했다. C의 문제는 티잉 구역에서부터 시작됐다. 티샷에서 빈 스윙을 한다고 5분 이상을 지체시키더니 그린에서는 거리감을 익혀야 한다며 시간을 소요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는 계속해서 나와 지인에게 핸드폰 사진 촬영을 요청했는데, 구도를 달리해 여러 번이나 촬영해 줄 것을 원했다. 그가 플레이에서 지체시킨 시간 때문에 가뜩이나 눈치 보이는 상황에서 너그러운 마음으로 찍어줄 리 만무했다. 차라리 친한 친구였다면 대판 싸우기라도 했을 텐데 친해지기 시작한 단계였으니 그저 민망한 웃음만 지을 수밖에. - 구명순(프리랜서, 구력 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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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서 미안한 초보 골퍼 첫 라운드에서 가장 헷갈렸던 게 티샷 이후 공을 치는 순서였다. 당시 무슨 베짱이었는지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세세한 규칙도 모르고 덜컥 필드에 나갔다. 홀에서부터 공까지의 거리가 먼 순서부터 차례대로 공을 치는 것도 알 리 없었다. 그러다 보니 상대편의 순서인데도 내가 먼저 치려고 나서는 어색한 상황을 만들기도 했다. 돌아보니 그땐 상대를 배려하는 방법에도 미숙했다. 상대가 공을 치려는데, 내 공을 찾자고 필드 앞으로 가는 일도 있었다. 금방 사과하고 길을 비켰지만 초보 골퍼의 무지함이 드러난 것 같아 창피했다. 라운드에서 옛날의 나와 같은 실수를 하는 초보 골퍼를 만날 때면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곤 한다. -박정욱(학원 강사, 구력 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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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멀리건 남발러 ‘에이, 멀리건! 멀리건!’ 친구 D와 라운드할 때면 이 소리를 너무 자주 들어 귀에서 피가 날 지경이다. 구력이 얼마 안 된 초보라면 모를까, 골프채를 잡은 지 어언 3년 가까이 되는데도 멀리건을 남발하곤 한다. 어떻게든 벌타를 줄여보려 애쓰는 마음은 잘 알겠다. 그러나 그가 멀리건을 외칠 때마다 내 손과 발도 함께 오그라드니 문제다. 중요한 건 그가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도 못한다는 점이다. 그는 멀리건을 외칠 때마다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며 자신의 셀프 멀리건을 정당화한다. 그러고 승부에 이겼을 땐 자신의 골프 실력이 는 것처럼 기세등등한 모습을 보이니 꼴불견일 수밖에. 제발 골프 이전에 예절부터 먼저 배웠으면 좋겠다. - 윤균호(회사원, 구력 8년)




황채현 기자

본기사는 매일경제신문 골프포위민 231호

[2022년 3월호 기사]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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