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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FW TALK

공친 후 `이 말` 안했다가 100만원 물어낸 골퍼

2021.10.14

신사의 게임 골프는 누구나 지켜야 할 에티켓이 존재한다. 에티켓을 지키지 않아 큰코다친 골퍼들의 사례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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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초보자와 고수 모두가 지켜야 하는 에티켓

초보자면 초보자답게, 고수라면 고수답게 각자의 수준에 맞춰 지켜야 할 에티켓이 있다. 나는 초보 A, 고수 B와 함께 라운드를 가곤 한다. A는 초보자답게 모든 것에 서툴렀는데, 문제는 이를 고칠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공을 항상 2, 3개만 들고 와서 남의 공을 빌려 치거나 자신이 친 공을 5분 넘게 못 찾는 것이었다. 안 좋은 위치에 놓인 공을 자기 마음대로 옮기기도 했다. 머리 올린지 얼마 안 됐을 때는 그러려니 했는데, 3~4개월이 지난 지금도 그러는 것을 보니 처음에 우리가 제대로 알려줬어야 했다는 후회가 들었다. 보다 못한 A가 B를 가르치려 들었다. 기본적인 룰만 가르치는 걸로 끝났으면 좋았으련만 나중에는 티를 어디에 꽂아야 하는지, 스윙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까지 간섭했다. 결국 참다 못한 A가 “내 태도를 지적하기 전에 너부터 고치라”며 B와 다투게 됐다. 나는 “골프장에서 싸우는 것도 예의가 아니다”며 둘을 말리기 바빴다. - 김민섭(공기업 직원, 핸디캡 20)

2 포어!’를 외치지 않아 치료비를 물어준 골퍼

유난히 과묵한 친구 A가 있었다. 동반자들이 샷을 날릴 때도 ‘굿샷 한 번 하는 법이 없었다. 하지만 A는 얼마 전 ‘금전 치료’를 통해 이 버릇을 완전히 고쳤다. 지난 5월, 그가 친 티샷이 완전히 왼쪽으로 꺾여 옆에 있던 다른 홀로 날아갔다. 그런데 그 볼이 하필 플레이 중이던 다른 팀 일원의 어깨에 맞은 것이다. 그들은 공이 사람에게 맞을 만한 곳으로 날아갔는데도 우리가 ‘포어’라고 외치지 않았다며 고소를 하겠다고 했다. 사실 우리는 뒤에서 잡담을 나누느라 그의 공이 어디로 갔는지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 클럽하우스에 돌아와 시시비비를 가리던 중 마침 고객으로 방문한 변호사가 관심을 보이기에 대충 설명을 해줬다. 그는 공을 치고도 포어라고 외치지 않았던 플레이어의 책임이 가장 클 것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고소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A가 피해자에게 치료비와 그린피를 합쳐 100만 원을 물어주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 그 후 A는 이제 ‘굿샷’도 잘하고 ‘포어!’도 잘한다. 역시 누구든 엉뚱한 돈이 나가 봐야 정신을 차리나 보다. - 조한울(회사원, 핸디캡 8)

3 싸움까지 만드는 그린 위 에티켓

골프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조금이라도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면 안되는 곳이 그린이라는 것을 금방 깨달았다. 지금까지 골프장에서 일어난 싸움을 4번 정도 목격했는데, 그게 모두 그린 위에서 벌어졌기 때문이다. 첫 번째는 자신의 퍼팅 라이를 다른 사람이 밟았다는 것이었다. 두 번째는 그린 위에서 신발을 질질 끌며 걷는 친구와 생긴 마찰이었다. 참고로 그 친구는 원래 발을 끌며 걷는 버릇이 있었는데, 유독 그린에서만 그게 거슬렸던 모양이다. 심지어 그림자 때문에 싸운 일도 있었다. 자신의 퍼팅을 방해하려고 일부러 태양을 등지고 서서 경사를 안 보이게 한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컨시드로 인한 분란은 하도 많아 그냥 하나로 묶었다. 5m나 남은 퍼트에 왜 컨시드를 안 주느냐며 화를 내는 골퍼도 있었고, 동반자에게 말도 안 하고 셀프 컨시드를 주어 싸움이 나기도 했다. 동반자들이 3m 거리 퍼트에 컨시드를 줬다며 자신을 무시했다고 화낸 친구도 있었다. 그린에서는 모두가 예민한 만큼 기본 에티켓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 정은혜(회사원, 보기 플레이어)

4 지나친 칭찬은 오히려 실례

3년 전쯤 캐디 일을 함께하는 선배들과 라운드를 마치고 후배와 화장실에 들어갔다. 그런데 내 바로 위 선배가 화가 잔뜩 난 얼굴로 쫓아오더니 후배의 태도를 지적했다. 선배들이 공을 칠 때 아무 말 없이 멀뚱멀뚱 쳐다보고만 있더란다. 선배는 “선배들이 공을 치면 굿샷 정도는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내 후배가 중간이란 단어를 모르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 후 그는 선배들이 치는 그 어떤 샷에도 굿샷이라고 외치기 시작했다. 슬라이스가 나서 OB 지역에 떨어져도 굿샷, 완전히 벙커를 향해 날아가도 굿샷, 심지어 퍼팅이 홀에 한참 못 미쳤는데도 굿샷이라고 외쳐댔다. 결국 가장 직급이 높은 선배가 퍼터를 내동댕이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후배는 뭘 잘못했는지 정말 모르겠다는 눈치였다. 악의가 있어 그런 것이 아니라 그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는 점이 더욱 무서운 일이었다. - 안윤주(캐디, 핸디캡 20)

5 코스 정리 문제로 벌어진 싸움

지방의 한 노캐디 골프장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앞 팀이 워낙 경기를 느리게 진행해 우리가 티잉 구역까지 따라잡아 기다려야 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일단 슬로 플레이부터 에티켓에 어긋난 행동이지만 이건은 참았다. 정말 참을 수 없는 것은 피치마크 수리도 하지 않고 벙커에도 발자국을 그대로 남겨둔 채 갔다는 것이다. 우리가 이에 대해 항의하자 자기네가 남긴 것이 아니란다. 당시 우리가 두 번째 예약 팀이라 흔적을 남길 만한 이들은 첫 팀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한바탕 마찰이 일어난 후 그들은 아예 우리 보란듯이 대놓고 디봇을 깊게 만들거나 그린 위에서 마구 뛰어다니기도 했다. 우리는 골프장 관계자를 불러 그들의 행각을 촬영한 영상을 보여주었고, 골프장측은 그들에게 남은 홀 그린피를 돌려줄테니 나가라고 했다. 그런데 그들이 우리들이 자신들을 몰래 촬영했다며 경찰에 신고를 한 것이었다. 물론 당사자끼리의 다툼에 영상 촬영은 죄가 되지 않아 경찰은 원만히 합의하라며 돌아갔다. 결국 골프장도, 경찰도 우리의 손을 들어줬지만 이들이 다른 곳에서도 똑같이 행동할 것 같아 기분은 여전히 찜찜하다. - 이윤혁(자영업, 핸디캡 5)

6 스윙 연습은 지정 장소에서만 하세요

친구 B는 예고도 없이 아무 데서나 스윙 연습을 하는 버릇이 있었다. 어린이가 그렇게 해도 위험한데, 키가 187cm나 되는거구의 남성이 아무 데서나 클럽을 휘두르는 것은 더욱 위협적이었다. 우리는 종종 그에게 그건 매너가 아니라고 타일렀지만 그는 미국에서는 다 이렇게 한다며 오히려 큰소리를 쳤다. 참고로 어느 나라에서나 지정 장소 외에서의 스윙 연습은 골프 에티켓에 어긋난다. 하지만 지난해 그의 버릇이 완전히 고쳐지게 된 일이 있었다. 그가 동반자들이 뭉쳐 있는 곳에서 드라이버로 스윙 연습을 하는 도중 손이 풀려 클럽을 놓쳤는데 3m가량 앞에 있던 캐디의 손등에 맞은 것이다. 다행히 뼈가 부러질 정도의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진단서에 따르면 일주일 동안 일을 쉬어야 했다고. 결국 그는 일주일치 캐디 봉급과 치료비를 합해 200만 원이 넘는 돈을 물어줘야 했다. 그 후로는 기가 죽었는지 스윙 연습도 안 하고 이전의 장타도 나오지 않고 있다. - 김택용(자영업, 핸디캡 15)



사진 출처 : PGA 투어

이용 기자

본기사는 매일경제신문 골프포위민 226호

[2021년 10월호 기사]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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