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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스크린골프와 실제 필드는 달라요

2021.08.13

스크린골프만 쳤던 초보 골퍼는 실전 라운드에서 엉뚱한 실수를 하기도 한다. 만약 라운드 경험이 적은 골퍼라면 이들의 에피소드를 보고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바란다.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 줘야 하는 골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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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골프 조인 앱을 통해 만난 A, B와 함께 총 3명이 라운드를 가기로 했다. 당시 게시글에는 ‘구력 2년 이상의 중수 혹은 고수 모집’이라고 적혀 있기에 나는 그들 역시 그 정도 수준은 되는 줄 알고 바로 조인했다. 당시 A의 차를 타고 함께 골프장에 갔는데, A는 차를 어디에 대야 하는지 몰라 허둥댔다. 알고 보니 A와 B는 친구 사이였고 둘 다 스크린골프만 쳐 봤을 뿐 실전 경험은 없다고 했다. 첫 홀에서 그냥 티잉 구역에 서 있기에 뭐하냐고 물었더니 캐디가 티를 꽂아주길 기다리고 있더란다. 정말 실전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기에 이날 난 두 초보자를 가르치면서 지지부진한 라운드를 했다. 공도 내가 찾아줬고 기본적인 코스 매너, 심지어 캐디피를 내는 방법도 몰라 모두 가르쳐줬다. 그들에게 신경 쓰느라 지친 탓인지 평소 핸디캡 12 정도였던 내가 이날 20타를 치고 말았다. 더 열 받는 건 이들이 “2년 이상 쳤는데도 우리와 별로 차이 없다”며 웃는 것이었다. 그 후로는 조인을 가급적 피했을 뿐만 아니라 최소한 동반자의 구력을 묻는 버릇이 생겼다. - 김창수(자영업, 핸디캡 12)

-필드 매너와 에티켓은 알아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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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 라운드에 나갔을 때 앞 팀과 시비가 붙은 적이 있었다. 앞 팀이 가뜩이나 느리게 플레이를 하는 데다 큰 소리로 떠들어 보다 못해 한마디 주의를 준 것이 화근이었다. 뿐만 아니라 앞서 가면서 디봇은커녕 벙커도 정리하지 않고 스파이크 박힌 신발로 그린까지 올라갔는지 그린마저 엉망이었다. 게다가 캐디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담배까지 입에 물었다. 다행히 유혈 사태는 일어나지 않고 잘 마무리됐다. 나중에 그 팀을 담당했던 캐디에게 그들에 대해 물어봤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스크린골프만 치다가 필드에 나온 지 얼마 안 된 사람들 같다고 했다. 공은 나름대로 칠 줄 아는데 기본 매너를 전혀 모르는 것이 그 증거라고. 확실히 지난해부터 그런 민폐 골퍼가 많이 늘어났다. 적어도 필드에 올 때는 기본 매너 정도는 숙지하고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 안형섭(교육 공무원, 핸디캡 13)

-스크린골프 캐디와 실제 캐디는 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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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스크린골프만 치던 동료끼리 올여름 처음으로 필드에 나갔다. 나는 다른 팀에 실수라도 할까 봐 한 명이라도 골프를 잘 아는 사람을 데려가자고 했지만 친구 B는 “캐디가 다 알아서 해 줄 것”이라고 말해 결국 우리끼리 나가게 됐다. 확실히 캐디 덕분에 첫 실전임에도 불구하고 큰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B가 자꾸 캐디의 실력에 대해 불평을 내뱉는 것이었다. 공과의 거리를 일의 자리 숫자까지 말하지 않았다고 잔소리를 하거나, 바람의 세기를 왜 모르냐고 따지는 등 “스크린골프는 다 알려주는데 여기 캐디는 이런 거 안 해주느냐”고 말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B의 행동이 너무 창피해 나중에 B가 안 보이는 곳에서 캐디에게 사과했다. 캐디는 B처럼 말하는 손님이 많아 괜찮다고 오히려 웃으면서 말했다. 초보 골퍼 분들, 실력도 없으면서 제발 캐디에게 싫은 소리 좀 하지 맙시다. - 심정욱(게임 개발자, 보기 플레이어)

-뭐든지 스크린골프와 비교하는 골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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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골프만 3년 동안 쳤다며 우리들 사이에서는 스크린골프 고수로 소문난 친구 A. 그가 내게 머리를 올려달라고 해 함께 필드에 나가게 됐다. 하지만 A는 실전 초보자답게 공을 엉뚱한 곳으로 보내며 실수를 연발했다. 그런데 나는 그가 실수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 아무말도 하지 않았는데 오히려 A가 자꾸 스크린골프와 비교하며 실수를 정당화하는 것이었다. 스크린골프와는 달리 바람의 방향이 일정하지 않다, 지면이 안정적이지 않다, 공이 날아가다가 꺾인다는 둥 지극히 당연한 소리로 자신을 합리화했다. 나중에는 스크린처럼 공이 자동으로 안 나와 스윙 폼이 망가진다, 음식 배달을 못 시켜 컨디션이 떨어진다는 둥 엉뚱한 핑계까지 댔다. 정말 자존심이 상했는지 A는 그 후 실전은 포기하고 스크린골프의 고수로 남았다. - 최충현(법률사무소 직원, 핸디캡 10)

-필드에서는 체력도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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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동안 스크린골프장만 다녔던 나는 지난해 10월쯤 부모님과 함께 처음 실전에 나서게 됐다. 처음에는 구력은 오래됐지만 일흔을 바라보는 부모님이 과연 30대 초반이자 헬스로 단련된 나를 잘 따라오실 수 있을까 걱정했다. 그런데 그 걱정은 9홀을 가기도 전에 깨졌다. 홀을 이동할 때 카트를 타고 캐디백도 들지 않았는데 단지 공을 따라이동하기만 해도 힘이 쫙쫙 빠졌던 것이다. 반면 부모님은 피곤한 기색 하나 없이 코스를 펄펄 날았다. 게다가 “젊은 놈이 왜 이리 허약해”라며 핀잔을 주기까지 했다. 내가 지쳐 갈수록 플레이가 느려지자 캐디가 빨리 치라고 재촉할 정도였다. 평소 골프를 우습게 생각했는데 실제 필드에서는 체력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우치게 된 날이었다. -구본준(회사원, 보기 플레이어)

-스크린골프보다 비거리가 적게 난다고 불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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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골프로 골프에 입문했다는 회사 후배를 데리고 처음 필드에 나갔을 때의 일이다. 후배는 티잉 구역에 서더니 에이밍도 제대로 하지 않고 다짜고짜 드라이버를 휘둘렀다. 공은 180야드 정도 나갔다. 처음 나온 것 치고는 잘 친 것 같아 칭찬을 하려고 했는데 후배는 “거리가 짧다”며 성질을 냈다. 스크린에서는 40야드는 더 나간다며 그 후에도 티샷 때마다 거리가 만족스럽지 않다고 불평을 해댔다. 문제는 공이 이상한 곳으로 가는 바람에 홀 아웃 시간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내가 “멀리 안 가도 좋으니까 정확하게 치는 것부터 하라”고 충고하자 후배는 “멀리 못 칠 거면 뭐하러 필드에 나왔겠느냐”고 대꾸하는 것이 아닌가. 그의 클럽을 자세히 보니 샤프트도 내 것보다 길었고 볼도 스크린골프에서 주로 사용하는 비거리 뻥튀기로 유명한 제품이었다. 장타에 좋다고 본인에게 맞지도 않는 제품을 실전에서 사용하니 볼이 엉뚱한 곳으로 갈 수밖에. -이준원(회사원, 핸디캡 9)





이용 기자

본기사는 매일경제신문 골프포위민 224호

[2021년 8월호 기사]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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