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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캐디들의 빛과 그림자

2021.08.12

김해림이 노캐디 플레이로 우승을 차지하면서 투어 캐디들의 높은 몸값에 대해 일침을 날렸다. 하지만 몸값이 비싸더라도 투어의 규모와 경쟁력이 커짐에 따라 실력 있는 투어 캐디의 수요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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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릭 리드와 케슬러 카레인



PGA투어의 캐디들은 웬만한 스포츠 선수보다도 훨씬 많은 수입을 올린다. 전 세계 주요 스포츠 선수의 수입을 전문으로 취재하는 <스포텍즈>의 통계에 따르면, 투어 캐디의 기본 주급은 신입이 1500달러, 베테랑은 3000달러다. 임시나 하우스 캐디도 이와 비슷한 급여를 받는다. 2019년 맷 쿠차는 임시 캐디로 고용한 다비드 오르티스에게 주당 3000달러를 준 바 있다. 때때로 대회의 수준에 따라 주당 5000달러 이상 지급하는 선수들도 있다. 물론 선수가 상금을 받을 경우 인센티브도 따로 제공된다. 신입이 7%, 프로가 10% 정도다. <스포텍즈>에 따르면 신입 캐디가 1년 내내 PGA투어에서 활동한다고 가정하고 수입을 계산했을 때 보너스를 제외하고도 연간 10만 달러 이상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PGA투어 캐디가 받는 급여가 높은 이유는 당연히 타 투어에 비해 대회 수와 상금 액수가 월등히 많기 때문이다. PGA투어가 개최하는 PGA 챔피언십의 총상금은 1200만 달러, 위민스 PGA 챔피언십은 450만 달러로 약 3배 차다. PGA투어 캐디는 급여가 높은 만큼 타 투어에 비해 하는 일도 많다. 선수에게 방해가 될 만한 요소는 캐디가 직접 처리하기도 한다. 과거 타이거 우즈의 캐디 윌리엄스는 우즈를 귀찮게 하는 갤러리의 카메라를 부수는 등 위협적인 행동을 한 것으로 유명했다. 패트릭 리드의 캐디였던 카레인 또한 리드를 조롱하는 갤러리와 한바탕 몸싸움을 벌여 출전 금지를 당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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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와 스티브 윌리엄스



KPGA투어보다 대회 많은 KLPGA투어 선호 LPGA투어에서 활동했던 전문 캐디 L씨에 따르면 보통 투어 캐디는 대회당 1000~1200달러의 기본급을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캐디의 항공료는 별도로 지급되는데, 만약 컷 탈락 하면 주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LPGA투어는 상위권 선수와 계약한 베테랑 캐디라고 해도 PGA투어의 신입 캐디보다 조금 더 높은 금액을 받는 정도다. 김세영과 오랫동안 함께한 캐디 콜 푸스코는 과거 비제이 싱, 리 웨스트우드, 쩡야니 등의 백을 담당했던 베테랑 캐디다. 하지만 그가 처음 김세영과 계약을 할 때 요구한 금액은 1900달러로, PGA투어의 절반을 조금 넘기는 수준이었다.
KLPGA투어의 경우 캐디의 전문성과 경력 등에 따라 대회당 100만~180만 원의 기본급을 준다. 최근에는 기본급이 점점 상승하는 추세다. 2019년만 해도 투어당 80만~100만 원, 컷 탈락 시 60만~80만 원을 받았는데 지금은 거의 2배 가까이 더 많은 돈을 버는 셈이다.
유명 스포츠 매니지먼트의 한 관계자는 “국내 골프가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으면서 KLPGA투어의 규모가 확대되고 이전에 비해 기업의 후원을 받는 여자 선수들이 크게 늘면서 캐디 고용에 대한 부담이 덜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미국 진출에 부담을 느낀 상위권 선수들이 계속 국내에 잔류하면서 국내 무대의 경쟁력이 커짐에 따라 뛰어난 실력을 갖춘 캐디를 필요로 하는 선수들이 많아진 까닭도 있다.
다만 남자프로골프투어에서는 투어 전문 캐디를 구하기 어려운 상태다. KLPGA투어 캐디로 활동하고 있는 K씨는 “전문 투어 캐디는 대회 수가 많아 수입이 안정적인 KLPGA를 선호한다. 나 또한 원래 KPGA에서 활동하다 KLPGA로 옮겼다”고 말했다. K씨에 따르면 KPGA 선수들은 투어 캐디를 구할 때 같은 선수 출신이나 알고 지내는 캐디에게 구두로 계약을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K씨는 “컷 통과 시 80만~100만 원, 컷 탈락 시 60만~80만 원을 받는 것이 보통이다. 이마저도 구하지 못했을 경우 대회당 20만 원 정도 받는 하우스 캐디와 함께 투어에 나선다”고 말했다.


투어 규모에 따라 올라가는 캐디의 가치

하지만 투어 캐디의 수요가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내에서 1년 단위로 연봉 계약을 하는 특급 캐디는 극히 소수다. 경력이 있는 전문 캐디 또한 고용이 불안정한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K씨를 비롯한 투어 캐디들은 아직까지 캐디들의 권익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L씨는 이 문제는 투어의 규모가 성장함에 따라 인기가 많아지면 어느 정도 고용이 보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LPGA투어는 비교적 투어 수가 적고 상금도 많지 않아 캐디에 대한 금전적인 부담이 크기 때문에 성적의 기복에 따라 캐디의 해고가 잦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LPGA투어의 리디아 고는 2017년 캐디인 게리 매슈스를 갑자기 해고한 바 있으며, 그 전에도 캐디를 10번 이상 해고했다. 렉시 톰프슨, 제시카 코르다, 에리야 쭈타누깐 등도 시즌 도중에 캐디를 해고한 이력이 있다. L씨는 "LPGA투어의 인지도가 미국 현지에서는 매우 낮아 선수들이 가끔 물의를 일으켜도 모르는 골프팬들이 더 많다”고 말했다. 반면 PGA투어의 경우 갑작스러운 해고 사례는 거의 없는 편이다. PGA투어는 상금 규모가 크고 투어 출전 기회가 더 많아 선수들의 금전적 부담이 덜하기 때문에 해고 가능성이 비교적 낮다고. 그리고 무엇보다 팬이 많다 보니 선수는 캐디를 고용하거나 해고할 때 대중의 시선을 신경 쓰는 편이라고 한다. 즉, KLPGA투어의 규모가 더 커질수록 국내 투어 캐디의가치가 상승하고 대접도 좋아진다는 것이다.

투어 캐디도 전문직이라는 인식 필요

7월 2일 개최된 KLPGA투어 맥콜 모나파크 오픈에서 김해림이 캐디 없이 대회에 출전해 우승까지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다. 당시 김해림은 “현재 전문 캐디피가 비싼 편이다. 하우스 캐디도 이번 대회에서는 하루에 25만 원을 받고 있는데 컷 탈락을 걱정해야 하는 후배들은 사실 그 비용을 내는 게 쉽지 않다. 내가 했으니 이제는 혼자서 플레이하는 선수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금전적으로 부담스러워하는 후배들은 산악지대 코스가 아니라면 한 번은 해 볼 만한 것 같다”며 비싼 캐디 비용에 일침을 날렸다.
김해림의 말대로 투어 캐디의 몸값이 이전보다 비싸져 선수들의 부담이 커진 건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 KLPGA투어의 수준 높은 경쟁력을 볼 때 캐디피가 떨어질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번 시즌 6승을 차지하며 대세가 된 박민지와 KLPGA투어 메이저 우승자 박현경이 투어 캐디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것도 한몫한다. 박민지의 캐디 전병권 씨와 박현경의 캐디인 아버지 박세수 씨는 둘 다 KPGA투어 선수 출신으로 투어에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KLPGA 1부 투어 상위권에 있는 한 선수는 “실력이 좋은 투어 캐디는 단순히 코스 공략에만 조언을 주는 것이 아니라 선수가 스트레스받는 상황을 정확히 알고 이를 사전에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작은 차이로도 승패가 갈리는 것이 골프이기 때문에 많은 비용을 내더라도 좋은 투어 캐디를 잡기 위한 수요는 줄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L씨는 “PGA투어 캐디들은 안정된 생활을 보장받기 위해 선수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자기계발을 철저히 한다. 선수들도 캐디를 팀으로 인식하고 전문직으로 대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KLPGA투어 또한 경쟁력이 커질수록 선수들은 실력 있는 캐디만 선호할 것이다. 해마다 실력 있는 선수들이 꾸준히 나오는 만큼 투어에 특화된 투어 캐디의 가치는 갈수록 향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사진출처 : PGA투어



이용 기자

본기사는 매일경제신문 골프포위민 224호

[2021년 8월호 기사]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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