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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전설을 향해 달리는 고진영

2021.11.01

시즌 막바지를 향해 갈수록 고진영이 피치를 올리고 있다. 지난 10월 미국 뉴저지 주 마운틴 리지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파운더스컵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KLPGA와 LPGA투어에서 10승씩을 달성하는 기록을 세운 것. 그의 선전 비결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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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의 기세가 무섭다. 지난 10월 코크니전트 파운더스컵에 이어 치러진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까지 연속 제패했다. 벌써 시즌 4승째다. LPGA투어 통 산 11승을 달성하며, 넬리 코르다에게 내줬던 세계 랭킹 1위까지 탈환했다. 고진영은 박세리(25승), 박인비(21승), 김세영(12승), 신지애(11승)에 이어 한국 선수 중 5번째로 LPGA투어에서 10승 이상을 거둔 선수가 됐다. 여기에 고진영은 KLPGA투어 10승도 함께 갖고 있다. 이는 한국 골프 역사상 박세리(14승), 신지애(20승)와 함께 3명에 불과하다. 다만 박세리의 14승 중에는 아마 시절 6승이 포함돼 있어 엄격히 프로로서 KLPGA투어와 LPGA투어에서 동반 10승 이상을 거둔 선수는 신지애와 고진영 둘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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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들이 남긴 27세의 기록

올해 27세인 고진영은 앞으로도 발전 가능성이 높은 선수다. ‘한국 골프의 전설’ 박세리는 2003년까지 통산 KLPGA투어 13승, LPGA투어 21승을 거두며 전설다운 면모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박인비와 비교할 땐 고진영이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든다. 박인비는 2014년 27세 당시 KLPGA투어에서는 무승, LPGA투어에서는 12승을 달성했다. LPGA투어 우승 횟수로는 박인비가 앞선다. 다만 박인비가 2004년 LPGA투어 데뷔 후 11년간 쌓은 커리어라는 점을 감안하면 2014년부터 2021년까지 LPGA투어 8년차를 맞이한 고진영이 뒤진다고만 할 수는 없다. 물론 박인비는 27세까지 5개의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메이저 트로피 2개인 고진영과 차이가 있다. 더욱이 박인비는 전 세계 유일의 ‘골든 슈퍼 커리어 그랜드슬래머’다.

그러나 고진영은 박인비보다 1년 더 빨리 한 시즌에 메이저 다승을 달성했다. 2019년 25세에 한 시즌 2개의 LPGA투어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것. 박인비는 26세이던 2013년 처음으로 한 시즌 메이저 3연승을 거둔 바 있다. 더욱이 고진영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단 11경기 출전에 그쳤다. 본격적으로 LPGA투어에 입성한 것은 2018년이다. 2017년 첫 승을 시작으로 2018년 1승, 2019년 4승, 2020년 1승, 2021년 4승까지 매년 우승 기록을 이어왔다. 그야말로 꾸준했다. 그 꾸준함을 원동력으로 2019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00주 연속 세계 랭킹 1위를 유지했기에 골프팬들은 그가 세울 새로운 기록을 기다리고 있다.

강한 멘털과 노력으로 만든 섬세한 테크닉

주니어 시절부터 고진영을 지도하며 지켜봐 온 고덕호 SBS골프 해설위원은 “몰아칠 때 몰아치고 안 맞을 때 오버파를 치면 계속해서 60대 타수를 기록하기 힘들다”며 그가 LPGA투어 역대 최장 기간 60대 타수 기록을 만 들어낸 것을 강조했다. 고진영의 이런 플레이 비결은 강한 멘털에 있었다. 고 위원은 고진영에 대해 “어렸을 때부터 또래 선수보다 멘털이 강했다. 스윙이나 샷이 조금 흔들리더라도 우승을 하고 왔다”며 떡잎부터 달랐던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고 위원에 따르면 고진영은 어린 시절 긴 팔로 인해 백스윙이 다소 완전하지 못했다. 그러나 고진영은 이런 부분을 지속적으로 수정해 왔다. 고 위 원은 ”자신의 기술적인 부분을 해마다 고쳐왔다. 그러다 보니 어렸을적 결점이 거의 없어졌다”고 밝혔다. 이러한 부분은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 고 진영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세마스포츠 홍미영 전무는 “평소 자신에 게 매우 엄격한 편이다. 체력부터 시간관리까지 계획적으로 한다. 잘되고 있는 선수는 변화보다는 안주하기 마련인데, 고진영은 변화를 많이 준다. 오랫동안 골프를 하기 위해 몸에 무리가 간다고 느껴지면 스스로 샷에 변화를 주는 편”이라고 전했다. 고진영의 지속적인 변화 시도는 테크닉 부분에서 큰 성장을 이뤄냈다. 고 위원은 “테크니컬하기 때문에 군더더기 없는 스윙으로 일관적인 플레이를 한다. 테크닉적인 부분만 따지면 박세리, 박인비보다 더 강점이 있는 것 같다”며 “박세리, 박인비처럼 강한 멘털도 갖춘 선수이기에 앞으로도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승부욕과 자신감으로 극복한 ‘골프 사춘기’

고진영은 상반기 ‘골프 사춘기’를 겪었다고 말할 정도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고진영은 이러한 부진을 이시우 스윙코치와 다시 재회하면서 극복해냈다. 이 코치는 “1년 2개월 정도 헤어져 있다 다시 재회했다. 좋은 성적을 거둘 때 잠시 이별했던 것이라 심리적으로 더 편한 부분이 있었다” 고 밝혔다. 그러면서 “도쿄 올림픽 가기 2~3일 전에 원포인트 레슨을 하고, 이후 5주 동안 스윙을 바꾸고 훈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특히 이 코치가 고진영에게 손목을 중심으로 한 스윙이 아니라 큰 근육을 사용하라고 조언한 것이 주효했다. 이 코치는 고진영에게 “5주면 충분하다. 3주여도 고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불어넣어줬다고 전했다.

짧은 기간 스윙 방법을 바꿀 수 있었던 것은 무언가 문제점을 발견하면 집요하게 파고드는 성격 덕분이다. 이 코치와 재회 후 스윙 방법을 교정하고 3번의 우승과 1번의 준우승을 달성하며 부진 탈출에 성공했다. 벌써 KLPGA투어와 LPGA투어를 통틀어 12승을 합작한 이 코치는 고진영에 대해 “전 경기에서 아쉽게 우승을 놓치면 다음 경기에서 집중력을 높여 좋은 성적을 거두는 편”이라며 “전체적인 샷 적중률이 좋다. 어프로치와 퍼터가 잘되면 언제든지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고 밝혔다.

이처럼 고진영은 강한 멘털과 타고난 승부욕을 통해 KLPGA투어에 이어 LPGA투어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좋은 성적을 거둘 때에도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집요하게 파고들어 부족한 점을 극복해냈다. 그렇기에 한국 선수 중 최장 기간 세계랭킹 1위, LPGA투어 최장 기간 연속 60대 타수 등 대기록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이건희 기자

본기사는 매일경제신문 골프포위민 227호

[2021년 11월호 기사]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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