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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5개국 내셔널 타이틀 획득,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 우승자 유소연

2020.07.16

유소연이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중국, 미국, 캐나다, 일본에 이어 다섯 번째 내셔널 타이틀을 획득했다. 그는 이번 우승으로 2008년 연장전 끝에 아쉽게 우승을 놓쳤던 설움을 모두 털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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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에서 최고의 관심사 중 하 나는 올시즌 처음 투어에 출전한 유소연의 내셔널 타이 틀 사냥의 성사 여부였다. 유소연은 2009년 중국여자오픈, 2011년 US여자오픈, 2014년 캐나다여자오픈, 2018년 일본여 자오픈을 차례로 제패하며 ‘도장 깨기’의 달인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하지만 한국여자오픈과는 유난히 인연이 없었다. 그는 KLPGA투어 신인이던 시절, 2008년 한국여자오픈에서 천둥번개가 치는 악조건 속에서 신지애와의 연장 접전 끝에 아쉽게 패했다. 그 후 2011년까지 한국여자오픈에 빠짐없이 출전했지만 모두 우승컵 획득에 실패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 한국여자오픈에서 김효주를 연장 없이 1 타 차로 제치고 메이저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과거의 설움을 털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번 우승은 유소연에게 있어 2015년 이후 5년 만에 달성한 KLPGA투어 우승이자 2018년 6월 LPGA투어 마이어 클래식 우승 이후 2년 만에 차지한 우승이라 더욱 남다른 의미가 됐다.

유소연은 대회 두 번째 날에 1라운드 선두였던 고진영을 제치고 4라운드 초반까지 리더보드 첫째 칸에 이름을 올렸다. 최종 라운드에는 유소연과 김효주·오지현, 이어 최혜진과 고진영까지 모두 상위권에 남아 가히 메이저 대회라고 부를 만한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다. 고진영은 벌어진 타수를 좁히지 못한 채 6위로 내려갔고, 1타 차로 2위를 기록하던 오지현은 전반에만 3타를 잃으며 최혜진과 김효주에게 순위를 내주었다. 유소연과 3타 차 3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김 효주는 5번(파4)과 6번홀(파5) 연속 버디를 만들며 우승 쟁탈전을 펼쳤다. 유소연은 9번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김효주의 맹렬한 추격을 허용했다. 그 후 17번홀까지 두 선수의 피 말리는 파 세이브 대결이 이어졌다. 1타 차의 치열한 승부는 막판 벙커 샷에서 갈렸다. 유소연과 김효주의 두 번째 샷이 모두 벙커에 빠졌는데, 김효주가 홀에서 1m 정도 거리에 공을 올리는 데 성공하며 연장전으로 이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유소연도 홀 50cm 근처에 공을 올리는 고난도 벙커 샷에 성공했고, 극적인 1타 차 우승을 확정했다.

유소연은 대회를 마치고 이 마지막 홀의 벙커 샷을 주요 승 부처로 꼽았다. 그는 “벙커 샷 연습이 즐거워 평소에도 다양한 상황을 가정햐며 연습한 것이 승부에 큰 도움이 됐다” 고 말했다. 그는 오랜만의 우승에도 불구하고 감격의 눈 물을 흘리는 대신 카메라를 보고 환하게 미소 짓고 손을 흔들어 보이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그는 기자회견장에서 상금 2억5000만원 전액을 모두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관련 단체에 기부하겠다는 깜짝 발표를 해 현장에 있던 모든 이를 놀라게 했다. 유소연은 “만약 우승을 한다면 코로나19를 위해 애쓰는 모든 분을 위해 좋은 일에 동참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번 대회는 나에게 큰 의미가 있는 대회인 만큼 상금 또한 의미 있는 일에 쓰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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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내셔널 타이틀을 획득한 소감은?
국내 내셔널 타이틀을 획득한 소감은? 한국투어를 뛰면 서 가장 아쉬웠던 대회가 2008년 한국여자오픈이었다. 그때 천둥번개가 치고 비가 오는데 연장전을 치른 끝에 패해 지금까지도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다. 이제는 우승해 이 과거를 좋은 추억으로 남길 수 있게 됐다. 국내 내셔널 타이틀도 획득했으니 이제 다른 타이틀에도 욕심이 생겼 다.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도 우승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4개월 만에 투어에 복귀했는데, 어떤 생각으로 대회에 임 했나?
승하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너무 오랜만에 대 회에 나왔기 때문에 걱정이 됐다. 하지만 우승에 대한 부담감을 덜었던 덕분에 오히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우 선 내 할 일만 하자는 생각으로 끝까지 집중력 잃지 않으려 고 노력했다. 대회 막바지에는 몸이 굉장히 떨려서 기도를 많이 했다. 기도하면서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상금을 모 두 기부하겠다고 했다. 이번 우승으로 기부할 수 있는 기회 가 생겨서 기쁘다.



이번 대회 우승의 원동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LPGA투 어 경험이다. 내가 처음 미국에 진출했을 때는 똑바로 공을 치는 것밖에 몰라 특정 상황에서는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별로 없었다. 해외에서 기술의 부족함을 절실히 깨닫고 기 술적인 부분을 많이 습득한 덕분에 오늘의 우승을 만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승부처는 어디였나?
13번홀(파4)이 어려웠다. 보기를 하지 않고 넘어간 것이 타수 유지에 도움이 됐다. 마지막 홀에서 는 벙커 샷이 특히 어려웠다. 핀까지 180야드 남은 상황에 서 5번 우드로 쳤는데 실수를 했다. 벙커 샷을 재미있어 하고 자주 연습해 어느 정도 자신은 있었지만 기적을 바라 는 마음도 반 정도 있었다. 마지막 60cm 파 퍼트는 쉬웠지 만 손이 많이 떨렸다. 사실 벙커 샷보다 파 퍼트가 더 떨렸 다. 그 샷 덕분에 연장전에 가지 않고 우승할 수 있어서 다 행이다. 만약 연장전까지 갔다면 결과를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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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주와 치열한 접전을 벌였는데?
집에 있을 때 효주가 출전한 경기를 많이 봤다. 원래 퍼트가 좋은 선수라고 생각 하고 있었는데 실제로 보니 정말 퍼트가 좋았다. 사실 다른 선수가 실수하기 바라는 것이 보통이지만 효주의 실력이 워 낙 대단해 도무지 실수할 것 같지 않았다. 나는 요행을 바 라기보다는 그냥 내가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기부 결정은 어떻게 하게 됐나?
처음부터 기부를 생각했던 것은 아니다. 최종 라운드 전날 밤에 진지하게 우승 상금에 대해 고민을 했다. 좋은 목표를 갖고 하면 좋은 결과가 있다 고 생각했다. 시상식 전에 어머니께 전화로 “만약 우승한다 면 기부할 것이라는 기도를 했으니까 놀라지 말라”고 말씀 드렸다. 어머니도 매우 기뻐하셨다.



구체적으로 어디에 기부할 것인가?
갑자기 결정한 것이라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한 것은 없다. 일단 휴식을 취한 후에 생각해 보려고 한다. 현재 국내 의료진과 각 정부부처가 코 로나 방역에 힘쓰고 있다. 이들과 관련된 곳에 기부하게 될 것 같다.



2018년 6월 LPGA투어 마이어 클래식 이후 첫 우승이다. 우승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나?
2018년이 굉장히 좋은 해였 다. LPGA 마이어 클래식과 일본여자오픈,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반면 2019년은 굉장히 힘든 해였다. 우선 샷 컨트롤이 되지 않았다. 거리도 많이 줄었 다. 비거리를 내야 한다는 생각에 전체적인 스윙도 망가졌 다. 지난해를 잊고 2020년을 새롭게 준비하면서 골프에 대 한 집착을 많이 버리고 흘러가는 대로 둬야겠다고 생각했 다. 체력훈련을 하고, 골프와 관련 없는 취미를 가졌다. 2월 호주에서 열린 두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른 것도 우승의 원 동력이 된 것 같다.



향후 투어 계획은?
나의 메인 투어가 LPGA투어라 그 곳을 먼저 생각하게 될 것 같다. 하지만 국내 투어에서 좋 은 경험을 쌓아 LPGA에서도 좋은 성적을 올렸다고 생각 한다. LPGA 활동 계획이 흐트러지지 않는 한도 내에서 국 내 투어에 참가하고 싶다.


골프 이외에 다른 일을 계획한 적이 있는가?
예전에는 골프선수를 하지 않으면 스포츠 마케팅 혹은 골프웨어 관 련 일에 종사하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최근 골프산업 에 대해 배우다 보니 코스 디자인과 골프투어에도 관심이 많이 생겼다. 미국에 처음 갔을 때 나에게 남한 사람이냐 북한 사람이냐를 묻는 질문을 들었다. 골프선수로서 우리 나라를 미국에 널리 알려 한국의 골프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인이 아일 랜드로 골프투어를 많이 간다. 한국에도 좋은 관광지가 많 으니 골프투어를 만들어 한국을 알릴 수 있는 사업을 계 획해 보고 싶다.



editor Lee Young

본기사는 매일경제신문 골프포위민 211호

[2020년 7월호 기사]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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