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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기억에 남는 최고의 명승부

2020.07.06

아마추어 골퍼가 꼽은 21세기 최고의 명승부가 펼쳐졌던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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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 뜬 골프 황제, 2019 조조 챔피언십
2019년 10월, 일본 골퍼 사이에서는 한바탕 난리가 났다. 한동안 투어에 나오지 않았던 타이거 우즈의 복귀 전이 일본에서 개최되는 조조 챔피언십이었으니 말이다. 일본 언론은 모두 우즈가 PGA투어 82승의 기록을 달성할 수 있느냐에 초점을 뒀다. 역시 우즈는 1라운드부터 64타를 기록하며 선두를 차지했다. 그런데 일본의 간판스타 마쓰야마 히데키가 우즈의 바로 밑까지 추격했다. 일본 열도의 모든 골퍼는 ‘혹시’ 하는 생각에 흥분하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스포츠 신문은 대서특필하며 우즈 vs 마쓰야마의 대결 구도를 강조했다. 골프선수라고는 우즈 밖에 몰랐던 사람들도 골프장 근처까지 와서 마쓰야마를 응원하기도 했다. 3라운드에서 마쓰야마가 점수를 크게 줄이며 잠깐 우즈를 제쳤을 때는 나마저도 ‘어, 혹시?’ 했다. 물론 나 역시 마쓰야 마의 선전이 기쁘긴 했지만 솔직히 아직 베테랑 우즈를 따라가기는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우즈는 3라운드 당시 유난히 컨디션이 나빴고, 마지막 라운드 때는 마쓰야마, 로리 매킬로이, 임성재가 치열한 승부를 벌이는 동안 꾸준히 그들과 3타 이상의 차이를 유지하며 16번홀쯤에는 사실상 우승을 확정지었다. 결국 마지막 홀에서도 여유 있게 버디에 성공, PGA 최다승 기록을 달성했다. 나는 극동 섬나라에서 기어코 새로운 역사를 쓴 우즈의 활약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 이시카와 하야토(일식요리사, 핸디캡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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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키 파울러의 압승, 2011 KPGA투어 코오롱 한국오픈
2011년 코오롱 한국오픈에는 PGA투어의 로리 매킬로이와 리키 파울러, 그리고 한국의 골프스타 양용은 등 초호화 멤버가 출전해 갤러리가 잔뜩 몰려들었다. 그중 가장 인기 있었던 선수는 당시에도 이미 최고의 선수 중 하나였던 매킬로 이였다. 파울러는 겉모습에만 신경을 쓴다는 평가를 받았던 터라 다소 인기가 떨어졌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그는 4라운드 내내 선두를 유지 했다. 특히 3라운드가 단연 압권이었다. 3라운드 시작 당시 양용은, 매킬로이, 모중경 등과 함께 5언 더파 공동 1위였던 파울러는 버디만 8개를 기록 하며 13언더파로 마무리했다. 4라운드에서 매킬 로이도 3연속 버디를 내며 총 10언더파로 바짝 따라붙었지만 파울러를 넘을 순 없었다. 결국 파울러는 총 16언더파라는 압도적인 스코어로 우 승을 차지했다. 당시 몇몇 갤러리는 파울러와 매킬로이가 서로 타수를 주고받으며 연장전까지 가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물론 나도 두 선수의 긴장감 넘치는 맞대결을 오래도록 보고 싶긴 했지만, 파울러의 통쾌한 우승만큼 멋지지 는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 이병욱(공기업 직원, 핸디캡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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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놈·나쁜 놈·이상한 놈의 대결, PGA투어 2018 마스터스
미국인에게 최고의 마스터스가 언제냐고 물었을 때 아마도 대부분 타이거 우즈나 잭 니클라우스가 우승한 대회를 꼽을 것이다. 하지만 내게 있어서 최고의 마스터스는 패트릭 리드가 우승했던 2018년 대회다. 평소 ‘악동’으로 소문 난 리드는 그날 대회에서도 갤러리의 비호감을 샀다. 그리고 하필 선두권 경쟁자가 성격, 매너 등 모든 면에서 리드 와는 정반대인 ‘굿가이’ 조던 스피스와 독특한 스타일로 인기 좋은 ‘스트레인지 보이’ 리키 파울러였다. 몇몇 갤러리는 스피스와 파울러에게 “제발 리드를 이겨달라”고 부탁할 정도였다. 두 선수 모두 갤러리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노력한 건지는 몰라도 12번홀부터 추격을 시작하더니 16번홀에서는 1타 차로 따라 붙었다. 사실 리드도 매우 힘들었을 것이다. 갤러리가 리드의 티 샷 순간에 박수를 치고 헛기침을 하는 등 방해 공작을 펼쳤으니 말이다. 실제로 리드는 이날 보기를 3개나 했다. 하지만 그는 짜증을 내기는커녕 전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보였다. 18번홀까지 파울러는 5타를, 스피스는 7타를 줄이며 리드를 턱밑까지 따라붙었지만 결국 집중력이 최고조에 달한 리드를 넘어서지 못했다. 나 역시 욕을 먹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 세상에 어떤 선수가 대놓고 욕을 먹어가며 승리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리드에게나 나에게나 2018 마스터스는 매우 의미 있는 대회일 것이다. - 윌 매디슨(세무사, 핸디캡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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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스타플레이어 임성재, 2020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2020 혼다 클래식에서 임성재가 우승했을 당 시, 내 주변의 몇몇 골퍼는 스타플레이어가 없는 자리에서 차지한 가치 없는 우승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게다가 현재 임성재의 인기는 한국 기업의 자본이 PGA에 많이 흘러들어 언론의 거 품이 끼었다고 말했다. 그런 소리를 하는 이들에게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중계방송을 재방으로라도 볼 것을 추천한다. 이 경기에는 매킬로이, 리드, 파울러 등 세계 상위권 선수가 줄 줄이 참가했고, 임성재는 당당히 3위를 차지했 다. 임성재는 첫 라운드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인 파울러, 마크 레시먼과 같은 조로 편성됐지만 이 중 가장 높은 스코어를 기록했다. 4라운 드에서는 매킬로이마저 따돌리고 1위 타이럴 해턴과 우승 쟁탈전을 펼쳤다. 둘은 보기와 버디 를 번갈아 기록하면서 손에 땀을 쥐는 경기를 선보였다. 임성재는 12번홀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마침내 공동 1위에 올랐지만 그 후 더블보기 와 보기를 기록하며 3위로 밀려나고 말았다. 비록 뒷심이 부족하긴 했지만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선배들에게 뒤지지 않는 탁월한 경기력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분명 아시아에서 온 저 거대한 청년이 조만간 PGA투어의 한 축을 담당하는 엄청난 선수로 클 것이라 확 신하고 있다. - 조던 프랭크(골프용품점 운영, 핸디캡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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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박성현·김효주 3인의 치열한 우승 쟁탈전, LPGA투어 2019 에비앙 챔피언십
미국에서 유학했던 시절부터 박성현의 팬이었던 나는 작년 내 고향 근처에서 에비앙 챔피언십이 열린다는 소식에 갤러 리로 참여했다. 2019년 대회는 시종일관 한국 선수들의 독무대였다. 대회 첫날부터 고진영, 이미향, 박인비, 박성현 등 한 국 선수만 5명 이상이 8위 안에 든 것이다. 2라운드에는 아예 6위까지 한국 선수 6명이 리더보드를 도배해 버렸다. 가장 대 단했던 순간은 단연 결승 라운드였다. 당시 챔피언조에는 박성현과 김효주, 고진영이 함께 있었다. 전날 비가 많이 쏟아져 코스 상태가 매우 안 좋았는데, 박성현은 아쉽게도 초반 1, 2번 홀에서 연속으로 보기를 내며 선두권에서 밀려났다. 김효주는 보기가 생기면 바로 버디로 만회하며 점수를 유지했다. 그런데 3라운드 내내 선두권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했던 고진영이 버디 5개를 만들며 단숨에 1위로 뛰어올랐다. 결정적으로 승부가 갈린 곳은 14번홀로, 김효주에게 1타 뒤지고 있던 고진영의 티 샷만 그린에 올라갔다. 반면 김효주의 공은 벙커에 빠져버렸다. 결국 고진영은 다른 우승 후보였던 펑산산과 제 니퍼 컵초마저도 2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한국의 스타 선수 3명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것도 엄청난 행운이었지만, 우승에 대한 고진영의 집념을 직접 볼 수 있었다는 사실도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아 있다. - 록산느 김(대학교 연구원, 핸디캡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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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천후 어둠 속에서 로리 매킬로이와 필 미켈슨의 접전, 2014 PGA 챔피언십
2014년 PGA 챔피언십은 선수와 갤러리 모두에게 최악의 투어였다. 결승 당일 아침부터 폭풍우가 몰아치면서 라운드가 몇 번씩 중단됐던 것이다. 덕분에 비구름이 물러간 일몰 후에야 마지막 라운드가 시작됐다. 태양은 이미 초원 뒤로 가라앉았고 짙은 먹구름까지 켄터키의 하늘을 가득 메워 불과 10m 앞 선수의 얼굴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웠다. 그 때문에 보기 플레이가 속출했다. 3라운드 당시 5위 언저리에 머물던 필 미켈슨은 이 기회를 틈 타 6번홀 만에 매킬로이를 제쳤다. 그 후 미켈슨은 9번홀까지 2개의 버디를 기록하며 다른 선수들과 격차를 벌렸고, 매킬로이는 보기를 하며 스코어를 잃었다. 그렇게 매킬로이가 무너지고 미켈슨이 우승하나 싶었더니 10번홀에서 매킬로이가 이글을 만든 것이 아닌가. 그 후 매킬로이는 안정적으로 스코어를 유지하며 미켈슨과 피말리는 접전 끝에 1타 차로 우승을 차지했다. 사실 그날 날이 너무 어두워서 공이 잘 보이지 않았기에 승부가 어떻게 됐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오히려 실내에서 TV 중계를 보는 것이 더 편했을 테지 만, TV에서는 팽팽한 긴장감으로 무거웠던 현장의 공기는 결코 느낄 수 없었을 것이다. - 라이언 네빌(출판사 직원, 핸디캡 16)





editor Lee Young

본기사는 매일경제신문 골프포위민 211호

[2020년 7월호 기사]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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