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뉴
  •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투브
  • 골프포위민로고
    • 정기구독
  • 검색 검색

FEATURE

임성재 전성시대

2020.04.06

‘한국 남자골프의 간판’으로 떠오른 임성재가 선전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의 주변인에게 임성재의 성공 비결을 들어봤다.

 기사의 0번째 이미지

PROFILE 임성재(Sung Jae Im) 1998년 3월 30일 생 183cm, 90kg 소속 CJ대한통운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펼쳐진 PGA투어 혼다 클래식에서 임성재가 첫 우승을 했다. 기복 없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왔기에 미국 언론도 그의 우승은 시간 문제였을 뿐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지난 시즌부터 임성재는 꾸준하게 우승 경쟁을 펼쳐온 데다 프레지던츠컵에 서도 세계 최고 선수들과 비교해 전혀 뒤지지 않는 경기력을 보여 주었기에 모두가 그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비로소 1승을 거머쥐니 ‘한국 남자골프의 간판’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만큼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PGA투어는 아직 2019~2020시즌의 절반도 치르지 않았다. 그런데 임성재가 거둔 성과는 놀랍다. 지난 시즌 35개 대회에서 톱10에 7차례 들었던 임성재의 시즌 총상금은 285만1134달러(약 34억 원)였다. 올 시즌은 14개 대회에서 톱3에만 4차례나 들어 총상금도 386만2168달러(약 46억5000만 원)로 이미 지난 시즌을 뛰어넘었다. 지난 시즌에는 ‘꾸준함’을 무기로 삼았다면 지금은 실력까지 더 해진 모양새다.

그가 기록한 각종 지표를 보면, 드라이버 샷 정확도를 제외한 대부분에서 지난 시즌보다 향상됐다. 특히 그린 주변 플레이에서 샌드 세이브율(벙커에서 파로 지켜내는 비율)은 지난 시즌 48.25%에서 올 시즌 61.29%로 높아졌다. 퍼트 이득 타수는 0.323타에서 0.451타로, 평균 타수는 70.252타에서 69.623타로 좋아졌다. PGA투어 전체 10위다. 페어웨이나 그린 적중에 실패해도 깔끔한 벙커 샷이나 정확한 롱 퍼트로 어떻게든 타수를 지켜내고 있는 것이다. 임성재는 현재 부모님과 캐디, 매니저와 투어생활을 하고 있고, 미국 현지에서 스윙이나 멘털 코치는 동행하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력이 긴 골퍼들과 비교했을때 흔들림 없이 차근차근 성장하고 있다. 주변인의 말에 따르면, 그는 자신감으로 무장해 도전하는 마인드, 즐기는 플레이 스타일을 지니고 있으며 부모님의 코칭이 임성재를 더욱 빛나게 하고 있다고. 빠듯하고 힘든 일정 속에서도 그가 날개를 펼칠 수 있었던 이유를 주변인에게 들어봤다.


“임성재는 대회 때마다 아버지와 ‘세계 랭킹 내기’를 하며 모든 경기를 게임처럼 즐겼습니다. 그 결과 바닥에서부터 20위권으로 단숨에 올라왔죠. 임성재는 게임을 즐기는 능력, 자신감이 상당한 선수입니다. 최근에는 ‘임성재의 세계 랭킹 시스템’을 도입해 훈련하는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 서동주 아쿠쉬네트코리아 리더십팀 이사

서동주 이사는 임성재와 어릴적부터 인연이 있었고, 일본 진출 당시 타이틀리스트 클럽(드라이버 제외)을 지원했다. 서 이사는 임성재가 PGA투어 2부 대회에서 활약할 때도 지원했고, 임성재는 PGA투어 신인왕 수 상 이후 드라이버를 포함해 전체 클럽을 타이틀리스트로 교체하며 완전한 팀 타이틀리스트가 됐다고 한다. 임성재와 오랜 인연을 함께했던 서 이사는 그의 ‘성공 스토리’로 흥미로운 주제를 꺼냈다. 바로 아버지와 함께한 내기였다. 대회 출전을 앞두고 경기 후 세계랭킹이 몇 계단이나 오를지 아버지와 내기를 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선수는 상위권으로 진입할 때까지 랭킹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하지만 임성재는 밑바닥에 있을 때부터 랭킹 올리기 내기에 열심이었다고 한다.

서 이사는 “보상은 알 수 없었다. 다만 부자지간의 대화에서는 ‘네가 세계 랭킹을 2계단만 끌어올리면 이러 이러한 대회에 나갈 수 있어’라는 말이 오갔다는 것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임성재는 PGA투어 2부 대회에 있을 때 일본투어 카드가 있었던데다 랭킹이 오르니 자연스레 JGTO 최종전인 JT컵에도 참가할 수 있게 됐고, 결국 그러한 출전 기회는 그에게 더 많은 경험과 자극이 됐다. 그리고 서 이사는 내기가 그에게 엄청난 동기 부여가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런 이 유에서인지 임성재를 지켜보면 모든 게임을 즐기는 듯한 모습이었다고 했다.

또한 현재 골퍼들 사이에서 ‘임성재의 세계 랭킹 시스템’이 퍼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2002년생으로 임성재와 같은 CJ대한통운 소속인 김주형도 최근 그 시스템을 따라 세계 랭킹 점검에 나섰다고. 서 이사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처럼 임성재처럼 훈련하는 방법은 독보적이라는 점에서 그의 아버지에게도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임성재의 단점을 굳이 꼽자면 골프 외에 관심이 없는 것이라고 한다.


 기사의 1번째 이미지


"CJ는 세계 톱 랭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선수를 찾고 있었습니다. 2017년부터 임성재의 영입에 대해 검토했고, 그는 마침내 CJ가 원하는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단기 목표가 확실한 선수이며 소통에도 능한 인물입니다. CJ 브랜드 ‘비비고’ 프로모션을 적극적으로 도와줘 고마운 마음도 있습니다.” - 김유상 CJ 스포츠마케팅팀 팀장

임성재라는 보석을 발굴해 낸 CJ 스포츠마케팅팀의 수장 김유상 팀장은 2011년부터 세계무대에서 톱 랭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한국 남자 선수를 찾아 이도환, 이경훈, 김시우 등과 계약을 진행해 왔다. 임성재를 알게 된 순간 김시우의 계보를 이을 원석으로 판단했으나 본사의 지침에 따라 그가 프로턴을 할 때까지 지켜봤 다고 한다.

김 팀장은 임성재에 대해 ‘가수가 무대에서 노래하고 핀 조명을 받는 것을 즐기듯이 필드에서 경기를 압도해 나가고, 실력은 물론 스타성까지 갖춘 인재’라고 했다. 대부분의 선수는 주변의 소음이나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고 예민하게 대응하는 스타일인데 임성재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주위의 관심을 받고 과감하게 자신의 능력을 펼쳐 보이는데 능하기 때문에 세계 톱 랭커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후원사에 대한 충성도도 상당히 높은 편이라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CJ는 후원사 입장에서 선수들의 플레이에 지장을 줄 만한 스탠스를 취하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스케줄을 터치하지 않는다. 그런데 CJ가 PGA투어 대회에서 자사 브랜드 ‘비비고’ 프로모션을 할 때, 임성재는 비비고를 자신이 속한 그룹에 대한 브랜드로 인식하고 적극적으 로 프로모션 서포트에 임해 줬다고 한다.

CJ가 원하는 거대한 성장을 이룬 임성재는 진심어린 소통에도 능한 인물이며, 그러한 마인드가 세계 정상에 오를 수 있는 파워를 견인할 것이라고 김 팀장은 말한다. 그리고 임성재는 미국에 집을 장만하지 않고 매주 대회장 인근의 호텔에서 숙박을 해결해 왔는데, 최근 투어가 중단돼 플로리다 주에 콘 도를 마련했다고 한다.


 기사의 2번째 이미지


MINI
INTERVIEW

Q 우승 후 달라진 점? 이제는 미국 사람들도 많이 알아본다. 예전에는 팬들에게 이름을 각인시키기 위해 일부러 챙 넓은 모자를 썼다. 나를 마쓰야마 히데키로 잘못 알아보는 경우도 있었다. 모자를 바꾼 뒤로 제대로 알아보는 팬들이 많이 생겼는데 우승을 하고 나니 더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인사한다. 또 클럽하우스에서 식사를 하고 있으면 다른 선수들이 먼저 다가와서 축하 인사를 해줬다. ‘우승하면 이렇게 달라지는구나’ 하고 느꼈다.

Q 지금껏 호텔 위주의 생활을 했는데 숙소를 잡았다고 들었다. 후원사인 CJ대한통운에서 플로리다에 숙소를 제공해줬다. 스윙 감각을 잃어버릴까봐 숙소를 중심으로 여러 골프장을 다니면서 연습 라운드를 하고 있다.

Q 현재 코로나19 때문에 대회가 많이 취소된 상태인데. 올해 가장 이루고 싶은 목표는 마스터스 출전이었는데 평생 동경하던 대회가 연기돼 속상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벙커 샷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집중 개선하며 시간을 보낼 것 같고, 골프팬들에게 더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리고 싶다.



editor Roh Hyun Ju

본기사는 매일경제신문 골프포위민 208호

[2020년 4월호 기사] 에서 계속....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