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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2020 LPGA투어 루키 전지원, LPGA투어 신인왕을 노리다

2020.03.05

2020년 LPGA투어 루키 전지원이 퀄리파잉(Q) 시리즈에서 공동 16위를 차지해 한국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풀시드를 획득했다. LPGA투어 하면 한국 선수라는 등식이 성립할 정도로 한국 국적의 선수들이 무대를 주름잡고 있는 가운데, 다부진 각오로 올 시즌 신인왕을 노리는 전지원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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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주니어 골프 무대는 치열했다. 대구 출신으 로 초등학교 3학년 때 골프채를 잡은 전지원은 중학교에 진학할 때까지만 해도 이렇다 할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그러나 3학년 때 국내 주니어 대회 우승이 인 생을 바꿨다. 깜짝 우승으로 호주의 힐스 인터내셔널 칼리지 1년 연수에 장학금까지 받게 돼 그녀는 그 길로 유학길에 올랐다. 호주 힐스 칼리지는 세계 톱랭커 제 이슨 데이가 다닌 명문 국제 스포츠 학교다. 이 학교는 공부와 골프를 병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영어를 못 하는 전지원은 언어장벽에 부딪혔고, 혈혈단신으로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고독함도 버텨야 했다. 새벽 6시에 일어나 홀로 체력 훈련을 하고,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진행되는 정규 수업을 마친 후에야 골프채를 휘두를 수 있었다. 전지원은 혹독함을 견뎌냈다. 그리고 웃으면서 졸업했다. 이후 미국 데이토나주립대에 진학해 2년간 5승을 올리며 2017년 ‘올해의 선수’에 올랐고, 2018년에는 앨 라배마대에 스카우트됐다. 그리고 같은 해 미국 테네시 주 킹스턴스프링스에서 열린 US 여자 아마추어 대회에서 이름을 알렸다. 전지원은 36홀 매치플레이 결승에서 크리스틴 길먼에게 패해 준우승에 그쳤지만 아마추어 랭킹이 세계 3위로 치솟았다. 출전 당시를 회상하던 전지원은 “미국 대학 골프 리그를 뛰면서 US 여자 아마추어 대회 예선 통과 자격을 얻었다. 그런데 입스까지는 아니었지만 드라이버를 잡으면 불안감이 커져 대회를 포기하고 싶었다. 쉬운 일 은 아니었지만 멘털을 바로잡았고, 준우승과 세계 랭킹 3위라는 쾌거를 거뒀다. 내 마음가짐과 생각만 바꾸면 ‘골프는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아마추어 세계 랭킹 3위는 지난 2년간 한국 여자 아마 추어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다. 그리고 2019년 미국 의 내셔널 타이틀 US 여자 오픈에서 공동 62위의 저력 을 과시한 것도 눈여겨볼 만한 기록이다. 학업과 운동 을 병행하면서도 LPGA투어 Q 시리즈를 단번에 통과 했다는 게 놀라운 대목이다. KB금융그룹과 미즈노 등 이 전지원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일찌감치 후원을 결정 한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 올해는 한층 더 단단해진 그녀가 LPGA투어에 처음 데뷔하는 해다. 그녀가 신인왕에 오르면 2015년 김세영을 시작으로 2016년 전인지, 2017년 박성현, 2018년 고진영, 2019년 이정은6에 이어 6년 연속 한국인 신인왕의 계보를 이을 수 있다. “프로 첫 우승을 앞세워 신인 왕에 오르겠다”는 각오를 품고 <골프포위민> 카메라 앞에 선 전지원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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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생애 첫 화보 인터뷰라고 들었다.
골프웨어를 벗고 카메라 앞에 선다는 생각에 설랬다. 사진 찍는 것을 워낙 좋아한다. 촬영에 대비해 준비한 것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평소에 셀카를 많이 찍어 오늘 금방 적응한 것 같다.


한국에 자주 들어오는 편인지?
고등학교 때 호주로 유학 간 이후부터는 1년에 2번 정도 한국에 들어오는 것 같다. 대회가 비는 기간이 2주 이상이 아니면 들어올 수 없다. 본가가 대구에 있다. 초등학교 때 친구도 모두 골프를 한다. 항상 어울리는 친구들과 시간을 보낸다.


홀로 유학생활을 버텼다고 들었는데.
고등학교 때 부모님과 떨어져 기숙사 생활을 했다. 힐스국제골프학교는 일반 호주 사립학교인데, 골프아카데미가 같이 운영되고 있어 선수 지망생이 많다. 외로움도 느꼈지만 교육 시스템을 따르려면 정신없이 골프에 매진할 수밖에 없어 시간이 금방 갔던 것 같다.


하루 일과는 어땠는지?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는 정규 수업을 들어야 했다. 영어를 못 해서 숙제를 하는데 고생을 많이 했다. 화요일과 목요일은 점심을 먹고 오후에 골프 연습을 할 수 있었지만 그 외에는 시간을 쪼개 연습을 해야만 했다. 오전 6시에 일어나서 혼자 조깅을 하고 체력훈련을 해냈다. 해가 지고 나면 골프 연습을 할 수 있었다.


정말 혹독한 생활을 했다. 어떻게 버텼나?
오히려 기댈 곳이 전혀 없어 버틸 수 있었다. 스스로 빨리 깨달은 것 같다. 한국에 있었다면 부모님과 코치님의 푸시가 많았을 것이고, 주변 분위기에 휩쓸려 골프를 했을 거다. 하지만 호주에 혼자 있으니 아무도 신경을 안 썼다. 내가 나를 포기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요하는 사람이 없어 스스로 계획을 짜 연습했다. 큰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는지.
아이러니하게 가장 유명해졌던 2018년 US 여자 아마추어 대회 준우승 때가 가장 힘들었다. 당시 대학 골프 리그에 출전해 세계 랭킹을 높여 놓은 상태라 예선 통과 자격을 얻었고 나름 유리한 고지에 있었다. 그런데 입스까지는 아니지만 드라이버만 잡으면 자신감이 떨어졌다. 주변에 조언을 많이 구했는데 정말 대회를 포기할까 생각했다. 결과적으로는 준우승, 세계 랭킹 3위를 얻긴 했지만(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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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출전을 결심하게 된 기폭제는 무엇이었나?
부모님과 대화를 많이 했다. 골프를 1~2년 친 것도 아니고 12년을 친 상태였는데 참 무기력했다. 하지만 골프는 멘털 게임이라는 것을 되새기고, 내 마음가짐과 생각만 바꾸면 된다는 심정으로 다시 도전했다. 경기 3일 전에 미국으로 갔다. 내 실력이 100% 돌아오진 않았어도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플레이했던 것 같다.


현재 미국 생활을 도와주는 사람은 누구인지.
매니지먼트(IMG) 이사님과 동생, 스윙 코치 등이다. 남동생이 올 시즌부터 백을 메기로 했다. 동생도 초등학생 때부터 골프를 했다. 군 제대를 한 후에는 캐디로 전향했고 함께 미국에서 생활할 예정이다. 스윙 코치는 2019년도 US 오픈 출전 당시 소개받았다. 재미동포라 영어와 한국어를 같이 사용하며 레슨을 해주신다.


미국에서 가장 친하게 지내는 선수는 누구인가?
재미동포 예리미 노다. LPGA투어에서는 루키들이 대회에 적응하도록 생활을 도와주는 프로그램(POD)이 있다. 그 프로그램에서 같은 조가 돼 자주 만나게 됐다. 함께 적응하는 법을 배우면서 가까워졌다.


주특기로 꼽을 수 있는 것은?
100m 이내 샷이다. 훈련을 할 때는 항상 타깃을 정해놓고 하는 편이다. 거리별로 30m, 40m 등으로 나누고 내 몸에 익을 때까지 타깃을 조준한다. 스스로 테스트를 하고 10개를 쳐 몇 개까지 성공하는지 카운트하는 방법으로 훈련을 한다.


앞으로의 목표를 들어보고 싶다.
우선 단기 목표로는 시즌 1승과 신인상 수상이다. 그리고 골프팬들에게 ‘LPGA 여동생’이라는 수식어를 듣고 싶다. 기술이 좋은 선수, 멘털이 좋은 선수, 하지만 친근해서 기억에 오래 남는 여동생 같은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다. 나아가서는 박세리 선수처럼 우리 사회에 좋은 에너지를 전파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editor Roh Hyun Ju

본기사는 매일경제신문 골프포위민 207호

[2020년 3월호 기사]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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