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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해외 골프여행에서 벌어진 해프닝

2020.02.18

겨울 시즌이면 해외로 골프여행을 떠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크고 작은 사건으로 즐거운 해외여행을 망치는 일이 종종 있다. 해외 골프투어 중 겪었던 잊지 못할 해프닝들.

# 1 골퍼를 버리고 간 캐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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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0년 전쯤 중국 산시성의 한 골프장에 갔을 때의 일이다. 우리 팀을 담당했던 캐디는 외국인과 함께 라운드 나가는 것을 꺼리는 듯 보였다. 우리도 그의 그런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아 다른 캐디로 바꿔달라고 요청하려고 했다. 하지만 조선족 가이드가 50위안을 캐디에게 내밀며 “문제 일으키고 싶지 않으니 이 돈 받고 라운드에 나가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 광경을 지켜보던 골프장 매니저는 캐디를 불러 호통을 치며 50위안까지 우리에게 다시 돌려주었다. 문제는 라운드 시작 후 7번홀쯤에 이르자 발생했다. 캐디가 갑자기 가이드에게 아까 받지 못했던 50위안을 다시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가이드가 절대 돈을 줄 수 없다고 말하자, 그는 우리를 놔둔 채 카트를 타고 먼저 클럽하우스로 돌아가 버렸다. 우리는 골프장에 항의 전화를 하려 했으나 휴대폰을 모두 카트에 놔둔 상태라 어쩔 수 없이 걸어서 클럽하우스까지 돌아가야만 했다. 당시는 무척 더운 8월이었던 터라 기진맥진한 채로 클럽하우스에 도착해 프런트에 캐디의 행방을 물으며 따졌다. 그런데 캐디는 그냥 집에 가버렸고 그대로 그만두었다고 한다. 매니저는 사과의 의미로 다음에 또 방문할 경우 그린피를 면제해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 후로 산시성은커녕 중국에도 간 적이 없었다. 그 약속이 지금도 유효할지는 모르겠다. - 고정우(무역업, 구력 20년)

# 2 어이없는 인종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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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골프장에서 나는 인종차별을 당한 적이 있다. 당시 나는 사업 파트너들과 함께 라운드로 입장하기 위해 카트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그런데 우리 팀 바로 뒤에 서 있던 아르헨티나 현지 골퍼 4명이 큰소리로 욕을 하는 것이었다. 왜 내게 욕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스페인어를 모두 알아들었기에, 그들의 욕설이 나를 향하고 있다는 것을 금방 알아챘다. 나는 골프장 직원에게 저들의 욕설을 멈추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직원이 그들에게 주의를 주자 그중 한 녀석이 들으라는 듯 큰소리로 “왜 우리가 동양인 다음에 골프를 쳐야 하는 거지?”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또한 “애초에 동양인이 골프를 치는 것이 문제다. 골프는 신사의 게임”이라는 막말도 했다. 게다가 나에게 음료가 든 종이컵을 던지거나 우리 캐디에게 “동양인 밑에서 시종 노릇 하니까 좋겠다”며 시비를 걸었다. 하지만 그들보다 머릿수도 적고 왜소한 내가 할 수 있는 건 골프장 측에 항의하는 것 말고는 없었다. 결국 골프장 측에서 보안요원이 나서 그들을 골프장 밖으로 퇴장시키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여담이지만, 그 후 나는 헬스를 통해 우락부락한 근육질 사나이가 됐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외국에서 인종차별적인 말을 듣지 않게 됐다. - 하선빈(회사원, 구력 6년)

# 3 경매에 나온 내 클럽

5년 전쯤 폴란드로 골프여행을 떠났다가 항공편을 통해 독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클럽백을 위탁수하물로 부쳤다. 그런데 독일 공항에 도착해 보니 내 클럽백이 홀랑 사라져 버렸다. 항공사에 문의해 보니, 적어도 비행기에는 실려 있지 않았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당연히 폴란드 공항에서도 제대로 된 답변을 받지 못했다. 나는 결국 5000유로어치의 클럽을 한순간에 잃어버렸고, 1000유로도 안 되는 보상금을 받았다. 그로부터 3년 뒤, 나는 회사 업무로 다시 폴란드를 방문하게 됐다. 내 역할은 폴란드로 도망간 독일 세금 체납자의 재산을 압수하는 일이었는데, 나는 이 과정에서 그리운 내 골프클럽 세트와 재회하게 됐다. 내 클럽을 벽장 속에 숨겨두었던 체납자에게 이 클럽을 어디서 구했느냐고 물어보니 몇 년 전 폴란드의 장물 시장에서 500유로를 주고 샀다고 했다. 즉, 폴란드 공항 직원 중 누군가가 내 클럽을 빼돌렸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클럽이 내 것이라고 증명하려면 수많은 서류가 필요했고, 현재는 체납자의 재산으로 돼 있기 때문에 결국 자선 경매로 넘어가게 됐다. 마음 아프긴 했지만 진작 잃어버린 물건이라 생각하니 별다른 미련이 남지 않았다. 그저 경매에서 비싼 값으로 팔려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랄 뿐이다. - 페터 클로제(공무원, 구력 10년)

# 4 라운드 중에도 기도하는 이슬람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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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골프 치기 가장 까다로운 유형의 사람을 꼽으라고 하면 단연 이슬람교도라고 말할 수 있다. 예전에 사우디 출신 이슬람교 친구들과 함께 일본으로 골프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 그들은 골프 연습만 해봤을 뿐, 한 번도 라운드를 나간 적이 없었기에 이번 여행에 거는 기대가 굉장히 컸다. 그들은 골프장에 도착했을 때부터 직원들에게 메카의 방향이 어디냐고 물었다. 게다가 클럽하우스의 식사에도 어떤 재료가 들어갔는지 일일이 체크했다. 물론 이런 것은 약과였다. 그들과 함께 라운드를 시작한 지 2시간 후, 갑자기 언제 골프장에서 나갈 수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이제 절반밖에 오지 않았다고 답해주었다. 그러자 그들은 기도 시간이 다가오기 때문에 빨리 기도실로 들어가야 한다며 우왕좌왕하는 것이었다. 아마 골프가 이렇게 오래 걸리는 스포츠인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것 같았다. 결국 우리는 클럽하우스로 돌아가기로 했다. 하지만 클럽하우스와 가장 먼 홀에 있었던 탓에 시간 내에 실내로 이동할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닫자, 결국 그들은 카트를 멈추게 하더니 페어웨이 위에 하얀 천을 깔고 메카를 향해 기도하기 시작했다. 기도가 끝난 후 그들은 라운드를 다시 시작하자고 말했다. 하지만 벌써 다음 팀이 각 홀에 들어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낄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결국 그날 라운드는 포기했다. 이 사건을 통해 내가 얻은 교훈은 이슬람교도와는 절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게임은 하지 말라는 것이다. - 이상윤(무역업, 구력 8년)

# 5 환상의 도둑 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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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프랑스 파리에 도착했을 당시, 나의 짐은 캐리어와 보스턴백, 클럽백 총 3개였다. 택시에서 내린 후 내가 묵을 숙소를 찾던 중 지도를 쳐다보며 걷던 남자와 부딪쳤다. 그 바람에 클럽백이 바닥에 나뒹굴었다. 나와 부딪힌 남자는 꽤 잘생기고 매너가 좋았는데, 자신의 부주의를 인정하며 거듭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리고 유창한 영어로 클럽이 손상됐는지 확인해 보라고 말했다. 또한 손상됐으면 자신이 보상을 하겠다고 했다. 다행히 클럽은 모두 멀쩡했다. 나는 그에게 물건은 무사하니 걱정 말고 갈 길 가라고 말했다. 그런데 내 캐리어와 보스턴백이 어느샌가 사라졌다. 나는 그 남자를 비롯해 주변 사람들에게 내 가방을 가져간 사람을 보았느냐고 물었지만 아무도 본 사람이 없었다. 결국 경찰에게 신고하는 수밖에 없었다. 골프웨어를 비롯해 지갑까지 모두 도둑맞은 탓에 당연히 여행은 엉망이 됐다. 그리고 이틀 뒤, 경찰에게 도둑을 잡았다는 연락이 와서 부랴부랴 경찰서로 갔다. 그런데 도둑은 두 사람이었다. 게다가 그중 한 명은 나도 아는 사람이었다. 나와 부딪혔던 잘생긴 남자였던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호감을 주는 외모를 가진 한 명이 관광객의 시선을 끄는 사이 나머지 하나가 물건을 훔치는 방법은 파리에서 아주 전형적인 수법이라 쉽게 범인을 잡을 수 있었다고 한다. 물론 내가 방심한 탓도 있긴 하지만 정말 아무도 못 믿을 세상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 사건이었다. - 조용문(회사원, 구력 5년)

# 6 불법 택시 단속 현장을 목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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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선전에서 라운드를 마친 후 호텔이 있는 광저우로 돌아가기 위해 택시를 잡고 있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휴일이라 택시가 하나도 없었다. 결국 나는 평소라면 절대 타지 않았을 불법 택시인 헤이처(黑車)를 타게 됐다. 산 하나 없이 끝도 안 보이는 도로를 달리는 도중, 갑자기 뒤에서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울렸다. 교통 공안의 불심검문이었다. 헤이처 기사는 적발 시 면허 취소는 물론 징역까지 살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탑승자는 기사를 위해 자신이 돈을 내고 탑승한 고객이 아니라고 변명해 줘야 할 일종의 ‘예의’가 필요했다. 이 경우 기사를 친구나 먼 친척이라고 둘러대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나는 누가 봐도 고가의 골프채를 갖고 있는 외국인이었기 때문에 공안들은 기사를 의심하며 내리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기사는 바로 액셀러레이터를 밟고 도주하기 시작했다. 물론 내가 탑승한 채로 말이다. 나는 공안들이 혹시나 총을 쏠까 싶어서 좌석 밑으로 몸을 구겨 넣었다. 공안들은 5대의 경찰차를 동원해 우리의 뒤를 쫓았다. 결국 헤이처 기사는 도주를 포기하고 체포에 응했다. 여기서 가장 수혜를 본 사람은 바로 나다. ‘외국인이라 이게 택시인 줄 알았다’고 변명하니, 공안들이 별 말 없이 나를 호텔까지 데려다준 것이다. 게다가 택시비를 지불하지 않았기 때문에 돈도 굳었다. 하지만 경찰차에 쫓기는 일이나 경찰차 뒷자리에 타고 시내를 가로지르는 건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은 경험이다. - 윤태균(프로그래머, 구력 6년)

editor Lee Young

본기사는 매일경제신문 골프포위민 206호

[2020년 2월호 기사]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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