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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150만 덜러 잭폿`의 주인공 NOBODY CAN TOUCH, SEI YOUNG KIM

2019.12.27

LPGA투어 최종전 CME 투어챔피언십에서 역대 최다인 150만 달러(약 17억5000만 원)의 우승 상금 ‘잭폿’을 터뜨린 김세영이 2020년 열릴 도쿄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새 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쾌하고 솔직한 그녀에게 LPGA투어 생활 전반에 대한 이야기와 앞으로의 포부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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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은 올해 LPGA투어 최종전 CME 투어챔피언십에서 극적인 우승을 차지 하며 개인 통산 10승째를 달성했다. 특히 CME 투어챔피언십은 LPGA투어 역 대 최다인 150만 달러(약 17억5000만 원)의 우승 상금이 걸려 있어 잭폿을 터 뜨렸다는 관심을 받았다. 지난 5월 메디힐 챔피언십과 7월 마라톤 클래식에 이 은 시즌 3승째이자 통산 10승이다. 박세리(25승), 박인비(19승), 신지애(11승)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4번째로 통산 10승 고지에 오른 것이다.

CME 투어챔피언십 최종일에 김세영은 1타 차 선두로 출발해 버디 5개와 보 기 3개를 기록했다. 2번홀 버디를 3번홀 보기로 까먹었고, 6~8번홀 연속 버 디로 힘을 내다가 다시 9번홀 보기로 제동이 걸렸다. 후반에도 10번홀 버디 를 14번홀 보기로 맞바꿔 주춤했지만 18번홀에서 천금같은 8m 우승 버디를 낚았다. 우승 동력은 페어웨이 안착률 100%의 정확한 티 샷이었다. 김세영 은 나흘 동안 선두를 지킨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2위 찰리 헐과 대니 얼 강을 꺾었다.

역대 최고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해 잠시 여유를 부릴 만도 하지만 그녀는 오히려 올림픽이라는 큰 목표를 앞두고 더욱 강하게 채찍질했다. 4년 전 리우 올림픽에 태극마크를 달고 나선 김세영은 공동 25위라는 만족스럽지 못한 결 과를 받았다. 먼저 경기를 끝낸 김세영은 박인비가 금메달을 따 시상대 맨 꼭 대기에 오르는 모습을 지켜보며 처음 출전한 올림픽을 아쉬움으로 끝냈다. 그 리고 김세영은 4년 뒤인 2020년을 기약해야 했다. 2019시즌 활동을 끝내고 돌아온 김세영을 서울 청담동의 한 레스토랑에서 만나 지금까지의 근황과 앞 으로의 목표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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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3주 정도 시간을 보낸다고 들었다. 한국에 잠시 들어온 LPGA투어 선 수들과 작게 파티를 열었어요. 저 이번에 큰 거 하나 했잖아요. 어깨에 힘 좀 주고 참석했죠(웃음). 올해 고생했다는 의미로 모여서 회포를 풀었어요. 초 등학교 때부터 대학교 때까지 친구들은 전부 골프로 만난 운동부 친구들밖에 없어요. 스폰서 스케줄도 많았지만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데 주력했어요.

CME 투어챔피언십 우승 당시 동료들이 축하 물세례를 해줬다. 그중 고진영이 바 지 주머니 양쪽에 물을 콸콸 쏟았는데. 진영이는 후배 중에서 유일하게 장난을 받아치는 ‘웃긴’ 친구예요. 축하 물세례를 바지 주머니에 뿌린 것만 봐도 아 시겠죠? 최근에는 진영이가 유튜브를 시작했더라고요. ‘너가 가수 수지도 아 닌데 선크림 바르는 거는 왜 찍느냐’고 놀렸더니 본인 기준에서 예쁜 척을 덜 한 거라며 받아치더라고요. 바지 주머니에 물을 왜 뿌린 건지는 다음에 만나 면 물어볼게요. 무엇보다 많은 동료들이 우승 순간까지 기다려줘서 고마웠어요.

또 기억에 남는 축하가 있을까. 우승을 하고 난 뒤 박현주 전 미래에셋대우 회장님께 전화를 드렸는데 첫마디가 “잭폿 터졌어?”였어요. 잭폿이 터졌다는 표현이 딱 맞더라고요. 박 회장님의 축하 가 기억에 많이 남아요. 미래에셋대우에서 10년째 후원을 받고 있거든요. 그리고 통산 10승을 함께했죠. 운동선수는 운동만 해야 한다는 이유로 사내 행사에 일절 부르지 않아 요. 골프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정말 감사 한 분이었죠.

최종일 우승을 결정 짓는 8m 퍼팅을 하자마자 뒤를 돌았다. 왜 그랬나? 정확히 말하면 공이 휘어질 때 뒤를 돌았어요. 그리 고 갤러리를 지켜봤죠. 갤러리가 환호하면 내가 우승한 것 이고, 아니면 실패라고 생각했어요. 환호성이 터져 안도했 어요. 공은 확실하게 어려운 라이에 있었어요. 오히려 헷갈 리는 라이었으면 부담이 생겼을 텐데 왼쪽, 오른쪽이 확실 히 보였죠. 퍼팅을 하기 전까지 별 이상한 생각이 많이 들더 라고요. ‘지금 3퍼팅을 하면 내 순위가 어떻게 되지?’ 이런 것이요(웃음).

팽팽한 승부를 펼쳤는데 스코어를 알고 플레이했나? 스코어를 알았으면 17번홀에서 세컨드 샷을 공격적으로 해서 어떻게 든 버디를 만들었을 거예요. 스코어를 몰라서 노멀한 플레 이를 했어요. 넬리만 생각하다 찰리의 추격 상황은 전혀 몰 랐어요. 아직도 17번홀 플레이에는 아쉬움이 남아요.

상금이 PGA투어보다도 큰 금액이었는데 대회장 분위기는 살벌 한 편이었는지. 저도 살벌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오히려 안정된 분위기였고 LPGA투어 선수들은 욕심이 없어 보였어요. 넬리는 장난 치고 수다스러웠어요. 상금을 의식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죠. 이번 상금은 특별했지만 남자 골퍼들의 상금 규모를 보면 부러울 때가 많아요. 테니스 경기를 보면서도 느끼죠. '여자 골프의 위상을 올려야 할까' 그런 생각이 자주 들어요.

마지막 홀에서 캐디와 어떤 대화를 나눴나? 캐디와 말을 하지 않았어요. 지금 함께하는 캐디가 홀의 정보를 주는 것을 좋아하고 당연하게 생각하는데, 오랜 시간 지나다 보니 저에게는 그게 ‘정보’로 다가오지 않더라고요. 예전에는 ‘핀까지 120m 남았고, 그린 에지까지 100m 남았다’ 고 알려줬는데 이제는 남은 거리에 맞는 클럽 숫자 하나만 심플하게 알려줘요.

담력이 원래 좋은 편인지. 아니에요. 놀이기구는 전혀 못 타요. 담력은 좋지 않은데 승부욕이 정 말 세요. 지고는 못 사는 성격이죠. 그것 때문에 우승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한국 선수 사이에선 아무래도 올림픽이 이슈일 듯하다. 맞아요. 외국 선수들이 대회가 끝나면 ‘너 희 완전 찬바람 불어’라고 하더라고요. 올림픽 경쟁 때문에 한국 선수들 사이의 분위기가 냉랭 해진다고요. 올림픽은 운동선수로서 상징적인 대회잖아요. 아무래도 금메달을 따는 것이 특 별하게 느껴져요. 한국 선수들이 금메달에 대해 자부심을 많이 느끼는 편이죠.

4년 전, 처음 올림픽에 대한 기억을 떠올려보자. 그때는 출전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 감정 조절이 잘 안 됐어요. 준비도 ‘투 머치’였죠. 박인비 언니가 금메달을 따는 과정을 다 지켜봤어요. 그 는 정말 성숙하다는 것을 느꼈죠. 금메달을 딴 선수는 정말 다르게 보여요. 요즘 예능 프로그 램에 나오는 이상화 선수도 멋있어 보여요. ‘금메달을 따기 위해 얼마나 희생을 했을까’ 그런 생각이 들죠. 이번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절대 실수를 반복하지는 않을 거예요.

그 당시 박세리 감독이 밥을 해줬다고 들었다. 박세리 감독님의 부대찌개, 정말 맛있었어요. 그런 데 양이 상상을 초월했어요(웃음). 곰탕 끓이는 아주 큰 냄비에 찌개를 끓였는데 손이 정말 크 더라고요. 올림픽을 위한 이미지 트레이닝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고. 일반 대회를 나갔을 때 지금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순간이라고 이미지를 떠올려요. 7월에 우승한 마라톤 클래식 때 그 방법을 이용했죠. 그리고 4년 전 올림픽 출전 당시 받은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을 늘 갖고 다녀요. 스마트폰 뒷면엔 올림 픽 오륜기가 새겨져 있어요. 4년간 고장도 나지 않았어요. 방탄 소재로 만들어진 것 같기도 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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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준비를 위해 한국을 빨리 떠난다고 들었다. 미국 마이애미로 가서 다이아몬드 리조트 토너먼트 에 참가하려고 해요. 3주 정도 훈련을 하고 아시아 대회는 태국부터 나갈 예정입니다. 내년에 출전하 는 대회는 25개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어요. 6월에 올림픽 출전 선수 명단이 확정되기 때문에 상반기에는 최대한 자제하려고 해요. 초반에 많이 나가기보다는 적게 나가더라도 플레이를 잘해야 출전권을 획득할 수 있거든요. 4년 전에도 상반기 우승 2회가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것 같아요.

2015년 이후로 LPGA투어에서 5년 연속 한국 선수들이 신인왕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드는지. 애들이 잘 따라오네?(웃음) LPGA투어에 진출하는 후배들이 많아졌어요. 지금이라도 LPGA투어 진 출을 꿈꾸고 있다면 일단 와서 부딪히라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미리 준비하고 그런 것보다는 그냥 부딪히라고. 막상 해 보면 다 된다고 용기를 주고 싶어요.

KLPGA투어가 많이 변했는데. LPGA투어만큼은 아니지만 규모가 정말 많이 커졌어요. 시즌 종료 후 바로 개막전을 하더라고요. 후배들에게 ‘너희 안 쉬냐’고 물어봤어요. 또 선수들이 정말 잘 꾸미고 다 니더라고요. 저는 제 나름대로 내추럴 뷰티를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꾸미는데 관심은 많은데 감각 은 없는 것 같아요.

어떤 선수가 가장 잘 꾸민다고 생각하나? 제 주변에서는 유소연 언니가 화장을 정말 잘해요. 18홀 플레이 내내 화장이 번지는 일이 없죠. 혹시 누가 제일 화장을 많이 고치는 줄 아세요? 박성현이에요. 파 운데이션 쿠션을 항상 두드리고 있죠. 그런 걸 볼 때마다 저 친구도 천상 여자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요(웃음).

여자 골퍼 중 주당을 꼽자면? 박성현과 김민선5. 그 두 명이 술이 굉장히 세요. 멈추는 것을 본 적이 없어요. 저는 주당처럼 생겼다고 하는데 정말 못 마시는 편이에요. 맥주 한 캔에 취하죠.

그렇다면 스트레스는 주로 어떻게 푸나. 맛있는 음식 먹는 걸 좋아해요. 특히 떡볶이. 한국에 들어와서 는 동네별 떡볶이 맛집을 돌아다녀요. 그리고 미국에 있을 때는 앞집에 사는 이민지, 이미향과 늘 붙어 있는데요. 만나서 수다 떨고 카페 가서 빵 먹고, 버블티 마시면 스트레스가 다 풀려요. 요즘에는 드라마 <배가본드> 보는 게 낙이었어요. 경기할 때도 틈틈이 봤죠(웃음).

여행을 자주 다니진 않는지? 사실 많은 나라를 돌아다니지만 골프백이 있으면 여행이라고 느껴지지 않아요. 제시카 코다가 최근 프라하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주더라고요. 골프백 없이 프라하에서 놀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에비앙 챔피언십에 가면 그 주변에 볼거리가 정말 많거든요. 그래도 여행을 못했어요. 골프웨어 벗고, 백도 내려놓고 유럽여행을 한번 가보고 싶어요.

상금을 ‘의미 있는 일’에 사용하고 싶다는 인터뷰를 했었다. 제 롤모델이 로레나 오초아예요. 힘들 때 그 분을 보면서 마음을 잡고 방향을 설정하곤 했죠. 최근 에 멕시코 선수들과 대화를 나눴는데 오초아가 선수 육성을 위한 재단을 만들고 전액 지원도 해준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지금까지 상금을 많이 벌었고, 또 앞으로도 벌어들일 예정이에요. 이 상금을 사회를 위해 좋은 방 향으로 쓰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요. 다음 세대 선수들이 제가 걸어간 길을 따라왔으면 좋겠어요.

스스로에게 몇 점을 주고 싶은지? LPGA투어에 데뷔한 첫해부터 2년까지는 100점을 주고 싶어요. 그게 저의 최선이었거든요. 그 이후의 2년은 너무 아쉬워서 점수 를 낮게 주고 싶어요. 목표가 흐렸어요. 그때 당시 성적 보다는 기술에 더 신경을 썼어요. 하지만 선수의 임무 는 성적을 내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죠. 올해는 그런 의 미로 150점을 주고 싶어요.

editor Roh Hyun Ju

본기사는 매일경제신문 골프포위민 204호

[2020년 1월호 기사]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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