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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인주연, 날개를 펴다

2018.05.30

힘든 시절을 보냈던 선수답지 않게 인주연은 마냥 밝았다. 얼마 전 KLPGA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했지만 기쁜 기색보다는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고, 자기반성을 하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인주연은 이제 날개를 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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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닌한 화이트 롱 드레스는 앤아더스토리즈, 샤이니한 디테일이 포인트인 스니커즈는 렉켄.

사복 입고 화보 촬영을 하는 건 처음이라는 인주연은 연신 싱글벙글이었다. 촬영이 어렵냐, 골프가 어렵냐는 질문에 “촬영이 훨씬 어렵다”면서도 알아서 새로운 포즈를 잡고, 자연스러운 표정 지으며 촬영장에 밝은 분위기를 퍼뜨렸다. 인주연은 힘든 시간을 보냈다. 초등학교 때 육상, 태권도를 하다가 중학교 1학년 때 아버지의 친구가 운영하던 실내 골프연습장에서 처음 골프채를 잡았다. 재미는 없었지만 소질이 있었다. 어렸을 때 운동했던 기초가 쌓여 남다른 장타를 뽐냈다. 또래 중 인주연보다 멀리 치는 친구는 없었다. 그러나 탄탄대로를 걷진 않았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연습장 근처 원룸에서 자취를 했다. 가정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훈련 비용을 마련하기도 힘들었고 장비 교체는 더 어려웠다.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다. 우여곡절 끝에 프로 골퍼가 됐으나 2015년 1부 투어에서 상금 70위에 머물러 2부로 내려왔다. 지난해 다시 1부 투어에 올라왔으나 상금을 벌기 위해 1, 2부를 오가며 경기했다. 평일엔 2부 투어, 주말엔 1부 투어를 뛰는 식이었다. 거의 매일 대회를 치르느라 쉴 시간, 운동할 시간도 부족할 지경이었다. 인주연의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 5월 13일 KLPGA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2차 연장 끝에 첫 우승컵을 들었다. 우승 직후 많은 눈물을 쏟아내며 팬들에게 인주연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그의 우승 뒤엔 많은 이들의 도움이 있었다. 최경주재단의 후원과 전지훈련, 지난해 만난 박진영 원장, 그의 모든 걸 케어해주시는 어머니, 그 외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인주연의 첫 우승을 일궈냈다. 첫 우승 이후 정신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제 날개를 펴기 시작한 인주연. 그를 이해하기 위한 핵심 키워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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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러 칼라의 화이트 셔츠와 체크 패턴의 팬츠는 모두 논로컬, 블랙 버클 장식의 화이트 스니커즈는 미나 페리카.

# 첫 우승

첫 촬영 맞나? 너무 자연스럽다. 촬영이 골프보다 어렵다. 제가 잘 웃어서 그런지 촬영할 때 다들 칭찬을 많이 해주시더라. 처음으로 사복 입고 촬영도 해보고, 기분이 좋다. 다른 골퍼들이 하는 걸 보면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잘하니까 그런 일도 할 수 있는 거 아니겠나. 촬영, 인터뷰 등 없던 일이 마구 생기고 있다.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데, 이런 부담감을 자연스럽게 이겨낼 수 있도록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와 올해, 첫 우승을 할 때까지 실력에 큰 변화가 있었나? 있다. 스스로가 많이 느낀다. 지난 겨울에 박진영 원장님을 만났다. 이후에 몸에 힘을 빼는 스윙을 골프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알게 됐다. 원래 온 몸에 힘을 주고 스윙했는데 지금은 힘을 빼고 팔로 휘두르는 느낌으로 스윙을 한다. 긴장되는 상황에서도 힘이 안 들어가서 미스 샷이 줄었다. 원래 샷이 엄청 오락가락해서 OB도 나고 해저드도 많이 빠졌는데 지금은 기복이 줄었다. 스스로도 이렇게 하면 되겠다는 것이 느껴진다. 아직 부족하긴 하지만 처음 깨닫게 된 부분이다.

우승 전후로 가장 달라진 건? 주위에서 축하를 받을 때마다 실감이 나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평소엔 아무렇지 않다가도 그런 얘기를 들으면 생각이 많이 든다. 대회장에 가도 이제 갤러리들이 많이 알아봐주시고, 티 오프 시간도 좋은 시간으로 바뀌고 프로암도 가게 되니 스케줄도 더 여유가 생겼다.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다. 하지만 인주연의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 5월 13일 KLPGA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2차 연장 끝에 첫 우승컵을 들었다.

# 강심장

강심장이라고 소문이 났는데? 기사나 댓글 내용에 담담하게 플레이하다가 우승하고 나서 눈물을 흘려 감동을 받았다는 글이 많았다. 그런데 사실 엄청 떨고 있었다. 담담하지도 않았다. TV로 내 모습을 봐도 떨리는 게 보였는데, 사람들이 담담하다고 하더라. 사실 멘털이 약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이유가 있나? 누군가가 안 좋은 얘기를 하면 마음에 담아두고 혼자 생각한다. 고민도 누구에게 얘기 안 하고 담아두는 편이다. 경기 때도 이런 것이 영향을 준다. 게임이 말리기 시작하면 안 좋은 생각이 들면서 더 말리곤 한다. 관심이 커진 만큼 앞으로가 더 걱정이 된다.

# 장타

타고났나? 어렸을 때 태권도, 육상을 해서 그런지 기반이 된 것 같다. 또 운동하는 걸 좋아해서 쉬는 날에도 틈틈이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피트니스 등 을 한다. 그런 것이 쌓여서 장타를 만드는 기반이 되지 않았나 싶다.

체력적인 부분을 따로 관리하나? 작년에 분명히 부담이 심했을 텐데. 지난해 같은 경우엔 따로 운동하지 않았다. 거의 매일 경기를 했기 때문에 시간을 따로 낼 수 없었다. 몸이 힘들면 빨리 쉬어야 하는 스타일인데 작년에 제대로 쉬지 못해 힘들었다. 올해는 체력 관리를 위해 일주일에 두 번씩 꾸준히 운동하고 있다. 또 불안하면 연습을 과도하게 하는 편인데, 지금은 필요한 훈련 위주로 하면서 충분한 휴식도 취할 예정이다.

editor Won Jong Bae

본기사는 매일경제신문 골프포위민 185호

[2018년 6월호 기사]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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