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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가장 ‘핫’한 소녀, 최혜진

2017.12.27

최혜진은 아마추어로 프로 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 프로 전향 후 4개월 만에 첫 승을 신고한 차세대 빅스타다. 2018년 행보가 주목되는 준비된 신인, 최혜진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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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10일, 베트남 호찌민 트윈보도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2018 시즌 개막전 효성 챔피언십에서 최혜진이 데뷔 첫 우승을 차지했다. 부산 학산여고 3학년인 최혜진이 국가대표를 거쳐 프로 전향을 선언한 지 불과 석 달 보름여 만의 일이다. 최혜진은 2017 시즌 KLPGA투어에서 아마추어 신분으로 2승을 거뒀다. 역시 아마추어 자격으로 나선 LPGA투어의 메이저 대회 US 오픈에서도 2위를 차지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당시 우승은 세계 랭킹 1위 박성현이었다. 하지만 최혜진은 박성현에게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공격적인 플레이로 대항했다. 이 대회를 통해 최혜진은 KLPGA를 넘어 세계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리게 됐다.

지난 8월 말 프로로 전향할 당시 최혜진은 세계 랭킹 21위로 출발했다. 효성 챔피언십 우승으로 평점 4.5점을 추가한 후에는 랭킹 13위로 껑충 뛰었다. 또한 우승 상금 1억4000만원을 적립하며 KLPGA 상금 랭킹 1위로 치고 나갔다. KLPGA투어 사상 신인이 시즌 개막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진기록까지 세웠다. 새로운 역사를 쓴 최혜진에게 ‘슈퍼 루키’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올해 KLPGA 신인왕은 최혜진이 떼놓은 당상이라는 얘기가 나돌 정도다. 프로 데뷔 첫 우승에 대한 부담감도 빠른 시간 만에 털어냈기에 최혜진의 2018 시즌에 기대가 모아진다. 여자골프계에서 탄탄대로를 달릴 최혜진과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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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1999년 8월 23일 소속 롯데골프단 경력 국내 3승(2017 효성 챔피언십 with SBS, 2017 LF포인트 왕중왕전, 보그너 MBN 여자오픈)

19세 최혜진, 유니폼을 벗다

필드 밖에서 본 최혜진은 또래처럼 부끄럼을 많이 타고, 하이힐보다 운동화가 더 어울리고 편한 10대 소녀였다. 촬영용으로 준비한 구두를 신고 걷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휘청거리는 최혜진을 지켜본 스태프는 엄마 미소, 아빠 미소를 자동 발사하곤 했다. 필드를 압도하는 카리스마는 온데간데없고 부끄러운 듯 수줍게 웃는 최혜진의 미소는 카메라에 더 매력적으로 담겼다. 최혜진은 하이힐을 신고 촬영하는 게 골프보다 어렵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는 이제 교복을 벗고 갓 대학에 입학하는 나이다. 원피스와 하이힐보다는 교복에 운동화, 이보다는 골프 룩이 익숙하다. 최혜진은 “2014년부터 줄곧 국가대표로 뽑혔다. 대부분 합숙훈련을 하며 지냈기 때문에 국가대표 유니폼 아니면 학교 교복만 입었다. 그러다보니 프로암 행사에서 마땅히 입을 옷이 없었다. 상금을 벌자마자 옷부터 샀다”고 말했다. 그리고 잦은 경기 출전으로 또래에 비해 고등학교에 대한 추억이 적다는 점, 더 이상 교복을 입을 수 없고 매점에서 불량식품을 사먹을 수 없다는 점이 졸업에 대한 아쉬움을 남긴다고 말했다.

또 필드에서 교복처럼 입었던 국가대표 유니폼과 작별해 시원섭섭하다고 전했다. 최혜진은 지난 8월 보그너 MBN 여자오픈을 제패한 후 프로로 전향했다. 프로 데뷔를 앞둔 당시 여러 골프웨어 브랜드가 최혜진과 계약을 맺기 위해 러브콜을 보냈다. 4년 동안 국가대표를 지낸 최혜진은 “국가대표 유니폼은 화이트 셔츠에 블루 혹은 레드 팬츠로 정해져 있다. 유니폼을 오래 입어서인지 심플한 스타일링을 좋아한다. 계약한 브랜드에 블랙앤화이트의 룩을 연출하고 싶다고 먼저 제안했다”고 말했다. 4라운드 때 선택하는 시그니처 컬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직까지는 없다. 국가대표 팀으로 활동할 때는 최종일에 단결의 의미로 빨간색 바지를 입는 관행을 따랐다. 실제로도 좋은 성적을 내기도 했다. 지금은 여러 가지를 시도하는 단계”라고 답변했다. 프로 첫 승을 신고한 KLPGA 개막전 최종일에서 최혜진은 블랙과 레드를 매치했다. 그녀의 팬이라면 앞으로의 컬러 매치를 지켜보며 시그니처 컬러는 점쳐보는 것도 재미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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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의 승부사 기질로 슈퍼 루키의 계보를 잇다

최혜진은 2017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그리고 어리지만 강한 근성의 소유자로 이름을 떨쳤다. 지난 효성 챔피언십 최종일에서는 선두 빠린다 포칸(태국)에게 5타 차로 뒤진 4위로 시작했지만 흔들림 없이 자기 골프를 쳤고 역전승을 거둬 승부사의 면모를 과시했다. 구력이 오래된 선수도 최종일의 압박을 견디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최혜진은 오히려 타수 차이가 많이 나다 보니 당시에 압박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녀는 “2라운드에서 실수가 많았다. 그때를 돌이켜보면서 잘못된 것을 고치려는 생각을 했다. 최종일을 견디는 특별한 노하우는 없다. 운 좋게 우승까지 이어졌다”라고 말했다. 역전승의 결과는 짜릿했다. 프로 데뷔 4개월 만에 세계랭킹 13위로 도약하는 값진 결과가 따랐다. 최혜진은 과거 슈퍼 루키로 이름을 날린 김효주, 전인지, 박성현, 이정은의 계보를 이을 선수로 지목되고 있다. 우선 최혜진은 세계 랭킹이 이정은(23위)보다 높아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선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혜진은 “올해 세계 랭킹 1위까지 오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KLPGA투어 경기를 참가하면서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장담하지는 못한다. 1위에 가까워지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려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통할 수 있는 경쟁력에 대해서는 정확한 샷을 꼽았다. US 오픈에서 준우승을 한 이력이 있는 최혜진은 “모든 투어에서 동양 선수보다 서양 선수가 비거리 부문에서 월등하다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여자투어에서는 남자투어만큼의 큰 격차가 벌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정확한 샷이 경쟁력이라고 본다. 정확도가 높을수록 기회를 많이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혜진은 지난 시즌 KLPGA투어 평균 드라이브 거리 부문에서 7위(255야드)를 기록했다. LPGA투어에서 7위(270.63야드)를 기록한 박성현과는 차이가 있다. 그래서 이번 동계훈련 동안 15야드 정도 늘리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최혜진은 “경기를 하다 보면 체력이 떨어지고 리듬이 틀어지기 마련이다. 시즌 중간에 스윙 교정하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다. 그래서 시즌 초반에 비거리를 최대로 늘리려는 계획을 세웠다. 한국에 있는 동안은 날씨가 추워 연습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보완하고 있다”고 전했다.


준비된 신인왕, 2018 시즌 독식을 꿈꾸다

최혜진은 풀 시즌을 소화하는 것이 처음이다. 더군다나 올해는 루키 시즌이다. 최혜진은 2017년 데뷔했지만 시즌 후반부터 출전을 시작해 2018년 신인으로 처리된다. 그녀의 첫 번째 목표는 신인왕이다. 그리고 기억에 남는 루키가 되는 것을 두 번째 목표로 한다. 최혜진은 KLPGA 사상 최초로 신인이 시즌 개막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쾌조의 행보를 보였다. 좋은 컨디션으로 다승까지 이어진다면 올 시즌을 독무대로 펼칠 가능성도 충분하다. 새 시즌을 맞이하기 위해 최혜진은 1월 중순 미국으로 떠난다. 훈련을 떠나기 전에는 맛집 투어를 다니고 좋아하는 가수 빅뱅의 연말 콘서트를 즐겼다. 또 ING생명 챔피언스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서 함께 활약한 KLPGA팀 멤버들과 여행을 떠나기 위해 시간을 맞췄다. 2018년은 최혜진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해다. 혹독한 동계훈련을 자양분 삼아 한층 성장해 돌아올 그녀에게 2018년은 정식 출전하는 풀 시즌 투어와 대학 진학 등의 이슈로 흥미롭고 설레는 한 해가 될 것이다. KLPGA투어는 한동안 휴지기를 가진 뒤 3월부터 재개된다. 2018년에는 준비된 신인왕 최혜진의 행보에 주목해 보는 것은 어떨까.

editor Roh Hyun Ju photographer Chung Woo Young

본기사는 매일경제신문 골프포위민 181호

[2018년 1월호 기사]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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