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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호] 프린트 갭 이미지 이메일 전송 갭 이미지 리스트
김시우의 드라마
기사입력 2016.12.06 16:4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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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우에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1승은 긴 호흡으로 페이스를 조절하는 마라톤과 같은 작품이었다. 타고난 재능 대신 성실과 인내로 갈고닦은 김시우 자체가 드라마다. 2016 PGA투어 윈덤 챔피언십의 우승자 김시우를 만났다.
7세 때 골프채를 잡기 시작해 20대를 질주하고 있는 김시우는 속도나 기록보다는 자신을 스쳐가는 풍경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살고 있다. 2012년 의도치 않게 역대 최연소로 PGA투어 퀄리파잉 스쿨(Q스쿨)을 통과했고, 2016년에는 PGA투어 윈덤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신인으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지만 가볍게 들뜨지 않는 이유다. 아메리칸 드림의 쟁취엔 자부심을 가지되 자만 하지 않고, 장애물에 묵묵히 부딪치고 경험은 값지게 치부하는 것. 김시우의 마음가짐이다. 남들 보다 빠른 성공을 거둔 것처럼 보이지만 여기까지 온 김시우에게도 숱한 어려움이 있었다. 그는 우승 하나로 뜬 선수가 아니고, 우승 한 번 하고 말 선수도 아니다. 슬픔을 아는 사람이 더 근사하 다는 것을 김시우를 보면서 알았다.

PGA투어가 주목하는 김시우의 위상 김시우는 PGA투어행이 빨랐다. 2012년 사상 최연소로 PGA투어 Q스쿨에 합격하는 기록(17세 5개월 6일)을 세웠다. 그러나 만18세 이상에게만 출전권을 주는 관례에 따라 8개 대회에만 초청받았고 결국 2부투어(웹닷컴투어)로 밀려 2년간 힘든 시간을 보냈다. 2014년에는 웹닷컴투어 19개 대회 중 4차례만 컷 통과하며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렸다. 다행히 지난해 7월 웹닷컴투어 톤브래클래식에서 우승을 거뒀고, 상금 순위 10위를 기록해 PGA투어 출전권을 다시 얻게 됐다. 돌아온 PGA투어 무대에서 김시우는 거세게 몰아쳤다. 그는 하위권(272위)에서 출발했다. 이후 시즌 초 열린 하와이소니오픈에서 처음 톱10(4위)에 이름을 올리며 세계 랭킹 100위권에 진입했다. 그리고 윈덤 챔피언십에서 대망의 첫 우승을 거두며 62위로 뛰어올랐다. 이후에는 나날이 랭킹을 경신했다. 페덱스컵 최종전에서는 톱10에 올라 52위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시즌 동안 그는 세계 랭킹을 220계단이나 상승시켰고 톱10에 총 5번 이름을 올렸다. 시즌 상금은 308만6369달러. 신인상을 노렸지만 아쉽게도 불발됐다. 하지만 올 시즌 기록은 신인상을 받아도 손색이 없다. 그에게 PGA투어행의 계기와 어려움, 우승 후 얻은 새로운 목표에 대해 물어봤다.




지난 8월 윈덤 챔피언십에서 첫 승을 거둔 후 어떻게 지냈나요? 쉴 시간 없이 계속 골프만 쳤어요. 플레이오프 4개 대회에 연속으로 출전했고, 10월에는 2년 만에 국내 경기에 나섰죠. 지금은 월드골프챔피언십 (WGC) 중인데, 한국에 잠깐 와서 머무는 일주일이 첫 휴식이에요. 한국에 와선 극장에서 코미디 영화를 본 것 외엔 특별한 일이 없어요. 생각보다 우승의기쁨을 많이 즐기지 못한 거 같아요. 쉴 때는 골프채를 안 잡았어요.

한국에서 시합을 나간 건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이었죠. 오랜만에 한국과 미국에서의 환경을 비교해볼 수 있는 기회였을 것 같은데, 어땠나요? 생각보다 많은 갤러리가 저를 알아봐 주셔서 놀랐어요. 경기 도중에 잘 안 풀리면 인상을 찡그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젠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웃음). 미국에선 매주 가는 곳마다 잔디 종류가 다르고 날씨도 차이가 있어 매번 새롭게 적응을 해야 했어요. 처음 미국에 왔을 때는 한국보다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엔 한국이 더 새롭고 조심스럽게 느껴졌어요. 우선 시합 때 좋은 성적을 내서 한국 팬들께 저를 알리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국가대표 상비군과 국가대표를 지낸 후 거의 바로 미국 무대로 직행했죠. 원래부터 계획이 있었나요? 사실 미국행이 결정되기 두세 달 전까지는 제가 미국에 간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어요. 원래는 2014년 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해야겠다는 목표가 있었거든요. 당시 소속된 한국 매니지먼트사가 먼저 미국행을 제안했어요.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고 PGA투어 Q스쿨에 갔는데 얼떨결에 붙어버린 거죠. 본의 아니게 프로 턴을 하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1, 2차만 넘어보자는 쉬운 생각으로 갔어요.

당시 18언더파 공동 20위를 기록하면서 PGA투어 카드를 쥐게 됐죠. 그런데 나이 제한 때문에 시합을 못 뛰게 됐는데, 그때 심경은 어땠나요? 주변에서 참 안됐다는 말, 그래도 마음 편히 지내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었어요. PGA투어 시합은 생일이 지난 후 출전할 수 있었는데 시즌에 남은 대회가 8개밖에 없었거든요. 8개 대회를 반드시 잘해야만 한다는 생각에 압박을 많이 받았죠.

결과적으로는 8개 대회에서 기권 1번과 컷 탈락 7번을 하며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고 웹닷컴투어로 떨어졌어요. 웹닷컴투어에서의 생활은 어땠나요? 그때 처음으로 골프에 질렸어요. 성적이 날 때는 재미있고 고생한 보람이 있다고 느끼지만, 당시에는 웹닷컴투어에서도 못 치고 PGA투어에서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에 무너질 때가 많았어요. 그리고 Q스쿨을 다시 봐야 한다는 사실이 가장 두렵고 괴로웠어요. 아마추어 신분으로 프로 시합에 나갈 때는 압박이 별로 없었어요. 지금은 시드를 유지해야 골프를 칠 수 있잖아요. 그 생각 때문에 힘들었어요. 무조건 생존해야겠다는 생각이 컸어요.

긴 슬럼프에 빠져서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 대한 열등감이나 자격지심은 없었나요? 퍼팅 입스가 올 정도로 힘들었어요. 그래도 무조건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합을 거르지 않고 나갔어요. 시즌 동안 편히 쉰 날이 일주일 정도였던 것 같아요. 주변에서 얻을 수 있는 좋은 경험을 얻어야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골프를 치는 것 외에 시간을 어떻게 보냈나요? 쉬지 않고 대회에 거의 다 나갔어요. 집에서는 아무생각 없이 쉬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어요. 투어 선수들과는 나이 차가 많아 나서 막역하게 지내지는 못했어요.

다행히 지난해 7월 스톤브래클래식에서 우승 후 2016년 PGA투어에서 큰 활약을 했는데, 웹닷컴투어 때 302.2야드였던 평균 드라이버 거리가 293.5야드로 오히려 줄었어요.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웹닷컴 투어의 코스 레이아웃은 대부분 드라이버를 치기 좋게 돼 있어요. 페어웨이에서도 런이 잘 나고요. 그런데 PGA투어로 오니 레이아웃이 확실히 어려워서 이젠 계산적으로 치는 편이에요. 웹닷컴투어에는 PGA투어로 가고자 하는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모이는데, 대부분 젊은 선수라 공격적으로 붙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됐어요. 스코어를 관리하는 능력은 웹닷컴투어에서 많이 길렀어요.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곳이었어요.

지난 8월 윈덤 챔피언십을 제패하면서 PGA투어 첫승을 올렸어요. 앞으로 2년 동안 시드를 확보했는데 느낌이 어때요? 기뻐요. 웹닷컴투어로 밀려난 후에는 PGA투어 진출만 바라보고 살았어요. 초반에 어렵게 투어를 시작해서 항상 살아남아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했어요. 저는 생존형 선수 같아요. 앞으로 시드 걱정 없이 PGA투어를 뛸 수 있어서 그게 가장 기뻐요.

우승을 하게 된 터닝포인트는 무엇이라고 생각해요? 시즌 초 하와이에서 열린 소니오픈이었던 것 같아요. 그때 톱4까지 올랐을 때 샷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어요. 우승을 아쉽게 놓치긴 했지만 더 열심히 하면 올림픽 무대에도 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올림픽에 나가도 메달을 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번 올림픽에는 세계적인 선수들이 불참했는데, 메달은 상위권 선수들이 차지했어요. 쉬운 무대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노력해서 앞으로 열릴 올림픽에 두 번 정도 나가고 싶은 꿈이 있어요.

우승 이후 한국인 최연소 챔피언(21세 2개월)이라는 기록을 세웠어요. 노승열 선수의 기록(22세 10개월) 보다 앞서는데, 이전까지는 ‘제2의 노승열’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잖아요. 역전을 한 기분이 어때요? 좋죠. 승열이 형과는 교동초등학교 골프부 시절부터 알고 있었어요. 어릴 때는 승열이 형처럼되고 싶어서 열심히 했어요. 성적도 좋고 스윙도 좋아서요. 지금은 미국에서 같이 연습 라운드를 하고 있어요. 형이 미국 생활에 대해 조언도 많이 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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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Roh Hyun Ju

본기사는 매일경제신문 골프포위민 168호 [2016년 12월호 기사]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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