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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제40회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자 허인회의 부활

2021.06.04

허인회가 제40회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6년 동안 이어진 우승 갈증을 시원하게 씻어냈다. 캐디로 활약한 아내 육은채 씨의 내조를 받으며 부활에 성공한 허인회의 우승 스토리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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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9일, 경기 성남시 남서울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GS칼텍스 매경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허인회가 최종 합계 5언더파 279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2015년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서 코리안투어 통산 3승 고지에 오른 이후 6년 동안 이어진 우승 가뭄을 떨쳐낸 셈. 그 결과 우승 상금 3억 원을 받아 상금랭킹 1위에 등극하는 한편 메이저급 대회 우승자에게 주는 5년짜리 투어 카드도 획득했다.
사실상 허인회의 우승은 3라운드부터 거의 ‘찜한 상태’였다고 볼 수 있다. 유리알 그린과 돌풍을 뚫고 중간 합계 9언더파 204타를 적어낸 그는 공동 2위 변진재와 서형석에게 6타 앞선 단독 선두를 질주하는 면모를 보였다. 그리고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최종 라운드 경기는 우승과 관계가 없었고, 3라운드가 우승을 결정 짓는 경기였다. 최종일 전날 밤에는 설레는 마음에 잠을 채 1시간도 못 잤다”고 밝혔다.
최종 라운드에서도 ‘지키는 골프는 사양하겠다’고 장담한 그는 2번홀(파4)에서 티샷 한 공이 숲속으로 사라져 더블 보기를 적어냈고, 3번홀(파3)에서는 티샷이 그린 뒤쪽으로 넘어가 1타를 더 잃기도 했다. 하지만 5번홀(파4)에서 ‘내리막 퍼트를 남기지 말아야 한다’는 남서울CC의 정석을 충실히 따르며 첫 버디를 잡아내 분위기를 바꿨다. 대망의 18번홀(파4)에서는 티샷 실수에 이어 두 번째 샷이 그린 뒤편 카트 도로에 떨어진 데다 30m 파 퍼트가 쳤던 지점으로 되돌아오는 곡절을 거듭했지만 우승하는 데는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허인회의 우승은 아내 육은채 씨가 캐디로 나선 이후 처음이라 의미가 더 컸다. 그녀는 연애 시절부터 간간이 캐디로 나서다 2018년부터는 아예 전담 캐디를 맡고 있다. 육 씨는 “코스에서는 아내가 아닌 캐디로 봐 달라”고 할 정도로 캐디 역할에 책임감이 있는 성격의 소유자다. 18번홀 그린에서 꼭 끌어안고 기쁨을 나눴던 그날을 축하하며 GS칼텍스·매경오픈 우승자 허인회와 내조의 여왕 육은채 씨를 <골프포위민> 카메라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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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의 우승인데 덤덤해 보인다. 가슴이 벅차 아내를 끌어안고 울 줄 알았다. 못 쳐서 감정이 망가졌다(웃음). 최종일 경기는 우승과 관계가 없었다. 3라운드 경기가 우승을 결정 짓는 경기였다. 최종 라운드는 정말 못 쳤다. 아무래도 선수는 스코어에 민감하다 보니 보기, 더블 보기를 하는 게 마음에 안 들었다. 변명을 하자면 최종일 전날 밤에 1시간도 못 잤다. 긴장이 돼서 그런 것은 아니다. 첫 자동차를 선물받고 지하 주차장에 주차돼 있는 것을 알고 있는데 구경을 못 하는 느낌? 설레었다.

남서울CC는 그린에서 승부가 난다. 퍼팅의 중압감을 이기는 방법이 있는지. 성의 없이 퍼팅하는 것으로 보인다고도 하는데(웃음). 백 스트로크를 아주 작게 드는 것이 도움이 된다. 나름의 노하우인데, 공을 굴려서 보낼 수 있을 만큼만 최소한으로 퍼터를 들면 쇼트 퍼팅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퍼터를 많이 들수록 손목이든 퍼터든 흔들리지 않나. 아버지는 반대 의견을 강조하시긴 한다. 나는 공 한 개 정도 크기로 백 스트로크를 들어도 10m는 보낼 수 있다. 최소한으로 드는 것이 퍼팅의 기술적인 측면에도 도움이 되고 중압감을 이기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본다.

4라운드 동안 버디 21개를 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특별한 것은 없다. 웨지를 칠 때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전장이 긴 코스가 아닌데 바람 때문에 몇몇 홀은 길게 느껴지기도 한다. 다른 선수들도 100m 안쪽에서 웨지를 잡을 때 기회를 얻는다면 누구나 버디를 할 수 있다. 샷이 좋았다기보다는 어프로치가 잘된 것이 원동력인 것 같다.

교통사고로 인해 스윙이 많이 틀어졌다고. 세수도 못할 정도로 고생을 한 적이 있다. 그 이후로 공을 세게 때리지 못하니 거리가 줄었다. 손으로만 치게 되고 8자 스윙이 돼 버렸다. 감각에 더 의존하게 됐다. 벌크업을 하면 스윙이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은 하고 있는데 아직 계획은 없다. 스윙이 안 좋다는 것을 대변하자면 부상을 꼽을 수 있을 것 같고, 스스로도 스윙에 만족하진 않는다. 감으로 치려고 한다. 그렇게 노력을 할 것이다. 스윙에 불만이 많다.

‘게으른 천재’라는 별명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 일본투어에서 우승할 당시에 생긴 별명으로 알고 있다. 경기 주간에 연습장에 있는 허인회의 모습을 본 사람이 없다고 해서 생긴 것이라고. ‘한국에서 온 노랑머리는 연습도 안 하고 티오프 15분 전에 등장해 우승을 한다’ ‘연습을 도대체 어디서 하는 거냐’는 등의 얘기가 돌았다. 연습장을 안 가는 것이 아니라 연습장에는 좋은 공이 없기 때문에 경기 주간에는 연습을 피했던 것이다. 감에 의존하는 선수인데 상한 공을 치면서 구질이 헷갈리면 경기에 지장을 받는다. 그런 경험을 하고 난 뒤 10년간 경기 주간에는 연습장에 안 갔다(웃음). 한국에서는 알아봐주는 분들이 많다. 인사도 하고 담소도 나누다 보면 두세 시간 동안 100알도 못 친다. 그렇다고 오시는 분들을 모른 척할 수는 없지 않나.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연습장 가는 것을 피하기도 했다.

와이프 얘기를 안 할 수 없는데. 우승의 일등공신은 와이프다. 지난 대회까지만 해도 ‘와이프가 캐디를 해 우승이 나오지 않는 거 아니냐’ ‘전문인이 아닌 사람과 함께해 경기력이 달리는 거 아니냐’ 등의 소리를 들었다. 아내가 캐디를 하는 3년 동안 항상 따라다니던 말이다. 그런 얘기를 하도 들으니 지긋지긋했다. 그래서 오기로 캐디를 교체하지 않고 꼭 우승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결국 오늘 같은 날이 오지 않나. 그게 가장 기분이 좋다. 아내에게 감사하다.

아내와 에피소드가 많을 것 같다. GS칼텍스·매경오픈 첫 라운드에 5개 오버를 하고 있을 때 아내가 스코어를 이븐으로 만들면 용돈을 주겠다고 했다. 그 내기를 시작하자마자 계속 버디 행진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첫 라운드를 이븐으로 끝냈다. 와이프 덕분에 집중할 수 있었다. 또 최종일에 에피소드도 있다. 14번홀 티샷에서 안전하게 치려면 무조건 우드를 잡아야 한다. 아내가 우드를 뽑고 있었는데 그냥 드라이버를 잡았다. 여지없이 앞바람이 불어서 망했다. 아내에게 혼났다. 이후 아이언으로 보내야 하는 샷을 우드로 공략했을 땐 아내가 ‘너 하고 싶은 대로 하라’는 식으로 대응했다. 티격태격하면서도 재미있게 플레이했다.

와이프에게 ‘캐디 은퇴식’을 열어주겠다고 했는데 계획이 바뀌었는지. 우선 다음 대회는 아내와 함께할 예정이다. 은퇴식을 열어주려고 했던 것은 아내가 체격이 작고 말랐는데 무거운 가방을 드는 게 걱정됐기 때문이다. 처음 캐디를 부탁하게 된 것은 순전히 내 ‘로망’ 때문이었다. 어릴 때부터 해외 선수들의 애인이 백을 메주는 것을 보며 부러워했다. 이기적인 바람으로 백을 메달라고 한 거다. 우승이 없을 때는 아내가 원망도 많이 했다. 다음 대회도 괜찮은지 물어봤는데 긍정적인 답변을 해줬다.

오랜만에 우승을 했는데 또 다른 목표가 있는지? 과거에는 일본투어도 경험했고, PGA투어 진출을 위한 퀄리파잉스쿨에도 도전했다. 미국 무대를 다녀와 보니 지금처럼 해서는 게임이 아예 안 될 것 같다. 웨이트도 게을리하고 있고…. 우선 국내 투어에만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KPGA 대상에도 관심은 없다. 올 가을 정도에 감이 올라오면 그때 새로운 목표를 잡으려고 한다.

허인회, 육은채 부부의 MINI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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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육은채 씨가 캐디로 처음 나섰던 때를 떠올려보자.
허인회(이하 허) 드디어 꿈꾸던 로망이 이뤄지는구나 생각했다. 설렘과 기대로 가득 찼었다.
육은채(이하 육) 여자 친구 신분이었다. 예선 탈락이 없는 대회여서 부담감이 없었다. 떨리는 마음으로 함께했다. 하지만 중압감은 지금이 더 심한 것 같다.


Q 같이 일하면서 좋은 점은?
로망을 이뤄줘서 항상 기분이 좋다.
매 순간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Q 같이 일하면서 아쉬운 점은?
최종일에 밥을 못 먹고 백을 메게 했다. 밥도 못 먹이고 일을 시켜야 하나 그런 부분이 미안했고 아쉬웠다.
캐디로서 역할을 잘못할 때 스스로에게 아쉬움을 느낀다. 전문 캐디가 아니라서 생기는 해프닝들….


Q 배우자로서 매력 포인트는?
연애를 시작하자마자 바로 결혼을 결심했다. 한결같이 예쁘고, 발랄하고, 성격이 좋다. 요리도 잘하고, 살림도 잘하고, 캐디도 잘하는 것이 매력 포인트다.
남에게는 보이지 않는 모습이 매력 포인트다. 많이 져주고, 약하고, 여린 모습을 보여준다.


Q 상대를 동물에 비유한다면?
암사자. 화를 낼 때 약간 사자를 닮았다(웃음). 그런데 사냥을 직접하고 식구를 돌보는 암사자의 성격과도 닮은 것 같아 암사자를 골랐다.
물개. 남편을 보면 물개가 생각나는 것은 아니고 물개를 보면 남편이 생각난다.



노현주 기자

본기사는 매일경제신문 골프포위민 222호

[2021년 6월호 기사]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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