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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4년여의 침묵 깨고 우승 김시우

2021.03.03

김시우가 2021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정교한 무결점 플레이로 PGA투어 통산 3승을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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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미국 캘리포니아의 PGA 웨스트 스타디움코스에서 개최된 PGA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김시우가 최종 합계 23언더파 265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공동 선두로 4라운드를 시작한 김시우는 이날 11언더파를 치며 무서운 기세로 따라붙은 패트릭 캔틀레이를 1타 차로 제치고 우승 트로피와 상금 120만6000달러를 차지했다. 2016년 8월 윈덤 챔피언십과 2017년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이후 3년 8개월 만에 PGA투어 통산 3승을 기록한 김시우는 이번 우승으로 2023년까지 투어 카드를 확보했고, 4월 열리는 시즌 첫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출전권도 손에 넣었다. 본래 2017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으로 3년간 주어지는 마스터스 출전권이 지난해 만료돼 이번 우승이 아니었다면 마스터스 출전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통산 8승의 최경주에 이어 한국 선수 중 가장 많은 승수를 쌓은 선수가 된 김시우는 “소원이었던 우승을 달성했으니 앞으로 시즌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 진출은 물론 또 다른 우승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다음 목표를 밝혔다.


모든 클럽을 정교하게 다뤄 우승 견인
이번 대회에서 김시우는 드라이버, 아이언, 퍼트 등 모든 샷에서 전반적으로 정교한 샷을 구사하며 대회 중 단 2개의 보기만 허용하는 무결점 플레이를 선보였다. 첫 라운드를 3위로 마친 김시우는 2라운드 당시 92.86%의 페어웨이 적중률을 기록하며 2위로 한 계단 순위를 올렸다. 최종 라운드 11번홀(파5)에서는 279야드를 남겨둔 두 번째 샷을 드라이버로 쳐 그린 근처에 붙이기도 했다. 16번홀(파5)에서 5번 우드로 친 두 번째 샷. 조금만 왼쪽으로 갔다면 깊은 벙커에 빠졌을 이 샷 이후 정교한 컨트롤로 세 번째 샷을 온그린시켜 버디 찬스를 잡는 데 성공, 역전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대회 평균 그린 적중률 81.84%를 기록하며 본인의 장점이었던 정교한 쇼트 게임도 스코어를 줄이는 데 한몫했다. 특히 최종 라운드 버디를 기록한 8개 홀 중 7개 홀에서 홀 5m 이내로 공을 붙이는 탁월한 실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3라운드까지만 해도 퍼팅감은 다소 불안정해 보였다. 3라운드까지 퍼팅으로 얻은 이득 타수는 –1.2타로, 실제로 2~3m 거리의 버디 찬스를 몇 차례 놓치기도 했다. 하지만 김시우는 3라운드 후 PGA투어와의 인터뷰에서 “샷은 좋았지만 퍼트가 기대에 못 미쳤다. 최종 라운드를 위해 퍼팅 점검을 하고 오늘의 감각 그대로 이어가고 싶다”고 말한 뒤 최종 라운드에서는 거짓말처럼 향상된 퍼트 실력을 선보였다. 이날 김시우는 실수가 잦았던 2~3m 퍼트를 완벽히 보완하며 노 보기 플레이를 자랑했다. 특히 17번홀(파3)에서는 6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사실상 우승을 확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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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멘털을 극복해 더욱 성숙해진 플레이
PGA투어 5년 시드를 보장하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이후 상승세를 탈 줄 알았지만 김시우는 약한 멘털과 허리 부상에 시달리며 거의 매해 찾아온 우승 기회를 간발의 차로 놓치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최종 라운드 중 1타 차의 난타전이 벌어져도 오히려 보기 없이 8개의 버디를 기록하며 전혀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캔틀레이가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1타 차 선두로 먼저 홀아웃했지만 김시우는 동요하지 않고 오히려 16, 17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만들어내며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김시우 매니지먼트사 플레이앤웍스의 김두식 대표는 “우승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마음이 조급한 나머지 공격적인 플레이를 했는데 실수가 나오다 보니 교훈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올해부터 부모님 없이 혼자 투어 생활을 해서 그런지 좀 더 어른스러워지고 침착해진 것 같다. 원래는 부모님과 같이 다녔는데 지난해부터 코로나19 때문에 혼자 투어 생활을 하고 있다. 올해 소니 오픈,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때도 혼자 갔고 다음 경기장도 렌터카로 직접 이동했다”고 말했다.
김시우는 “이번 대회에서는 클로드 하먼 3세 코치가 스스로 믿고 차분히 기다리면서 침착하게 플레이하면 좋은 기회가 있을 거라고 말해줬다. 그의 조언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됐고, 그 말을 새기면서 오늘 최대한 감정 기복 없이 플레이하려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번 대회가 열린 나흘간 김시우와 하먼 3세 코치가 가장 집중한 건 멘털 관리였다고 한다. 경기가 잘 안 풀리면 쉽게 흥분하는 김시우의 성격을 잘 아는 하먼 3세 코치는 이번 대회 기간 내내 그의 멘털을 다스릴 수 있도록 도와줬다. 하먼 3세 코치는 “김시우의 유일한 단점은 멘털이다. 우승을 눈앞에 뒀을 때 경기가 안 풀리면 공격적인 태도로 플레이하는 경향이 있어 차분함을 유지하도록 했다. 이번 최종 4라운드에서는 차분한 모습으로 완벽한 플레이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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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3년 8개월 만의 우승이다. 본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최종 라운드 전날 잠이 잘 안 왔다. 플레이어스 이후 여러 번의 기회가 있었는데 항상 아쉽게 우승하진 못했다. 지난 3년 동안 2, 3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놓치고 말았다. 그래서 침착함을 유지하려 노력했고 결국 우승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오늘 우승이 더욱 기쁘다. 이 대회 이후 자신감이 더 많이 생길 것 같다.

Q 이번 대회가 치러진 PGA 웨스트 스타디움과의 궁합은 어땠나? 이 골프장은 내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 처음으로 PGA투어에 오게 된 기회를 이 코스에서 얻었기 때문이다. 17세 때 이 코스에서 투어 Q스쿨을 통과했다. 이번 대회에도 그때의 좋은 기억이 생각나 조금 더 편안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고 우승도 할 수 있었다.

Q 3개 라운드에서 노 보기 플레이를 선보였다. 비결이 무엇인가? 지난 홀을 신경 쓰기보다는 매 순간 내 샷에 집중해 플레이했기 때문에 사실 라운드가 끝나기 전까지는 보기가 몇 개나 되는지도 몰랐다. 그것을 생각하기보다는 내 경기에 대해, 내 상황에 대해 더 집중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Q 대회 내내 계속 선두권이었는데 언제부터 스코어에 신경 쓰기 시작했나? 최종 라운드 후반에 들어설 무렵이었다. 버디가 많이 나오는 코스라 다른 선수의 상황을 알아야 내가 어떻게 플레이할지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그때부터 스코어보드를 봤다. 캔틀레이가 계속 버디를 많이 치긴 했지만 나도 좋은 흐름을 타고 있어서 그 흐름을 잃지 않는 것에 집중했다. 내 플레이에 집중하고 기다리다 보면 또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 16, 17번홀에서 버디 찬스를 잡게 된 원동력이 됐다.

Q 최종 라운드 전날 밤 잘 못 잤다고 말했는데, 이전에도 우승 직전까지 갔을 때 그랬나? 이번에 특히 심했다. 매년 우승 기회가 있었는데 그걸 살리지 못했고, 이번에는 우승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멜라토닌도 먹었는데 잘 못 자서 최종 라운드 직전까지 걱정했다.

Q 가장 어려웠던 홀은? 11번홀(파5)이다. 왼쪽에 호수가 있어 왼쪽으로 치우치면 곤란하다. 하지만 거리가 충분한 홀이고 드라이버 샷이 절대 왼쪽으로 안 간다는 믿음이 있었다. 3번 우드보다는 드라이버로 캐리를 조금 짧게 하고 언덕을 이용해 더 내려가도록 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버디가 나와 만족한다.

Q 17번홀에서 장거리 퍼트를 성공시켰다. 그 비결이 무엇인가? 17번홀에서는 그린 스피드를 맞추는 데 주력했다. 또 앞서 퍼트를 했던 맥스 호마의 라이를 유심히 본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 그래서 스피드만 잘 맞추면 성공할 것 같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Q 언제부터 우승을 확신했나? 사실 역전은 생각도 못하고 실수를 줄여 연장전까지 가야 한다고 계획했다. 16번 홀에서 버디를 하면서 최소 연장의 기회는 만들어 놓은 상태라고 생각했다. 17번홀에서 조금 긴 거리를 자신감 있게 퍼트했는데 그게 들어가서 나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었다.

Q 통산 3승으로 한국 선수 중 두 번째로 많은 우승을 차지했다. 최경주의 8승 기록을 깰 수 있을 것 같나? 최경주 선수가 이룩한 업적이 워낙 대단하기 때문에 감히 그 기록을 넘어설 생각을 아직까지 해 본 적 없다.

Q 소니 오픈 시작 전 한국에서 쉬었다고 들었다. 골프 말고 무슨 활동을 했는가? 2주간의 자가격리가 끝나고 그동안 못 만났던 친구들을 만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남은 시간은 집에서 편안하게 쉬면서 컨디션을 유지했다.

Q 이번 시즌 목표가 무엇인가? 내 목표는 올해 우승을 하는 것이었는데, 생각보다 이른 시기에 달성해 또 다른 목표를 세울 것이다. 시즌이 끝나기 전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하거나 추가로 우승을 하면 좋겠다.

이용 기자

본기사는 매일경제신문 골프포위민 219호

[2021년 3월호 기사]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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