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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 열린 세게 최초 대회 KLPGA 챔피언십 우승자 박현경

2020.06.16

세계 주요 프로골프투어 가운데 가장 빠르게 개막한 제42회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챔피언십에서 투어 2년 차 박현경이 우승을 거뒀다. 프로 신분으로 출전한 28개 대회에서 주목받지 못한 설움을 모두 날려버린 그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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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박현경(Park Hyun Kyung) / 2000년 1월 7일 생 / 소속 한국토지신탁



“친구들의 우승을 지켜보면서 내색은 못했지만 힘들었어요.” 지난 17일 경기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LPGA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1개를 기록하며 5언더파 67타로 우승을 차지한 박현경의 말이다. 박현경은 지난해 프로에 입문하고 8승을 합작한 ‘무서운 신인들’ 틈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하고 2020시즌으로 넘어온 무관의 프로 2년 차였다. 그렇게 28전 29기로 이룬 프로 통산 첫승은 올 시즌 첫 번째 메이저 트로피인 동시에 ‘포스트 코로나’에서 1호 챔피언 타이틀이 됐다.

2000년생 동갑내기 임희정은 3타 차 단독 선두로 4 라운드를 시작해 통산 4승과 메이저 통산 2승에 도전했지만 아쉬운 1타 차 공동 2위에 머물렀다. 박현경과 임희정의 희비를 가른 곳은 13번홀(파4)이다. 11번 홀(파5)부터 연속 버디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박현경은 버디 퍼트에 성공한 반면, 임희정은 보기를 기록 했다. 박현경은 공동 선두까지 좁힌 임희정을 이 홀에서 2타 차로 밀어내고 우승에 가까이 다가섰다. 임희정이 15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고 1타 차로 다시 추격 했지만, 박현경은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파 퍼트로 간격을 지켜 극적인 1타 차 우승을 확정했다.

박현경은 경기를 마치고 13번홀을 승부처로 꼽았다. 그는 “13번홀 세컨드 샷에서 실수가 있었는데 공이 홀에 붙었다. 행운의 홀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현경은 그린 위에서 동료 선수들의 축하를 받을 때부터 시상식장을 거쳐 미디어하우스로 인터뷰를 하러 들어올 때까지 시종일관 눈물을 흘렸다. 그만큼 인내의 시간이 길었다. 박현경의 힘겨웠던 우승 과정은 코로나19 극복에도 메시지를 안겨준다. 그녀는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 내 우승으로 조금이나마 기쁨이 됐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함께 힘을 내 코로나19를 극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각종 골프대회가 취소 또는 연기되는 가운데,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열린 KLPGA 챔피언십은 한국프로축구, 한국프로야구에 이어 코로나19 공포를 극복한 또 하나의 K스포츠의 우수 사례로 남았다.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 이외에도 무관중 경기, 30억 원이라는 역대 국내 최고 상금, 최다 선수 출전 등 화려한 수식어가 주는 부담감을 떨쳐내고 2년 차 루키 박현경이 생애 첫 우승을 거둔 점에서 그녀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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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클럽 DRIVER 브리지스톤 뉴 JGR 드라이버 / 9.5도 FAIRWAY WOOD 브리지스톤 투어B XD-F / 15도 UTILITY 브리지스톤 투어B XD-H / 18도, 21도, 24도 IRON 브리지스톤 투어B X-CB / #5~P wedge 타이틀리스트 보키디자인 SM8 / 52.08 F, 58.10 S putter 스카티카메론 고로 7 BALL 타이틀리스트 Pro V



우승 후 행복한 눈물을 흘렸는데. 대회 1라운드때 엄마 생신이어서 좋은 선물을 해드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플레이를 했다. 우승 선물을 해드린 것 같다. 태어나서 오늘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한 것 같다. 꿈꿔왔던 것이 이뤄졌다. 또 지난해 같이 데뷔한 루키 동료들이 총 8승을 거두는 동안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래서 속상했다. 2020년 첫 대회에서 그 설움을 날려버려 행복한 마음에 눈물을 흘렸다. 작년에 고생했던 기억이 스쳐 지나가니 감격의 눈물이 많이 났다.

챔피언 퍼트 후 캐디인 아버지와 나눈 대화는? 아빠와 한마디도 하지 않고 포옹만 했다. 아빠가 투어프로 출신이다 보니 코스 공략의 모든 부분을 도와준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도 아빠의 조언이 많은 도움이 된다. 2부 투어에서 우승을 한 경력이 있다. 나에겐 항상 든든한 존재다.

무관중 대회를 치렀다. 관중이 없는 것이 경기에 도움이 됐나? 대부분의 투어프로들이 공감하겠지만, 2부 투어에서 무관중 플레이를 많이 해왔다. 그래서 경기력에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작년과 올해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변화는? 지난 시즌에 우승을 하지 못했던 이유를 생각해봤다. 기술적인 부분도 동료들보다 떨어졌고, 퍼팅도 부족해서 쫓기는 마음으로 플레이를 했다. 드라이버 비거리도 늘었고 샷도 잘 들어가는데 마음이 불안했던 거다. 동계훈련에서 고진영 언니와 시간을 많이 보냈는데 언니가 해준 멘털 코칭이 도움이 됐다. 심리적인 변화가 있었다는 점이 지난해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또 진영 언니와 스윙 코치님이 같다 보니 스윙이 닮았다는 얘기를 최근 많이 듣는다. 이것도 변화라고 할 수 있겠다.

고진영 선수가 해준 얘기가 무엇이었나? ‘네가 할 수 없는 것은 하늘에 맡겨라’라는 조언이었다. 이번 대회 중에도 통화를 하면서 조언을 구했다. ‘우승 생각은 하지 말라’는 말을 해줬다. 언니는 경기에 나갈 때마다 우승을 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내가 할 수 없는 것은 오로지 하늘에 맡기고, 욕심내지 말라는 말을 해주고 싶었던 것 같다.

파이널 라운드 챔피언 조에서 베테랑 배선우, 루키 임희정과 함께했는데. 마음을 비우고 할 수밖에 없는 조합이었다. 17번홀에 가서야 리더보드를 보긴 했지만 우리 조에서 1~3등이 나올 거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버디 후 치고 올라갔을 때는 우승에 가까워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희정이와는 게임 중에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았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경쟁을 해왔기 때문에 그때 생각이 많이 났다.

3연속 버디를 했는데 행운의 홀은 어디였다고 생각하나? 12번홀(파3)에서 7m 퍼트를 성공시켰던 지점도 행운이었지만, 더 좋았던 것은 13번홀인 것 같다. 세컨드 샷에서 미스가 났는데 행운의 바운드로 공이 홀에 가까워졌다. ‘하늘에 뜻이 다있겠지’ 하고 넘겼더니 후반에 긴장감이 사라졌고, 3연속 버디가 나왔다.

무릎에 테이핑을 했는데. 1라운드 때부터 통증이 있어 무릎 테이핑을 했다. 예방의 차원도 있었다. 크게 신경 쓸 정도는 아니다.

피트니스를 정말 열심히 한다고 들었다. 3월 초부터 경기가 열리는 전주까지 주 4회 거의 빠지지 않고 훈련했다. 우선 마사지를 받고 강도 높은 근력운동을 한다. 몸에 항상 알이 배겨 있는 느낌을 좋아한다. 그래서 옆에서 보면 피트니스 마니아로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지난해는 마지막 라운드 때 체력이 떨어지곤 했는데, 이번에는 4라운드 내내 힘들다는 느낌을 못 받았다. 피트니스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롤모델을 꼽자면? 롤모델은 2명이다. 4살 위의 이정은6 언니와 5살 위인 고진영 언니. 4살 5살. 2015년에 정은언니가 국가대표 주장이었다. 막내인 나보다 더 열심히 연습하는 사람은 정은언니 뿐이었다. 그렇게 열심히 연습하는 사람 처음 봤다. 자기 관리를 잘하는 모습을 보고 롤모델로 삼고 있다. 진영언니와는 앞서 말했듯 이번 겨울 훈련을 같이 했는데, 후배를 정말 예뻐해 주고 진심으로 잘 되기를 응원해 준다. 나도 그런 선배가되고 싶다.

아버지가 계속 백을 메주실까? 아빠와 첫 우승을 합작했기 때문에 당분간은 계속 캐디를 부탁 드리려고 한다. 작년에는 7게임 정도만 다른 캐디가 맡아서 플레이를 도와줬다. 올해는 아빠의 체력이 허락하는 한 계속 부탁드리고 싶다.

코로나 팬데믹에서 1호 챔피언이 된 소감이 어떤가? 전 세계적으로도 그렇고, 우리나라도 코로나 19 때문에 힘든 상황이다. 나의 우승이 나라의 기쁨이 됐으면 좋겠다. 전 국민이 코로나19를 극복 할 수 있기를 기원하는 마음이다.

시기상조지만 해외 진출에 대한 목표가 있나. 다른 무대를 생각하는 것은 아직 무리다.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KLPGA투어에서 승수를 쌓고 20대 중반에 도전해 보고 싶다. 은퇴를 하고 나서는 자선사업을 하고 싶다. 투어생활을 하면서 많이 해보지 못한 여행도 즐기고 싶다.

올해 목표였던 1승을 달성했는데. 시즌을 시작하기 전에 목표가 굉장히 많았다. 일단 첫 우승이 이뤄졌다. 그리고 지난해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을 보면서 큰 대회에 출전해 좋은 경험과 추억을 쌓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서 기쁘다. 2승이 빨리 찾아올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다만 조급한 마음이 사라져 조금 더 수월하게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editor Roh Hyun Ju

본기사는 매일경제신문 골프포위민 210호

[2020년 6월호 기사]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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