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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강한 멘털과 정교한 샷으로 메이저 대회 우승 김세영

2020.11.02

김세영이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획득했다. 최종 라운드 당시 보기를 허용하지 않았던 그의 무결점 플레이는 강한 멘털과 클럽을 가리지 않는 정교한 샷에서 비롯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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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의 애러니밍크 골프클럽에서 개최된 LPGA투어 메이저 대회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에서 ‘빨간 바지의 마법사’ 김세영이 최종 합계 14언더파 266타를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김세영은 2015년 LPGA투어 데뷔 이후 매년 꾸준히 우승을 거두며 통산 10승을 챙겼지만 정작 메이저 우승은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이번 우승으로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획득한 동시에 롤렉스 세계랭킹도 5계단 상승해 2위에 올랐다. 평소 극적인 역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하는 일이 많았던 김세영이지만 이번 대회에서만큼은 최종 라운드에서 단 한 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으며 ‘메이저 퀸’의 자격을 증명했다. 특히 최종 라운드 당시 박인비의 매서운 추격에도 한 개의 보기도 하지 않는 무결점 플레이를 선보이며 미디어는 물론 박인비의 찬사를 받았다.

3타 차 4위로 출발한 박인비가 첫 홀(파4)에서 버디를 만들고 5번홀(파3)에서도 버디를 기록하며 초반부터 매서운 추격을 시작했다. 하지만 김세영은 동요하지 않았다. 그는 2번홀(파4) 어려운 라이에서의 세컨드 샷으로 파를 만들며 초반 스코어를 지켰다. 3번홀(파4)에서 첫 버디를 잡아낸 김세영은 박인비가 버디를 할 때마다 바로 버디를 만들어내며 2, 3타 차로 선두 자리를 허용하지 않았다. 후반전에 들어서자 김세영의 무서운 집중력이 더욱 빛을 발했다.

13번홀부터 16번홀까지 박인비가 파 행진을 이어간 사이 김세영은 3개의 버디를 몰아치며 점수 차를 크게 벌렸다. 2위와의 스코어가 5타 차로 크게 벌어졌지만 김세영은 마지막 홀까지 침착하게 공을 그린에 올리고 나서야 우승을 확신하며 환하게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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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골프매거진>은 “김세영은 큰 점수 차에도 빈틈을 보이지 않았다. 결국 어떤 선수도 김세영에게 손을 댈 수 없었다. 이것이 진정한 챔피언이 최종 라운드를 하는 방법”이라고 극찬했다. 박인비 또한 “최종 라운드에서 나는 거의 실수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세영은 넘볼 수 없을 정도로 잘 쳤다. 아직까지 메이저 우승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좋은 플레이를 보여줬다”며 김세영을 치켜세웠다.

이미지 트레이닝이 만들어낸 강한 멘털 이번 대회가 치러진 애러니밍크 골프클럽은 언더파 성적을 낸 선수가 8명에 불과할 정도로 코스 난이도가 매우 높았다. 게다가 세계랭킹 톱10 중 9명이 출전해 메이저 우승이 절실했던 김세영 입장에서는 더욱 압박이 컸을 것이다. 하지만 김세영은 내내 선두권에 머물며 기복 없는 플레이로 대회를 리드했다. 특히 최종 라운드 후반 무시무시한 집중력을 발휘하며 두 번 연속 버디를 잡은 것이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JTBC골프 한희원 해설위원은김세영의 성격을 “앞일을 보면서 주어진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김세영은 “한 샷 한 샷을 차분히 하고 그 뒤에 결과를 보려고 한다”며 리더보드를 확인하면서 압박을 받지 않으려 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긴장된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으려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 집에서 쉴 때도 압박 상황을 가정하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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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 게임, 쇼트 게임, 퍼트 모두 능한 만능 골퍼 김세영은 프로 데뷔 후 첫 우승을 차지했을 때 “일단 거리가 되면 끊어 가는 것을 모른다. 무조건 질러야 한다”고 말했을 정도로 매우 공격적인 전략을 사용한다. 이 전법이 이번 대회에서도 잘 통했던 이유는 김세영이 드라이버,아이언, 퍼터 등 모든 클럽의 정확성이 높은 만능 골퍼이기 때문이다. 김세영은 대회가 끝난 뒤 “생각보다 코스가 길었다. 장타와 롱 아이언에 자신 있었던 게 유리하게 작용했던 것 같다. 또 중간 거리 퍼팅 성공률이 좋아 버디를많이 잡을 수 있었다”며 대회에서 쳤던 모든 샷이 전반적으로 양호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세영은 이번 대회에서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266야드의 장타에 페어웨이 적중률 73%를 기록하며 정교한 드라이버 샷을 선보였다. 파4홀에서도 공격적인 세컨드 샷을 했지만 어김없이 홀 10m 이내에 온 그린 하며 그린 적중률 79%, 시즌 1위를 기록했다. 한 해설위원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핀에 정확히 붙이는 세컨드 샷이 돋보였다. 특히 후반 라인에서 공을 떨어뜨릴 수 있는 공간이 좁았는데 김세영은 떨어뜨려야 할 곳에 공을 정확히 떨어뜨리는 샷을 많이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대회에서는 7m 내외의 중장거리 버디 퍼트 기회가 많았는데, 김세영은 어김없이 퍼트를 성공시켰다. 김세영의 홀당 평균 퍼팅 수는 1.74개로 시즌 1위다. 김세영은 “결정적인 퍼트를 많이 성공시키면 더 많이 우승할 수 있을 것 같아 퍼팅 연습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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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메이저 대회 타이틀을 획득한 소감은.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하게 돼 눈물을 참고 있는데 언제 터질지 모르겠다. 오랜 기간 메이저 대회 우승이 없었는데 이렇게 우승하게 돼 너무 기쁘다.

메이저 우승을 꽤 오래전부터 염원했다고 하던데? 1998년 박세리 프로가 US 여자오픈에서 우승했을때 나도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렇게 오래 걸릴 줄은 몰랐다.

카톡에 ‘메이저 승리를 위해’라는 문구를 적어 놓고 우승을 꿈꿨다고 들었다. 메이저 우승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나? 사실 부담감은 그렇게 크지 않았다. 우승은 결과일 뿐 어떤 대회에서든 최고의 플레이를 해야 한다는 것이 진짜 목적이었다. 이번 대회도 몰두해야 하는 대회 중 하나였을 뿐이다. 메이저 대회라고 특별히 압박을 받지 않았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특히 무결점 플레이가 돋보였다. 이유가 무엇인가? 마지막 라운드에서 마지막 라운드가 아닌 것처럼 플레이했다. 우승은 둘째 문제이고 마지막까지 베스트 플레이를 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던 것 같다.

다른 메이저 대회에서도 우승에 가까웠던 적은 많았는데 이번에는 어땠는가? 그 전에는 엄청나게 우승이 하고 싶어 덤볐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냉정하고 침착하게 집중했던 것이 결정적이었다. 외부 상황에 흔들리지 않았던 것이 우승의 가장 큰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

대회 평균 266야드의 장타를 기록하면서도 페어웨이 적중률이 73%로 매우 높았다. 정교한 드라이버 스윙의 비결은 무엇인가? 애러니밍크GC의 페어웨이가 다른 대회 코스에 비해 넓었던 덕을 많이 본 것같다. 전장이 길어 티 샷에 부담이 없었다. 원래 치려는 거리보다 20야드쯤 빼고 편안하게 스윙하면 헤드 스피드도 빨라지고 몸에 힘도 빠지며 정타가 나온다. 심플하게 스윙하기 때문에 방향성도 좋아진다.

이번 대회에서 특히 파4홀에서 아이언을 이용한 세컨드 샷이 핀 근처에 정확히 꽂히는 경우가 많았다. 이전 시즌에 비해 더욱 정교해진 아이언 샷의 핵심은 무엇인가? 그린이 넓어 온 그린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온 것 같다. 하지만 그린 언듈레이션이 많고 딱딱해 난이도가 높았다. 핵심은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심플하게 샷을 하는 것이다. 나는 나의 감에 집중을 많이 한다. 스윙에 확신이 안 가거나 생각이 많거나 스윙의 틀이 결정되지 않았을 때는 스윙의 흔들림이 커진다. 이번 대회에서는 내 감에 확신이 있어 잘 맞았던 것 같다.

이번 대회에서 특히 7m 내외의 중장거리 퍼트를 성공 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이 거리에서 어떤 방식으로 스트로크를 하는가? 연습 그린에서 연습할 때 중장거리 퍼트가 중요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그린이 비교적 커서 나 역시 중장거리 퍼트를 잘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퍼팅은 평소 하던 대로 하되, 압박감을 느끼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 평소 연습 그린에서 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퍼트를 해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

막판까지 집중력이 유지됐던 비결은? 대회 시작 일주일 전에 살이 많이 빠졌다고 느꼈다. 몸이 피곤하고클럽의 무게감이 다르게 느껴졌다.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대회를 3일 앞둔 상황에서 문기범 트레이너 코치에게 문의를 했다. 문 코치가 운동으로는 해결될 일이 아니기 때문에 대회 전까지 적당량의 지방을 섭취해 에너지를 비축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추천받은 식품은 피넛 버터였는데, 끼니마다 샌드위치에 듬뿍 발라 먹었다. 결국 체중이 3kg 정도 증가했고 체력이 좋아져 마지막까지 힘을 끌어 올릴 수 있었다.

멘털을 단련하기 위해 집에서 압박 상황을 가정해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 달라. 자기 전까지 계속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상상 속의 코스를 한번 돌아본다. 특정 상황을 가정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상기시킨다. 원래 골프는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선택지 중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가 중요한데, 선택지를 체계적으로 만들어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면 실전에서도 바로 해결책이 나온다.

대회 도중 집중력이 흐려지면 어떤 방식으로 멘털을 다잡는가? 특정 홀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야디지북에 미리 적어둔다. 집중력이 흐려졌다는 것은 체력이나 승부욕이 느슨해졌다는 뜻이다. 스스로를 채찍질 할 수 있는 말을 써 놓는다.

우승을 앞두고 생긴 부담감을 어떻게 떨쳐냈나? 대회 내내 안정된 마음으로 라운드에 임했다 해도 마지막 홀에서는 우승할 수 있다고 하니 압박이 되더라. 이때는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같은 상황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으니 미리 연습해 두는 것이라고 마음을 먹었다. 매 순간 어떤 샷을 해야 하는지에만 집중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위기였던 순간은 언제였는가? 최종 라운드 2번홀에서 세컨드 샷 미스로 온 그린에실패했을 때였다. 다행히 어프로치가 성공해 중장거리 파 퍼트가 남은 상황이었다. 거기서 파 세이브를 한 덕분에 자신감을 유지할 수 있었다.

특정 용품 브랜드와 계약하지 않고 여러 장비를 섞어 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클럽을 어떤 이유로 사용하고 있는지 알려 달라. 클럽 선택에 자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어떤 클럽은 거의 10년 넘게 쓰고 있는데도 왜 계약을 안 했는지 모르겠다(웃음). 하지만 쓰고 싶은 장비가 생겼는데 그걸 못 쓰면 정말 곤란할 것 같다는 일말의 불안감이 있다. 그래서 계약을 하지 않고 투어생활을 하고 있다.

캐디인 폴과 어떻게 만났고, 어떤 계기로 지금까지 함께해 오고 있나? 미국에 오기 전에 폴이 코스를 확인하는 모습을 보고, 저 캐디가 내가 원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바로 연락을 했다. 그렇게 인연이 됐는데 그 다음 처음 Q스쿨을 하고 난 후에 폴에게 간절하게 부탁했다. 폴은 내가 첫 대회에 컷 탈락 했을 때 운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다음 대회에 우승을 하고 나서 지금까지 좋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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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에서 폴이 어떤 도움을 줬는가? 코스 안에서 유일한 내 편이다. 폴이 있어서 내 마음대로 공략을 할수 있었다. 폴이 모든 것을 정리해 놓고 있어 내가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부모님 없이 처음 치르는 투어인데, 가족의 걱정은 없었나? 최종 라운드 전날에도 통화를 했고, 매일 통화했다. 먹는 것, 운전하는 것에 대해 특히 걱정이 많으셨다. 그래도 처음 치고는 나름대로 잘한 것 같아 이제 걱정을 덜지 않으셨을까 싶다.

지난 10월 중순 귀국했는데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할 것인가? 코치와 스태프가 모두 한국에 있다. 자가격리 2주 후 이들과 함께 새로운 목표를 정하고 훈련할 생각이다. 스폰서인 미래에셋에도 인사를 할 예정이다. 물론 친구들과 만나 놀 계획도 있다.

휴일에는 주로 어떤 취미 활동을 하는가? 사실 따로 취미활동을 하지 않는다. 원래 골프를 좋아하니까 골프는 직업이기도 하고 내 취미가 되기도 한다. 쉬면서 다음 목표를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취미라고 볼 수 있겠다.

코로나 여파로 미국에 오랫동안 가지 못했는데, 미국에 있는 것 중 가장 생각나는 것은 무엇인가? 한국에 있으면 너무 편해서 솔직히 미국 생각이 전혀 나지 않는다(웃음). 미국에 있으면 오히려 한국 생각만 난다.

한국에서 응원해주신 분들께 한마디 한다면? 너무 감사드린다. 항상 팬분들 생각하면서 플레이를 하고있다. 응원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editor Lee Yong

본기사는 매일경제신문 골프포위민 215호

[2020년 11월호 기사]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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