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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한국골프계의 여성 파워

Korean Women Power in Golf

2019.02.01

한국여자프로골프는 세계적인 선수를 배출하며 골프 팬들의 각별한 신뢰와 애정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해 왔다. 또한 여성 아마추어 골퍼 역시 해마다 증가하며 ‘골프는 남성 스포츠’라는 인식이 사라진 지 오래다. 하지만 다른업계와 마찬가지로 골프업계에서도 여성 리더는 그다지 많지 않다. 골프선수뿐만 아니라 아직 소수이긴 하지만 행정가로서, 또 지도자로서 그리고 골프산업군 등 골프계의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골프의 발전을 이끄는 여성들을 소개한다.

KLPGA 1호 프로에서 한국여자골프의 기둥으로
KLPGA 수석부회장 강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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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한국여자골프가 세계를 호령하며 위상이 높지만 1970년대만 해도 여자가 골프선수를 한다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클럽을 구하기도 힘든 시절이었고 여자가 골프를 한다는 것 자체를 부정적으로 생각할 때였다. 이렇듯 척박하던 한국여자골프계에 40여 년 이상 몸담으며 치열한 열정 하나로 이끌어온 사람이 있다. 바로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수석부회장 강춘자. 그는 1978년 5월 26일 남자프로대회가 열리는 현장 한쪽에서 치러진 제1회 여자프로테스트에서 마지막 홀 버디를 잡으며 KLPGA 1호 프로가 됐다. 이후국내 무대뿐 아니라 1982년 초청선수 자격으로 일본투어에 진출해 1989년까지 선수생활을 하다 1996년부터 행정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992년 당시 일본은 여자대회가 30개 정도로 활성화돼 있었던 것에 반해 국내는 겨우 7, 8개의 대회밖에 없었습니다. 당시 일본투어를 뛰면서 많은 것을 배웠는데, 26년이 지난 지금은 오히려 우리나라 여자골프의 발전을 보고 일본에서 역으로 행정을 배우러 오기도 합니다.” 선입견과 편견 속에서 어렵사리 출발했던KLPGA는 지난해 창립 40주년을 맞이해 2028년까지 진정한 ‘글로벌 넘버원 투어’로 위상을 키우겠다는 비전을 선포했다. 누구는 너무 큰 꿈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간 숱한 스타플레이어를 배출하고 굵직한 국내외 무대를 유치하면서 세계여자골프의 중심으로 당당히 도약한 현재를 보면 그렇게 요원해 보이진 않는다. 그리고 그 뒤에는 언제나 자기가 생각하고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해나가는 강 수석부회장이 있다. 그는 화려한 언변으로 골프계를 휘어잡거나, 또 남들에게 보여지는 이미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아니다. “앞으로 후배 선수들이나 골프계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기억해줬으면 좋겠다고 특별히 생각하는 건 없다. 후배들이 조금 더 편하게 가도록 길을 닦아 놓고 싶은 마음으로 KLPGA를 이끌었고 앞으로도 그 생각뿐이다.”

US여자오픈 우승자에서 지도자로 변신
국가대표 코치 김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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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LPGA투어 US여자오픈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박세리가 우승을 했다면, 김주연은 2005년 가장 극적인 승부를 펼치며 두 번째 US여자오픈 우승컵을 안았던 주인공이다. 마지막 날 모건 프레셀과 공동선두를 달리던 그는 18번홀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려 위기를 맞았지만 ‘기적’을 만들어내 우승컵을 차지했다. 60m짜리 벙커 샷을 그대로 홀인시켜 US여자오픈 사상 가장 극적인 장면을 연출한 것. 그렇게 그는 스타 선수가 됐지만 이후 그의 투어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2009년 휴식차 한국에 들어왔다가 큰 교통사고를 당해 후유증으로 2010년에는 LPGA투어 카드도 잃었다. “당시 교통사고 때 신경을 많이 다쳐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없었다. 지금도 36홀을 지나면 허리나 다리가 너무 아프다. 이제 선수로서의 영광보다는 우리나라 골프 발전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다. ” 2017년부터 그는 골프 국가대표 상비군 코치를 맡으며 지도자의 길로 들어섰다. 코치를 맡으면서 경기지도자 자격증 외에도 언론대학원에 입학해 스피치토론 전문가 과정을 배우고 있기도 하다. “코치로서 후배들을 지도하기 위해서는 골프 기술뿐 아니라 소통의 기술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선수 각자의 플레이 스타일이 있고 개인 스윙 코치가 있기 때문에 기술적인 부분을 가르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선수들과의 소통을 통해 멘털적인 부분에서 어떤 문제가 있고 내가 어떻게 도움을 주는 것이 좋은지 고민을 많이 한다.”그는 공감 능력이 뛰어난 편이다. 메이저 대회 우승부터 슬럼프 그리고 사고로 인한 좌절과 후유증 등 경험치가 많아 여러 가지 상황에서 누구보다 선수들의 심리를 잘 알고 있기 때문. 단순히 골프로만 소통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인생 코치로서의 역할도 잘하고 싶다는 김주연. 그가 있어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들의 미래가 더욱 밝아 보인다.

기자 출신의 여성 최초 골프장 CEO
사우스스프링스 컨트리클럽 대표 장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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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산업 전반적으로 여성 리더를 찾아보기 힘들지만 골프장업계는 특히 세계적으로도 여성 총지배인이나 대표는 드물다. 이렇듯 보수적인 골프장업계에서 기자 출신으로 여성 최초 골프장 CEO가 된 이가 있다. 지난해 말 사우스스프링스 컨트리클럽 총지배인에서 대표직까지 오른 장수진 대표. 그는 기자 출신으로 20여 년 동안 골프업계에 몸 담아온 골프 전문가다. 골프잡지 <골프다이제스트>, 서울경제 <골프매거진>의 기자를 거쳐 2003년 CJ나인브릿지 홍보·마케팅을 담당하면서 골프장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당시 CJ나인브릿지 김운용 대표와의 면접에서 ‘한국 최초의 여성 골프장 CEO가 되고 싶다’고 얘기했던 게 생각난다. 당시에는 터무니없는 꿈이라 생각했는데, 노력과 열정이 있다면 여성이라고 못 이룰 꿈은 없는 것 같다.” 이후 퍼블릭 골프장의 대표 격이라 할 수 있는 스카이72를 거쳐 2016년에는 라비에벨 골프&리조트 듄스 코스의 총지배인을 맡아 명품 퍼블릭 골프장으로 이끌며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여성 리더로서의 장점은 융합과 소통이 잘되는 거라 생각한다. 나는 어떤 사안이든 실무자의 의견을 먼저 듣고 가장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는다. 그리고 직원들이 골프장에 대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교육하고 영업기획부터 서비스, 경기 진행, 코스 관리, 마케팅 등 모든 분야를 융합시키려고 한다.” 그렇게 그가 골프장 전반에 대해 꿰뚫을 수 있었던 이유는 기자 시절 해외의 유명 골프장을 보고 경험한 것이 도움이 되기도 했지만 스스로 끊임 없이 노력하기 때문. “골프장도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서비스 강사 아카데미를 다니며 보이스 트레이닝, 이미지 연출, 컬러 테라피 등 각종 강사 자격증 8개를 땄다. 그리고 골프장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잔디에 대해 좀 더 알기 위해 그린 키퍼 자격증을 땄고, 사비를 들여 해외 명문 코스 답사를 다니기도 한다.” 이렇듯 그의 열정과 노력이 앞으로 골프장 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나가지 않을까 기대된다.

선수에서 교수로 골프 교육 선도
한국골프대학교 골프경기지도과 교수 박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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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투어에서 통산 6승을 달성하며 화려한 선수 시절을 보낸 박현순. 은퇴 후에는 국가대표 코치를 거쳐 한국골프대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또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 물론 지금껏 걸어온 과정이 꽃길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1998년 그가 선수로서 최고의 기량을 갖췄을 때 IMF라는 고난이 찾아왔다. 때문에 KLPGA투어의 많은 대회가 사라졌고, 1년에 4개의 경기밖에 나갈 수 없었다. 조금 더 경기를 뛰고 싶은 욕심에 1998년 결혼 후에도 7년간 출산을 미루면서 대회에 집중하기도 했지만 30세가 훌쩍 넘어 ‘노장’ 소리를 들어야 했다. “내가 잘하고 싶어도 설 수 있는 공간이 없어서 실업자가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2002년 당시 우승을 6번이나 했음에도 막상 이력서를 쓰려다 보니 달랑 ‘우승 6번’이라는 경력 한 줄이 다였다.” 은퇴 후 그가 선택한 건 ‘공부’다. 2006년 용인대 골프학과로 편입 후 석사 과정을 거쳐 2010년에는 한국골프대에 교수로 취임하게 됐다. 교수로서 스스로는 아직 부족한 면이 많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에게 선수로서의 경험은 충분히 알려줄 수 있지만, 학문적인 부분이나 대학생활을 제대로 겪어보지 못한 경험의 부재로 인해 많은 벽에 부딪혔기 때문.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교수와 학생의 신분을 넘어 골프계 선배 그리고 엄마의 마음으로 내 경험을 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학생들의 뛰어난 기량에 나의 경험이 보태져 자랑스러운 골프인으로 성장했으면 한다.” 그가 절실한 상황에서 공부의 중요함을 느꼈던 만큼 학생들에게도 늘 ‘배움’을 강조한다. “첫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꼭 하는 말이 있다. ‘배움은 자격도 없고, 끝도 없다.’ 내 좌우명이기도 하다. 배움에 있어서는 나이도 자격도 없고, 시작과 끝도 없다는 의미다. 그리고 나와 같은 길을 걷길 원하는 후배들에게 내가 겪었던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여주고 싶다. 그것 역시 배움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editor Yu Hee Kyung

본기사는 매일경제신문 골프포위민 194호

[2019년 2월호 기사]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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