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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제38회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자

2019.05.31

올해 열린 ‘한국의 마스터스’로 불리는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는 KPGA투어 14년 차 이태희와 핀란드의 신예 골퍼 얀네 카스케가 화끈하고 스릴 있는 연장 혈투를 펼치며 관람하는 이들에게 짜릿함을 선사했다. 한국의 자존심을 지키며 마침내 우승컵을 들어 올린 제38회 GS칼텍스 매경오픈 챔프, 이태희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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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직한 화이트 셔츠는 에스.티.듀퐁 클래식. 청량감이 느껴지는 블루 슈트와 블랙 레더 벨트, 화이트 스니커즈는 에스.티.듀퐁 파리



GS칼텍스 매경오픈의 우승을 점지하는 신은 이번에도 외국 선수의 우승을 허용하지 않았다. 3차 연장전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 끝에 이태희가 우승 상금 3억원 대회의 트로피를 들었다. 이로써 이태희는 2004년부터 이어져 온 한국 선수 우승 기록을 ‘15년 연속’으로 늘리는 데 성공했다. 3라운드부터 공동 선두에 이름을 올린 이태희와 카스케는 연장 3차전까지 39홀 동안 매치플레이에 가까운 승부를 펼쳤다. 첫 홀부터 버디를 잡아낸 이태희는 4번홀에서 또 1타를 줄이며 카스케에게 2타 앞선 채 흐름을 가져갔다. 하지만 카스케도 5번홀 버디, 7번홀 샷 이글을 터뜨리며 흐름을 바꿔 놨다. 이태희는 해저드에 빠져 힘겨운 추격전을 펼치다 14번홀 극적인 칩인 버디를 뽑아내 연장전에 돌입했다.

승부는 쉽게 끝나지 않았다. 남서울 컨트리클럽의 18번홀은 빠른 그린과 심한 경사로 선수들을 괴롭혔다. 1차 연장에선 이태희와 카스케가 더블보기로 비겼다. 이태희는 2온에 성공했으나 퍼트를 4번이나 했다. 카스케도 50cm도 채 안 되는 보기 퍼트를 놓쳐 눈앞에서 우승을 날렸다. 3차 연장에서는 까다로운 그린에서 실수를 되풀이한 카스케가 먼저 무너졌다. 약 2m 버디 퍼트로 긴 승부의 마침표를 찍은 이태희는 2015년 넵스 헤리티지에서 데뷔 첫 승을한 후 지난해 5월 제네시스 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1년 만에 통산 3승째를 달성했다.


THE KPGA TOUR'S
FIRST MAJOR
CHAMP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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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한 패턴의 셔츠는 에스.티.듀퐁 클래식. 시원한 자카드 소재의 블루 팬츠, 블랙 레더 벨트와 화이트 스니커즈는 에스.티.듀퐁 파리.



치열한 연장 접전 순간에도 웃고 있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포착됐다. 지난해 아들 서진이가 태어난 지 50일 되던 날 <골프포위민>과 인터뷰를 했는데, 당시 서진이를 만난 뒤 매일매일 우승한 것처럼 기분이 좋고 긍정적으로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그 효과가 계속되고 있는 것 같나?

그렇다. 가족이 생기고 나서 확실히 밝아졌다. 골프선수에게는 무슨 일이 있어도 골프가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가족이 생기고 난 후 가족이 점점 우선이 됐다. 플레이를 할 때도 가족 생각을 떠올리다 보니 훨씬 더 긍정적으로 밝아지는 내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덕분에 치열한 연장 접전 때도 웃음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

첫째 날에는 이성호, 최고웅, 이경준 선수와, 둘째 날과 셋째 날에는 카스케와 공동 선두를 형성했다. 매번 공동 선두로 경기를 마치면 신경이 더 쓰이기 마련인데 매일 밤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기분은 어땠나?

경기가 끝날 때까지 리더보드를 본 적이 없다. 다른 선수의 경기에 신경 쓰지 않았다.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얘기만 듣고 대강의 상황을 파악하는 정도에 그쳤다. 내가 신경을 쓰고 있지 않아서 매일 밤 걱정 없이 잠을 푹 잘 수 있었던 것 같다.

선수 매니지먼트 경력이 있는 아내를 만나 내조와 외조가 치우침 없이 적절하게 조화로운 잉꼬 부부로 알려져 있다. 메이저 대회에 임하는 동안 아내가 해준 조언 중 기억 남는 것이 있다면?

이번 대회뿐만 아니라 아내가 항상 해주는 말이 있다. ‘잘될 때도 있고, 잘 안 될 때도 있지만이번 대회 하나만 하는 것 아니다. 앞으로 대회를 많이 치를 텐데 지금 당장 안 되는 이 경기만 어떻게 신경을 쓰냐. 앞으로 더 멀리 보고 다음 대회를 준비하는 단계라고 생각하자.’ 이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편안해진다. 아내 덕분에조급한 마음보다는 여유가 많이 생겼고 플레이하는 데 도움이 됐다.

ASIAN TOUR'S
GS CALTEX
MAEKYUNG O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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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내내 컨디션 난조를 겪었다고 들었다.

올 초에 일본 대회를 치르고 난 뒤 꽃가루 알레르기가 심해져서 돌아왔다. 치료하고 컨디션을 회복한 후 나왔어야 했는데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었다. 연속해서 대회를 치르다 보니 알레르기 반응도 평소보다 격해졌고 감기 기운도 있어서 컨디션은 아주 나빴다. 하지만 스윙에 대한 문제는 없었기 때문에 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었다.

아프면 가족이 더 생각날 텐데 파이널 라운드 때 미세먼지와 꽃가루가 심했던 터라 배 속에 아이를 품은 아내와 아들 서진이가 오는 것조차 걱정이 됐을 것 같다. 이번 대회 컨디션 관리는 어떻게 했나?

아내가 아이 걱정, 집안 걱정은 하지 말고 플레이에만 집중하라고 말해 줬다. 그래서 경기 내내 부모님이 계신 본가에서 먹고 잤다. 감사하게도 부모님이 새벽 티오프에 맞춰 보양식으로 건강을 챙겨주셨다. 그래서 컨디션을 잘 유지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연장전에서 카스케와 맞대결하면서 국내 팬들의 전폭적인 응원을 받았다.

이번 대회에 참관한 갤러리가 엄청났다고 들었다. 남서울 골프장 코스가 꽉 찰 정도로 많은 팬이 찾아주셨다고. 경기에만 집중하다 보니 누구를 응원하는지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는다. 그런데 코스 이동을 할 때마다 ‘파이팅’ ‘힘내요’ ‘할 수 있습니다’ 같은 응원의 말을 들었다. 조금 더 힘을 낼 수 있었다.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과감하고 위험한 시도를 해볼까 하는 유혹의 순간은 없었나?

없었다. 남서울 골프장을 잘 알고 플레이 경험도 많다. 과감하고 위험한 시도를 할 생각은 없었고 충분한 연습과 노력, 경험이 바탕이 됐기에 두려울 것이 없었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번 연장전에서 4퍼트가 나오기도 했다. 이는 악명 높은 남서울 골프장 18번홀 그린이 원인이었나?

18번홀 핀 포지션이 2단 그린 위에 있을 때 체크를 많이 해봤다. 이번 대회 때는 그런 적이 없었는데, 원래는 2단 그린 밑에서 퍼팅할 때 항상 결과가 짧아서 3퍼트한 기억이 많다. 그래서 생각한 것보다 스피드를 올려서 퍼팅했는데 홀을 많이 지나가게 됐다. 아차 싶었다. 핀보다 많이 지나갈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이유 없이 내가 긴장했기 때문에 미스가 났다.



editor Ro Hyun Ju

본기사는 매일경제신문 골프포위민 197호

[2019년 6월호 기사]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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