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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자신 있게, 오지현답게

2018.11.29

KLPGA투어를 대표하는 선수 오지현이 3년 만에 <골프포위민> 카메라 앞에 섰다. 들림 없이 확고한 스타일, 그녀만의 자신감은 여전히 빛났다. 이제는 투어 5년 차인 오지현의 성장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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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현의 2018년 성적표 KLPGA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우승 KLPGA투어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 우승 대상 포인트 2위(503점) 톱10 피니시율 2위(58.33%) 상금 순위 3위(8억3308만원) 평균 타수 3위(70.27타) 평균 퍼팅 1위(29.08회)

올 시즌 KLPGA투어는 절대자를 가리는 싸움이 치열했다. 오지현은 개인 타이틀 경쟁의 분수령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며 KLPGA투어에 대한 흥미를 이끈 인물. 그녀는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와 메이저 대회인 기아차동차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기록하며 상금 랭킹과 대상 포인트를 차곡차곡 쌓았다. KLPGA투어 최종전까지 오지현은 대상 후보, 공동 다승왕 후보에 올라 있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지현 시대(지현이라는 이름을 가진 선수들이 우승을 속출해낸 시기)’의 중심에 있던 오지현이 올해는 단독 스타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결과적으로 오지현의 최종전 우승은 무산됐다. 대상 포인트는 2위, 상금 순위는 3위로 밀려나 주요 타이틀 획득은 다음 해를 기약하게 됐다. 그러나 그녀는 올해를 빛낸 스타로 각인되기에 충분한 기량을 발휘했다. 인터뷰에 응한 오지현은 흔들림 없는 확고한 어조와 자신감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 “올해는 확실히 하반기에 기세가 약해졌어요. 만약 올해 타이틀 독식을 이뤘다면 내년 목표를 세울 때 갈피를 잡지 못했겠죠? 아쉽지만 다음 시즌의 제가 더 기대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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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터틀넥 톱은 논로컬, 벨벳 소재의 브라운 재킷과 와이드 팬츠는 스튜디오 톰보이, 블랙 앵클 부츠는 렉켄.



투어 5년 차의 여유가 생기다
2015년 <골프포위민>은 오지현이 ADT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후 ‘올해 주목할 만한 루키’로 소개한 바 있다. 그 당시의 고민이 조급함, 긴장감, 스트레스로 인한 탈모 등이었다면, 3년 만에 다시 <골프포위민> 카메라 앞에 선 오지현에게는 여유와 즐거움이 묻어났다. “예전에는 경기를 할 때 먼저 말을 걸면 기싸움에서 진다고 생각했어요. 경기 내내 긴장감, 스트레스가 끊이지 않았죠. 요즘은 달라요. 선수층이 두터워지고, 자주 치는 선수끼리 챔피언 조에 있다 보니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돼요. 골프 얘기요? 절대 안 하죠. 연예인, 패션 얘기를 하면서 즐겁게 경기하고 있어요.”
오지현은 대부분 챔피언 조에서 리드하고 있다. 중계 카메라는 한 뼘 거리에서 그녀의 경기를 낱낱이 뜯어보고, 사소한 습관과 굳은 표정 까지 찍어낸다. “카메라 자체가 부담스러웠어요. 지금 인터뷰하면서 마주 보고 앉아 있는 탁자만큼의 거리까지 카메라가 가까이 다가왔어요. 카메라는 더 잘해야 한다는 욕심에 빠뜨린 결정적인 원인이었죠. 이 또한 해가 지나면서 자연스러워졌어요. 지금은 카메라 감독님과 친하게 지낼 정도예요. 두려움은 없어요. 선수로서 보여줄 수 있는 기교 그리고 더 멋진 저를 보여줄 수 있게 됐죠.” 최근에는 200여 명의 골프 팬들 앞에서 강연까지 소화해냈다. “KB금융 소속 선수 자격으로 KB금융의 VIP를 모시고 다양한 골프 고민을 나눴어요. 거리가 많이 나는 비결, 퍼팅의 비법 등을 전수해 드렸죠. 프로암(프로와 아마추어의 합동 플레이) 기회가 많아 연세가 많은 분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낯설지 않았어요. 무대 위에 서는 것은 처음이라 약간의 두려움은 있었죠. 하지만 ‘골프’로 통한다면 전혀 어려운 일은 아니에요.”
‘자신이 성장했다고 느끼느냐’는 질문에 오지현은 “요즘에는 코스에서 저 혼자 싸워요. 애처로워 보이기까지 하죠. 하지만 이게 성장했다는 증거같아요.”라고 소탈하게 대답한다. 과거에는 선두에 서든 선두에 서지 않든 다른 선수를 의식하며 경기를 했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게 골프에 있어선 방해 요소라는 깨달음이 들었다고. 다른 선수의 경기는 개의치 않고 자신만의 경기에 집중하니 비로소 정상까지 바라보게 되었다고 그녀는 회상한다. 결과적으로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는 자체가 ‘성장’이었음을 오지현은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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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 글리터가 돋보이는 스트라이프 니트 톱과 롱 니트 스커트는 앤아더스토리즈, 짙은 네이비 컬러의 스웨이드 부츠는 타미 진스.



노란색 징크스?
오지현은 올 시즌 2승을 거뒀다. 급성 장염을 앓고 손목 부상에 시달리는 와중에 어렵게 얻어낸 우승이었다. 몸이 아플 때 오히려 성적이 잘 나오는 것이 징크스냐는 질문에 그녀는 아니라고 답했다. “징크스까지는 아니에요. 아마 컨디션이 최고일 때 우승한 선수는 많지 않을걸요. 골프는 정교한 운동이라 힘이 과하면 좋지 않아요. 컨디션이 너무 좋으면 힘이 넘쳐서 독이 되곤 하죠. 한국여자오픈 같은 경우는 어릴 적부터 너무 우승하고 싶었던 대회였기 때문에 신경을 과도하게 써서 탈이 난 것 같고,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의 경우는 직전에 주어진 2주간의 휴식기에 너무 많은 연습을 했던 탓에 손목 부상으로 이어졌어요. 타이밍이 좋지 않았지만 운 좋게 우승을 할 수 있었죠.” 진짜 징크스는 따로 있었다. “노란색 옷을 입으면 경기를 잘 치르지 못하는 징크스가 있어요. 스폰서인 KB금융의 시그니처 컬러가 노란색이라 파이널 데이에 입고 나오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필드에서 노란색은 돋보이는 경향이 있어 꼭 입고 싶은 컬러예요. 징크스를 깰 수 없을까요?(웃음) 최대한 노란색 옷은 자제하려고 해요.” 그밖에도 4번 공은 경기 중에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숫자 4는 불길한 의미를 담고 있어서라는 단순한 이유 때문이다. 그녀는 ‘한국과 달리 중국에서는 4가 좋은 의미’라며 어떤 징크스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자신만의 경기를 하고 싶다는 포부를 덧붙였다.


m i n i i n t e r v i ew

자신의 외모와 닮았다고 생각되는 캐릭터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에 나오는 엘사. 하얀 피부와 차가워 보이는 인상 때문에 많은 분들이 엘사를 닮았다고 말씀하신다. 가끔 닮았다고 생각되는 때가 있다.

실제 성격과 가장 비슷한 캐릭터가 있다면?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에 나오는 전소민. 그녀처럼 장난기도 많고 털털한 편이다. 첫인상과 실제 성격은 100% 다르다. 깨방정일 때가 있고 유쾌하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인상 깊었던 전지훈련지는? 연중 기후가 온화한 터키 안탈리아. 골프장 여러 개가 붙어 있어서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경험을 쌓기 좋다. 지난해 김민선5, 김자영, 이승현 프로와 함께 훈련을 했다 .

골프를 치지 않을 땐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대학에서 강의를 듣는다. 경기가 없는 월·화요일에는 무조건 학교에 간다. 다른 스포츠 종목 선수와 어울리거나 학교 근처 맛집을 찾아다닌다. 학생식당도 자주 가는 편이다.

2018 시즌을 평가하면 10점 만점에 몇점? 8점. 앞으로도 10점 만점을 주는 해는 없을 것이다. 골프는 항상 아쉬움이 남는 스포츠이기 때문. 구력이 오래된 골퍼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editor Roh Hyun Ju

본기사는 매일경제신문 골프포위민 192호

[2018년 12월호 기사]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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