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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FW TALK

골프로 검은 머리 파뿌리가 되도록

2016.05.20

부부는 서로 마주보고 사는 것이 아니라 함께 앞을 바라보고 살아가야 한다. 그리고 부부가 한 방향을 향해 함께 걸을 수 있는 스포츠는 골프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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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결혼식은 시즌이 특별히 정해지지 않고 1년 사시사철 언제든 올리는 것 같다. 과거와는 달리 결혼 적령기에 대한 개념도 희박해졌고, 신혼여행지 선택은 물론 항공기 이용 등이 편리해지면서 과거처럼 특별한 기간에 집중되기보다는 각자 편리한 시간에 혼례일을 잡기 때문이다. 요일도 가능한 한 주말을 피해 주중의 오후나 아니면 저녁 무렵에 혼례를 치르는 커플 수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결혼식 예복 역시 자신들의 스타일대로 고르고, 예식장은 야외나 공원은 물론 자주 찾는 산 정상인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 있다면 바로 주례사다. 거의 모든 주례사에 변함없이 언급되는 두 가지 내용이 있는데 하나는 신랑 신부 두 사람은 검은 머리 파뿌리가 되도록 죽는 날까지 서로 사랑하면서 살아 가라는 것과, 부부는 서로 마주보고 사는 것이 아니라 함께 앞을 바라보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 이다. 이 두 가지는 부부가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진리다.

세상에는 많은 운동이 있다. 축구, 배구, 농구, 탁구, 테니스, 배드민턴 등과 같이 여럿이 어울려 함께하는 운동도 있고 마라톤, 수영, 등산, 걷기 등 단체를 이루거나 아니면 개인으로 할 수 있는 운동도 있다. 이 중에서 부부가 함께할 수 있는 운동을 꼽으라면 테니스, 배드민턴, 탁구, 등산, 걷기 등이 있다.

그런데 이 운동의 경기 형태를 보면 하나같이 서로가 마주보며 경기를 하게 되어 있다. 서로 마주보면서 하는 모든 운동의 특징은 경기에서 내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항상 상대방의 약점이나 허점을 파악해서 그곳을 집중적으로 공격해야 한다는 것이다. 설령 경쟁이 아닌 친선 도모 차원에서 플레이를 한다고 하더라도 경기의 흐름이나 플레이를 하는 즐거움이 언제나 내가 아닌 상대방의 실력 수준과 경기력에 달려 있다. 상대의 수준에 따라 플레이가 심하게 좌우된다는 것 이다. 그러니 남녀의 특성상 체력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차이가 심하게 나는 부부가 아무런 대책 없이 서로 마주보면서 함께 게임을 즐기기는 힘들다.

물론 복식 경기에서 부부가 한 조를 이루는 경우는 예외다. 하지만 부부가 언제나 복식 경기만 치를 수 없는 노릇이고, 설령 항상 복식 경기만 한다고 하더라도 상대 부부의 경기력에 따라 경기 내용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 실력이 나은 부부 한쪽의 일방적인 주도로 경기가 진행되어 부부가 함께 즐기기 힘들다.

이에 반해 골프는 티잉 그라운드부터 그린에 다다르기까지 오직 핀이 꽂혀 있는 한 방향을 향해 부부가 함께 플레이를 하는 운동이다. 한 홀당 짧게는 100m에서부터 길게는 400m에 이르기까지 한 라운드당 최소한 18개 홀을 부부가 한 방향으로 나란히 걷거나 아니면 함께 카트를 타면서 하는 운동인 것이다. 이를 대략적으로 계산 하면 라운드당 평균 4시간에서 4시간 반에 걸쳐 최소한 6km 이상을 부부가 한 방향을 향해 함께 하게 되는 것이다.

등산도 부부가 나란히 함께할 수 있는 대표적인 운동으로 꼽힌다. 하지만 부부가 오랜만에 대화를 나누려고 함께 나섰다가 등산 내내 남편으로부터 들은 말이 “얼른 안 와?”가 전부였다는 웃픈(?) 얘기가 있다. 막상 본격적인 등반에 들어 가면 우리나라 전국의 산행길 형편상 부부가 나란히 하면서 마음 편하게 갈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특히 맞은편에서 올라오거나 내려오는 사람들로 인해 서로 부딪치지 않게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잘 관리된 잔디를 밟으면서 부부가 한 방향을 향해 나란히 걸어 다닐 수 있는운동은 역시 골프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writer Park Sung Hoon

본기사는 매일경제신문 골프포위민 161호

[2016년 5월호 기사]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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