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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9월호] 프린트 갭 이미지 이메일 전송 갭 이미지 리스트
강경남의 성장과 열정
기사입력 2017.08.29 15:42:23  |  최종수정 2017.08.29 15:4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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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운아의 화려한 부활? 이제 더 이상 강경남은 풍운아가 아니다. 통산 10승으로 화려하지만 진중하게 돌아온 강경남을 만났다.



거침없는 플레이, 강한 개성과 카리스마. 전성기 시절의 강경남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이다. 그는 한때 투어를 평정했다. 10년여를 투어에서 뛰며 통산 9승을 거뒀고 2006년에는 상금왕에 오르기도 했다. ‘승부사’와 같은 기분 좋은 별명이 그를 따랐다. 다른 별명도 많았다. ‘풍운아’ ‘게으른 천재’ 같은 달갑지 않은 호칭이 그에게 달렸다. 뛰어난 재능을 가졌지만 노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들었고, 주변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그의 성격이 싫은 안티 팬들도 많았다. 강경남은 이마저도 개의치 않고 계속해서 달렸다.

2013년 5월 해피니스 광주은행오픈 우승으로 통산 9승까지 바쁘게 달리던 그는 더 이상 승수를 쌓지 못했다. 잠시 브레이크를 밟을 때가 됐다. 그는 10승까지 단 1승을 남겨둔 채 국방의 의무를 다하러 투어를 떠났다. 전역 후 지난해 복귀한 강경남에 대한 주변의 우려는 컸다. 군대까지 다녀와서 다시 우승할 수 있을지, 이전 같은 실력을 되찾을 수는 있을지. 강경남은 보여주고 싶었다. 우승할 수 있는 저력을 갖췄다고, 아직 죽지 않았노라고 모두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그리고 성공했다.

강경남은 지난 7월 열린 진주저축은행 카이도 남자오픈에서 역전 우승, 4년 만에 우승컵을 들며 통산 10승 고지를 밟았다. 아내와 새로 만난 권오연 코치, 돌잔치를 앞둔 공주님까지 든든한 지원군이 강경남을 받쳐준 것이 컸다. 특히 강경남의 메인 스폰서인 남해건설의 김형석 대표가 알선한 권 코치와의 만남이 큰 도움이 됐다. 전역과 결혼 등 많은 일을 거치며한 아이의 아버지, 한 가정의 가장이 된 강경남의 눈은 아직도 더 먼 곳을 향하고 있다.




통산 10승을 달성했다. 이번 대회 우승은 내가 잘 쳐서 우승했다는 느낌이 아니다. 선수가 열심히 하는 건 기본이지만 우승은 코치와의 호흡, 스폰서의 도움 등 여러 가지가 맞아떨어져야 한다. 10승 달성에는 나의 노력도 있었지만 골프에만 집중할 수 있게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준 덕분이다. 아내의 내조와 코치의 가르침 등이 합쳐져 우승을 만들어 준 것 같다고 생각했다.

권오연 코치와 함께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는데? 전역 후엔 혼자 연습했다. 복귀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였고, 짧은 기간 동안 스윙을 바꾸는 등 변화를 주면 고생이 심할 것 같았다. 그렇게 1년 정도를 해왔는데 남해건설 대표님이 권코치와의 만남을 강하게 권유했다. 대표님이 평소 나의 스윙이나 버릇 등을 잘 알고 계셨는데 ‘분명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어필하셨고, 3월부터 함께하게 됐다.

이 만남이 부활을 견인해준 건가? 한 번이라도 우승을 해본 선수는 기본적으로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실력과 멘털 등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가 가지고 있던 그런 부분을 잊고 있었다. 이걸 일깨워준 분이 권 코치다. 단점을 지적하기보다는 장점을 끌어낼 수 있게 도와준다. 처음엔 스윙 등 이것저것 뜯어고칠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복잡하던 생각을 심플하게 정리해줘 볼 치는 데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강경남의 이미지상 복잡한 생각은 하지 않을 것 같은데? 아니다. 잡념이 많았다. 실수할 게 아닌데 괜한 걱정을 하다가 미스 샷이 나올 때도 있었다. 요즘은 이런 부분이 나아졌다. 4일간 경기하면 적어도 하루, 많으면 이틀은 보기 없이 경기를 끝낸다. 캐디가 친한 동생인데 그 친구도 변한 걸 느꼈다고 한다. 홀만 보고 볼을 치는 게 마음이 편해 보인다더라. 나도 느끼고, 옆에서도 느끼니 바뀐 게 사실인 것 같다.

인간 강경남이 변했다는 이야기도 많더라. 주변에서 그런 얘기를 많이 해주시는데 스스로도 그걸 느낀다. 옛날에는 혼자였다. 오해를 받아도 ‘사실도 아닌데 뭐’하며 넘겼다. 굳이 해명하거나 오해를 풀 필요를 못 느꼈고 신경 쓰지도 않았다. 지금은 다르다. 아내도 있고, 아기도 있다. 가족과 함께하는 몸인데 남들이 뭐라고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신경 끄고 살 수가 없다. 악동 같은 이미지를 바꿀 필요도 느꼈고, 아내는 스스로 노력할 필요도 있다고 조언해줬다.

어떻게 변했다는 건가? 예전엔 신경도 안 쓰던 것, 그런 것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PD나 경기위원, 협회 관계자 등이 많이 부드러워졌다는 이야기를 해준다. 그들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이고 주변 사람들에게 소홀했던 것을 바꿔 나가는 중이다. 후배 선수들이 물어보는 것이 있으면 아는 선에서 최대한 대답해주고, 한번씩 자리도 만들어 식사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눈다. 후배들이 이전보다 더 잘 다가오고 따르는 것 같다. 다른 사람들 눈에 그렇게 비춰진다면 많이 나아진 것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더 노력할 것이다.

스스로 생각하는 장점은 무엇인가? 못하는 게 없는 거?(웃음) 과거엔 누군가 장점을 물어보면 퍼팅을 꼽았는데 요즘에는 딱히 뭘 잘하는 것도, 못하는 것도 없는 것 같다. 뭔가 하나를 특출 나게 잘하거나, 취약한 선수들도 있는데 나는 그렇지 않다. 최근에 성적이 좋아진 이유는 퍼팅 감각이 한창 잘될 때의 70~80%까지 올라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적도 항상 꾸준히 나오는 것 같다. 기복이 크지 않다고 할까?

코치도 그렇게 생각할까? 권오연 코치 : 저렇게 생각하는 것이 장점이다. 늘 저렇게 자기 자신을 정확히 평가하는 것. 또 ‘떨어지면 어때, 우승 한 번 하면 되지’라고 생각하는 것. 저런 멘털과 생각이 강경남의 최대 장점이다. 강경남은 풍운아, 악동으로 알려졌다. 저렇게 솔직하고 자기애가 강한 모습이 어떤 이에게는 안 좋게 비춰졌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부분이 강경남의 무기다.

지난해 인터뷰에서 10승을 올리고 미국에 가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여전히 미국 진출을 생각하고 있지만 조금 바뀐 부분도 있다. Q스쿨이 없어져서 웹닷컴투어(2부 투어)를 뛰어야 하는데 지금은 가족이 있다. 미국을 바로 간다기보다는 우리나라 대회와 일본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세계 랭킹을 끌어올려서 미국 대회 출전 기회를 잡고 싶다. 특히 일본 톱 클래스 선수들은 미국 대회를 자주 나가더라. 일단은 그런 식으로 미국 무대에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다.

더 CJ컵@나인브릿지는 어떤가? 남은 시즌 목표는? 더 CJ컵@나인브릿지는 출전하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아직 확실하지 않다. 남은 한국 대회, 일본 대회가 많다. 12, 13개 대회에 출전할텐데 한국과 일본에서 1승씩을 더하는 것이 목표다. 항상 대회에서 퍼팅이 아쉬웠는데 요즘 퍼팅 감각이 좋아지고 있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강경남이 다시 잘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대답해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결혼하고 좋아지는 선수와 부진한 선수,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어떤가? 난 결혼 이후 골프에 대한 열정이 더 많이 생겼다. 요즘엔 결혼하고 잘되는 선수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어릴 땐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었다.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시간을 보냈고 힘들면 좀 쉬기도 하고 그랬다. 지금은 아니다. 연습 외 시간은 가족들에게 투자해야 한다. 그래서 그런지 골프를 칠 때 집중력이 훨씬 좋아졌고 연습량도 오히려 더 많아진 것 같다. 연습을 적당히 하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다. 결혼하고 훨씬 좋아진 것이 이런 부분이다.

후배 선수들에게 결혼을 추천해주나? 물론이다. 어린 선수들이 “형 저 빨리 결혼하고 싶어요”라고 하는 것도 많이 봤다. 열에 여덟은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결혼하고 나니 골프에 대한 열정에 책임감이 더해진 느낌이다. 철이 좀 들었다고 해야 하나?

골프 외 시간에 무엇을 하는지? 원래 친구들 만나서 시간 보내는 게 일이었는데, 지금은 아니다. 일본 대회까지 소화하다 보니 아내와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다. 지금 골프 외 시간은 대부분 집에서 아내, 아기와 보내려고 노력한다. 어느 순간부터 이게 취미가 되더라. 가끔 아주머니가 아이를 봐주실 땐 아내와 외식 등 데이트도 한다.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다.

골퍼로서가 아닌 인간 강경남으로서의 목표는? 남들보다 많은 경험을 하며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무엇인가를 하고 싶다는 느낌보다는 아내와 나의 소박한 꿈을 이루고 싶다. 최근에 아파트를 샀는데 성적을 더 끌어올려서 우리만이 지낼 수 있는 전원주택, 마당도 있는 그런 집에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살고 싶다. 어린 시절부터 골프만 쳐 왔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다. 선수를 그만둔다면 치열하게 경쟁하며 사는 느낌보다 여유 있게,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며 사는 것이 꿈이다. 경쟁하며 성장하던 어린 시절에 내가 못 느껴본 것을 아내와 아기에겐 느끼게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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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Won Jong Bae

본기사는 매일경제신문 골프포위민 177호 [2017년 9월호 기사]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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