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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1월호] 프린트 갭 이미지 이메일 전송 갭 이미지 리스트
고진영의 빛나는 시간
기사입력 2016.12.30 15: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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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3년차 여자 프로는 무슨 생각을 할까? 메이저 우승을 포함한 시즌 3승과 2016년 KLPGA 대상을 동시에 거머쥔 당차고 솔직한 그녀, 고진영 프로를 만났다.

고진영 프로는 2016년 KLPGA 대상의 주인공이다. 대상은 KLPGA투어 각 대회의 상금 규모에 따라 차등된 포인트를 합산해 최고점을 받은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공동 10위권 밖에서는 포인트가 부여되지 않는다. 시즌 내내 톱 랭크를 거둔 선수가 많은 점수를 추가하고 대상의 영예를 안을 수 있다. 그녀는 올해 3승을 거두고 시즌 막바지에 메이저 우승에 대한 갈증을 풀었다. 시즌 상금은 10억2244만9332원으로 2위, 평균 타수도 2위를 기록해 꾸준히 잘 친 선수로 강렬히 각인됐다. 그녀는 국가대표 출신으로 아마추어 시절부터 프로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2014년에는 프로로 데뷔하자마자 톱10에 14번 이름을 올리며 1승을 거뒀다. 하지만 신인왕 포인트 2위에 그쳐 신인상이 불발됐다. 2015년에는 3승을 기록했지만 메이저 대회를 휩쓴 전인지와 후반에 몰아친 박성현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뺏겼다. 고진영을 만나기 전까진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2위의 그늘이 그녀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여겼다. 그리고 스포트라이트가 덜 비춰지는 것에 대해 솔직한 심정이 어떤지 궁금해졌다. 우리는 먼저 한국여자골프투어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그녀가 2016시즌에 참가했던 대회들과 앞으로 참가할 대회에 대해서. 인터뷰어와 인터뷰이로 처음 만난 사이의 어색함을 마치 비즈니스 미팅을 하듯 골프 이야기로 뻔하게 풀어간 것이다. 하지만 궁금했다. 살인적인 투어 스케줄이 끝나면 집에서 무엇을 하는지, 약속이 없는 날에는 어떤 음악을 듣고 무슨 영화를 보는지…. 그녀의 취미를 알면 그녀와 더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았다. 고진영은 다른 선수들과 달랐다. 선수 특유의 도도함, 냉철함, 털털함을 꾸며내지 않았다. 그리고 솔직했다. 올해 KLPGA투어를 독주했던 박성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그녀는 곰곰이 생각에 빠지더니 차분히 대답을 이어갔다. “(박성현)언니가 있었기 때문에 최다승에 신경 쓰지 않고 온전히 경기에 임할 수 있었어요. 작년엔 제가 후반에 무너 졌거든요. 마지막까지 대상 타이틀 경쟁이 치열해서 막판 스퍼트를 낼 수 있었고, 덕분에 메이저 우승컵을 안을 수 있었어요.” 그녀의 2016년은 빛나는 시간이었다. 올해 최고의 한 해를 보냈어요. KLPGA 대상 시상식장에서 상을 받으면서 울었는데, 어떤 생각이 들었어요? 상을 받은 게 기뻐서 운 건 아니었어요. 무대 앞에 앉아 계신 아버지를 보니 눈물이 멈추지 않았어요. 골프를 시작할 때부터 늘 아버지와 함께했거든요. 저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하셨던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라서 눈물이 났어요. 우승 트로피를 들었을 때도 마찬 가지였고요.

이번 시즌에는 28회에 걸쳐 대회를 나갔으니 쉴 틈이 없었을 것 같아요. 휴식 시간은 어떻게 보냈는지 궁금해요. 경기가 많아서 쉴 수 있는 날이 거의 없었어요. 그래도 경기가 없는 월요일이나 화요일에는 집에서 푹 쉴 수 있는 시간을 만들었어요. 월요일에는 피트니스를 꼭 했고, 맛집을 찾아다녔어요. 지금은 시즌이 끝나고 여유로워서 내일 뮤지컬을 보러 갈 생각이에요. 쉴 때만큼은 골퍼가 아닌 삶을 살려고 노력해요. 최근에는 브런치를 잘하는 맛집을 찾았는데 거기에 연예인 부부가 아이를 데리고 왔었어요. 정말 예뻐 보였어요.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나요? 결혼 생각은 항상 있어요(웃음). 나이가 어리지만 결혼은 빨리 하고 싶어요. 그런데 지금은 골프에 몰두하는 생활을 하고 있어서 어려울 거 같아요. 그리고 제가 집안의 경제적인 부분을 책임지고 있으니까. 저만 바라보고 계시는 부모님을 생각하면 골프를 못 치게 되거나 쉬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최근 SNS를 시작했어요. 갑자기 시작한 이유가 있나요? 예전에는 사람들의 시선이 너무 신경 쓰였어요. 그래서 사생활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신비주의 컨셉을 유지 하려고도 해봤어요. 근데 오히려 피곤해지더라고요(웃음). 친한 사람들에게는 고민을 많이 말하기도 하고, 소통하는 것도 좋아해서 뒤늦게 SNS를 시작했어요. 지금은 남들의 시선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어요.

남들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처음에는 저에 대한 기사와 댓글을 확인했어요. 좋은 말도 있고 나쁜 말도 있었죠. 그런데 제가 그 분들의 생각을 바꿀 수는 없잖아요. 좋은 말을 해주면 감사하게 생각하고, 나쁜 말에 흔들리진 않아요. 여러 댓글을 봐와서 지금은 내공이 많이 쌓였죠(웃음). 모든 사람의 시선에 신경 쓸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절친인 조정민 프로는 고진영 프로를 ‘허당’이라고 표현하던데, 골프선수 고진영에게 허당의 이미지는 전혀 찾아볼 수 없어요. 왜 그렇게 불리는 것 같아요? 첫인상은 완벽해 보이는데 알고 지내다 보면 실수도 많이 하고 웃긴 말도 많이 해서 그렇게 부르는 거 같아요. 정민이 언니에게 저의 첫 이미지는 깨어진 지 오래예요.

스스로 자신을 봤을 때는 마음에 드는지 궁금해요. 최악의 순간은 언제였다고 생각해요? 저는 제 자신이 마음에 들어요. 10점 만점에 9.8점 정도. 아직 최악의 순간은 없었어요. 언젠가 찾아오겠지만 약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시기가 있어야 발전의 기회도 생길 테니까요.

고진영 프로는 늘 잘했어요. 데뷔하자마자 톱10에 14번 이름을 올리고 1승을 거뒀어요. 그런데 백규정 프로에게 신인상을 내줬죠. 2015시즌에는 3승을 기록하고도 전인지, 박성현 프로에게 관심이 쏠렸어요. 억울하진 않았어요? 신인상을 받지 못한 건 아쉬움이 없었어요. 그때 당시에는 1년차로 투어에 적응하는 해였기 때문에 타이틀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었거든요. 또 2015년에는 브리티시오픈에서 준 우승이라는 좋은 성적을 받았고, 시즌 3승을 해서 제가 하고자 했던 일은 다했다고 생각해요. 다만 하반기에 체력 관리를 하지 못해서 끝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는 있어요.

2015시즌 하반기에 무너진 것은 브리티시오픈에서 준우승을 거 둔 이후를 말하는 거죠. 브리티시오픈 이후 출전한 6개 대회에서 톱10에 진입한 적은 단 한 번이었고 컷 탈락도 경험하며 부진으로고생했는데 어떻게 극복했어요? 우선 시즌을 마치고 동계훈련에 집중했어요. 전체적으로 체력훈련을 강화했고, 체중이 빠지면 힘들기 때문에 많이 먹고 충분한 수면도 취했고요. 동계훈련이 터닝포인트가 돼서 2016시즌에서 샷 감을 유지할 수 있었어요.

2016시즌을 독주하는 박성현 프로를 지켜보는 심정이 어땠나요? (박성현)언니 대단했죠. 언니가 대회에 나오기만 하면 우승 할 것 같은 예감이 옆에서도 느껴졌으니까요. 샷 감이 너무 좋았어요. 솔직히 말하면 김빠지는 것도 있었죠. 하지만 언니가 있었기 때문에 최다승에 신경 쓰지 않고 온전히 경기에 임할 수 있었어요. 작년엔 제가 후반에 무너졌거든요. 마지막까지 대상 타이틀 경쟁이 치열해서 막판 스퍼트를 낼 수 있었고, 덕분에 메이저 우승컵을 안을 수 있었어요.

지난 시즌에 거둔 3승 중 2승은 와이어 투 와이어(1라운드부터 마지막 라운드까지 선두를 유지하는 것)로 우승했어요.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해요? 비결은 딱히 없는 것 같아요. 겉으로 내비치고 싶진 않았지만 자신감이 있었어요. 시즌 첫 승을 할 때쯤에는 성적이 눈에 띄게 회복된 것이 아니어서 다들 제가 우승할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 했을 거 같아요. 하지만 지난 동계훈련에서 열심히 했던 기억을 믿었고, 제 속에 자신감이 가득 차 있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2015년에는 페어웨이 안착률이 84.45(1위)로 최고였어요. 이듬해 페어웨이 안착률은 조금 떨어졌지만 평균 드라이브 거리를 246.51까지 늘렸어요. 이러한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나요? 2015년에는 치기만 하면 페어웨이에 공이 떨어졌어요. 비거리와 방향성 모두 다 잘하면 좋겠지만 한쪽은 부족하기 마련이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거리가 는 것치고 페어웨이 안착률이 80% 정도면 나쁜 편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아직 스윙이 완성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이번 동계훈련에서 더욱 보완할 예정이에요.

골프를 계속할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나요? 골프가 힘들더라도 계속할 수 있는 힘은 부모님에게서 나오는 것 같아요. 자극제는 제 자신이고요. 좋지 않은 성적을 내면 스스로에게 화가 나서 연습에 더욱 몰두하게 돼요. 아버지가 지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에요. 할아버지와 큰아버지, 저희 아버지 모두 권투를 해서 승부욕이 강한데, 제가 그걸 물려받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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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Roh Hyun Ju

본기사는 매일경제신문 골프포위민 169호 [2017년 1월호 기사]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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